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특례 상장하는 크라우드 펀딩 첫 사례 배출...펀딩 업체 IPO로 수익 올려
▎권대욱 이안투자 대표. / 사진:김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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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코넥스 특례상장을 기록한 첫 사례가 나온다. 화학제조 벤처기업 에스제이켐이다. 에스제이켐은 지난해 9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3억 8000만원의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이후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4월 27일 코넥스 시장 특례상장이 확정됐다. 크라우드 펀딩은 개인이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해 주식·채권 등 증권을 받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 차원에서 펀딩 성공 기업의 코넥스 시장 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하고 요건을 갖춘 기업에 대해 지정자문인 없이 코넥스 시장 특례상장을 허용하는 제도다.에스제이켐의 특례상장 배경에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업체 이안투자가 있다. 이안투자는 다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의 차별성을 기업공개(IPO) 전략에서 찾고 있다. 지난 3월 20일 만난 권대욱 이안투자 대표는 “소규모 스타트업 펀딩이 많은 다른 플랫폼과 달리 일정 규모와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춰 코넥스 시장, 이어 코스닥 시장에까지 상장될 만한 업체를 골라 펀딩을 중개하고 이후 상장 대리인으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금까지 코넥스 특례상장 요건을 갖추고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4개사 가운데 3곳이 이안투자에서 펀딩을 맡았다. 권 대표는 “에스제이켐을 제외한 다른 두 업체도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이안투자는 최근 펀딩 업체를 코스닥 시장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지름길도 마련했다. 코스닥 스팩(SAPC, 기업인수목적 회사)에 투자하면서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다. 자본만 갖춘 이 회사가 먼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유망 비상장회사를 합병해 사실상 피인수 기업의 우회상장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이안투자는 지난 22일 ‘골든브릿지 이안1호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권 대표는 “유망 중소기업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코넥스에 상장시키고, 이어 스팩으로 코스닥까지 상장시킬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해당 업체는 펀딩과 IPO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펀딩 투자자는 안정적으로 높은 투자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말했다.이안투자 입장에서는 스팩 투자를 통한 수익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스팩 발기인의 투자금은 주당 1000원 수준이다. 스팩이 비상장회사를 인수할 때는 공모가가 통상 2000원으로 정해지고 이후 주가가 이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적다. 기본적으로 두 배 이상으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스팩이 성장성이 뚜렷하지 않은 비우량회사와 합병하는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안투자는 크라우드 펀딩 대상을 선정하는 단계부터 기업 선별을 거치기 때문에 이런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권 대표는 “이와 별도로 국내 유망 수출 업체를 30여개국 해외 바이어와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상품거래시장(KPX) 서비스를 4월 시작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키우는 업체에게 이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제 머리를 깎을 때’도 됐다”며 “지금부터 준비해 사업들이 자리를 잡는 시점인 올 4월 정도에 이안투자도 코넥스에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외부 회계감사를 통해 추정된 이안투자의 기업가치는 약 37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