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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마저 ‘성장 정체형 흑자’ 

 

덜 팔아 더 남겼다.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1분기 실적 결과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26곳의 1분기 실적(K-IFRS 개별 기준)을 조사한 결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271조2500억원, 영업이익은 4.4% 감소한 17조42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매출·이익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매출은 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7.5%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의료정밀·기계·운수장비 등 8개 업종의 매출이 증가했고, 화학·전기전자·철강금속·통신·건설·유통 등 9개 업종은 감소했다. 또한 분석 대상의 78.9%인 494곳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81곳(12.9%)은 적자 지속, 51곳(8.2%)은 적자 전환했다.

삼성전자를 빼고 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수익성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하지만 반가워할 일은 못 된다.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유가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줄고, 구조조정으로 비용이 절감됐기 때문이다. 반면, 세계 교역량 둔화에 비해 우리 수출 하락폭이 컸고, 내수 부진도 길게 이어지면서 기업 매출이 줄었다. 우리 기업 경쟁력이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 경제가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를 이어가는 것처럼, 기업도 매출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 정체형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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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7호 (201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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