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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 파라다이스, 부산카지노 지분 중국에 넘기나] 썬시티그룹에 지분 49%·중국 영업 매각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부진 사업 조정, 중국 VIP 영업력 확대 목적 관측…파라다이스 측 “사실무근”

▎파라다이스 부산 / 사진:파라다이스 제공
파라다이스가 부산카지노의 지분 49%를 중국계 썬시티리조트그룹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부산카지노의 사업 부문 정리 목적으로 해석된다.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썬시티그룹과 부산카지노 지분 49%, 부산카지노의 중국 영업 부문을 양도하기로 합의하고 이 내용을 7월 중 공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가는 6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7월 파라다이스가 모기업인 파라다이스글로벌로부터 부산카지노 영업 부문을 매입한 금액 1202억400만원의 절반으로 추산한 수치다. 당시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사업 부문 마케팅 시너지 효과 창출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통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 속에 인수 3년 만에 지분 매각설이 돌고 있는 것이다.

썬시티그룹은 마카오·필리핀·베트남 등지에서 사업을 펼치는 중국계 카지노·리조트 개발사다. 기존 카지노 객장을 일부 빌려 자사가 유치한 고객에게 대여하는 정킷 영업도 펼치고 있다. 영종도 하늘도시의 카지노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등 한국 사업에 관심이 크다. 현재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파라다이스의 부산카지노 지분 매각 얘기가 나오는 것은 무엇보다 악화된 영업환경 때문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6680억원의 매출과 2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68억원, 영업이익은 956억원 감소했다. 2014년 4만원 대로 올랐던 주가는 현재 1만8000원선으로 떨어졌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1월 부산카지노 영업점을 파라다이스 면세점이 있던 자리로 확장 이전하고 2015년 워커힐점도 영업장을 늘리는 등 최근 4~5년 새 고객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사드·THAAD) 배치 문제 등으로 중국 VIP 고객이 감소하자 실적이 감소했다. 현재 중국 VIP 고객의 드랍액(고객이 현금을 칩으로 환산한 금액) 비중은 2016년 48.4%에서 지난해 37.3%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도 지분 매각 가능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국부 유출을 막겠다며 2015년부터 부유층의 해외 카지노 방문을 대거 단속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파라다이스·세븐럭 등 국내 카지노 영업직원들이 공안에 체포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중국 영업이 위축됐다. 특히 파라다이스 부산카지노의 경우 중국 VIP 고객의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어 타격이 컸다. 이에 사업 확장이 곤란해진 중국 영업 부문을 썬시티그룹에 넘겨 영업력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에 카지노가 들어서며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중국 VIP 고객의 방문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은 국내 카지노들의 공통된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부산카지노와 썬시티그룹 간에 정킷 영업을 신규로 계약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가 부풀려진 듯하다”며 “(지분 매각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1443호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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