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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호 성신상사 대표] 글로벌 친환경 세제 브랜드 정조준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화학세제 중심의 국내 시장 틈새 공략...일반 세제 가격에 천연 세제 공급

▎사진: 김현동 기자
친환경 삼총사로 꼽히는 세제가 있다. 베이킹소다와 과탄산소다 그리고 구연산이다. 베이킹소다는 제빵 원료다. 여기에 산성 물질을 더하면 빵 만들때 필요한 베이킹파우더가 된다. 구연산은 식초 성분이다. 과탄산소다는 물을 만나면 산소로 변한다. 화학 잔여물 걱정이 없는 건강한 표백제다. 미국과 유럽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베이킹소다로 때를 빼고, 구연산으로 광을 내고, 과탄산소다로 누렇게 찌든 빨래를 다시 하얗게 만든다.

국내에서는 코스트코를 통해 미국 제품을 판매했었다. 최근 친환경 세제가 인기를 끌며 한국 가정에서도 사용이 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이들을 소개한 선도 업체가 성신상사다. 6년 전 친환경 브랜드 ‘레인보우샵’을 설립하고 제품을 공급해왔다. 지난해 매출은 120억원, 쿠팡과 G마켓 등 주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친환경 세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창호 성신상사 대표는 “친환경 세제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도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세제시장이 화학 제품 중심으로만 성장했다고 본다. 해외 시장은 다르다. 미국의 세븐 제너레이션, 일본의 아라우, 러쉬 같은 친환경과 감성을 중시하는 제품이 인기다. 하지만 한국 세제 시장은 천편일률적이다. 회사와 브랜드만 달랐지 성분과 성능이 거의 동일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유사 제품이 출현하고 ‘1+1’ 같은 특가 판매를 통해 점유율을 유지한다. 김 대표는 틈새를 노리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기업이 신경쓰지 않는 친환경 세제 시장이 보였습니다. 더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 대표는 달라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봤다.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친환경 세제만 생산한다. 당연히 원료도 친환경만 사용하고 제품에 성분을 큼지막히 적어 놓았다. 본사 소속 디자이너가 제품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디자인을 통해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도 만들었다. 판매는 온라인 중심이다. 대형마트에서 대기업 제품과 경쟁하는 일은 어렵다.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며 입소문을 활용했다. 높은 재구매율을 보이며 꾸준히 점유율을 높였다. 그가 회사를 “세제를 디자인하는 회사”라고 소개한 이유다.

공들여 개발한 제품을 들고 유통 전문가를 찾아간 적이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보자마자 손을 저었다. “다시 만들어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제품 이름도 바꾸고 컨셉트도 요즘 유행하는 방식으로 고치라고 하더군요. 왠지 제가 생각한 방식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자신이 들었습니다. 이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출시했습니다.”

판단을 내린 배경에는 친환경 시장의 성장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제품에 대한 자심감이 있었다. 레인보우는 천연 세제를 일반 세제 가격에 공급한다. 작은 기업이기에 조직을 융통성 있게 움직일 수 있다. 원료부터 용기, 포장 배송까지 수요에 맞춰 움직이며 비용을 절감했다.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통시키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011년 500만원 불과했던 판매량은 해마다 크게 뛰어 올랐다. 2017년엔 12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300억원이 목표다. 김 대표는 “조만간 수출도 준비 중”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제품을 착한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1434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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