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파운트 대표. / 사진:김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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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8일 금융위원회는 온라인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를 도입해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투자자문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있었던 대통령 2차 업무보고에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에 자문 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를 더한 용어다. 로봇이 개인 자산을 관리해주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알고리즘·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자동으로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돕는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선 이미 많은 투자자가 로보어드바이저의 힘을 빌리고 있다.파운트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전문으로 다루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김영빈(32) 파운트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2년 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가 지난해 4월 파운트를 설립했다. 그만큼 로보어드바이저의 잠재력을 크게 봤다. 평소 친분이 있던 미국의 ‘투자 귀재’ 짐 로저스(74)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최근 파운트의 공식 고문을 맡기로 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김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개념 정립(正立)부터 강조했다. “기존 주식 자동매매 시스템을 껍데기만 잘 포장해 로보어드바이저라 주장하는 일부 업체가 있는데 잘못된 개념입니다.” 심지어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장을 단기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자산 배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는 적격이란 것이 그의 생각이다.“투자의 성과는 90%가 자산 배분에서 갈립니다. 어떤 비율로 가져가느냐가 중요한 거죠. 이걸 돕는 최적의 시스템이 로보어드바이저입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의 자산 간 상관관계를 완벽히 파악한 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 합니다.”비슷한 투자자문 서비스를 금융권 최상위 PB(Private Banker)들로부터 받을 때에 비해 저렴한 비용이 든다는 장점도 지녔다. “기존 대비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 비용만 들 겁니다. 그걸 목표로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PB의 문턱이 과거보다 낮아졌다지만 소액 투자자 입장에선 여전히 지속적인 관리를 받기가 쉽지 않죠. 최상위 PB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더 저렴하게 로봇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파운트는 우리은행을 통해 2월부터 베타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눈앞의 고수익률이 목표는 아니다. 고성장 신화가 사라진 뉴노멀(New Normal) 시대엔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저성장, 저금리에 저출산까지 겹친 한국에선 앞으로 어떤 투자로도 압도적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겁니다.” 김 대표는 “파운트의 로보어드바이저는 좀 더 안정적인 패시브 펀드(Passive Fund) 위주의 자산 배분으로 어떤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도 꾸준히 우상향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우선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은 다음, 내년에는 다른 아시아 시장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