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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종의 고령사회 부동산 담론] 부동산 부가가치를 높이는 프롭테크, 그리고 언택트 

 

코로나19 계기 비대면 거래 확산 부상… 부동산 산업도 지각 변동

▎사진:© gettyimagesbank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에 의한 4차 산업혁명은 부동산 분야에도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사물인터넷(IoT)·블록체인 등과 결합된 다양한 부동산 서비스가 공급되면서 부동산 산업은 혁신적인 과도기에 놓여 있다. 이와 같은 혁신적인 변화의 물결, 즉 가상현실과 블록체인 등 기술력이 부동산에 장착되면서 부동산 산업은 스마트시티, 모바일앱, 공간공유 서비스 등 새로운 양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들이 기존의 부동산이 갖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프롭테크(PropTech)와 맞물리면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프롭테크 산업은 기존 부동산 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방법론과 IT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부동산 서비스의 질적 측면이 크게 개선돼 부가가치가 제고되는 분야다. 교육(education)에 기술력(technology)이 부가된 것을 에듀테크, 금융(finance)에 기술력이 부가된 것을 핀테크라 할 때, 부동산(property)에 ICT 등 기술력이 부가돼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프롭테크(PropTech)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보안이 강화된 전자거래원장으로 디지털 장부, 스마트 계약을 통해 거래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다. 이 같은 블록체인을 프롭테크에 적용하면서 부동산등기를 비롯해 거래단계별 유통체인과 시스템이 보안과 개인정보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테크(tech)와 부동산이 결합된 분야는 블록체인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볼 수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다양한 분야의 169개 회원사가 소속돼 있고, 2895명이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고용된 것으로 나타난다. 누적 투자유치금액이 53개사 기준 1조114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장 방문 필수인 부동산에도 온라인 소통 등장

프롭테크의 발달은 부동산 고유의 특성인 부동성과 위치의 고정성으로 인한 지역성을 약화시킨다. 과거 부동산에서 임장 활동은 필수적인 요소로 현장 방문을 하지 않고 부동산계약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전자지도와 항공사진 등을 통한 사전 조사와 VR·AR 등 실감형 기술을 통한 원거리 조사 등은 부동산의 전통적 특성을 약화시켰다. 최근에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몰고 온 코로나19(COVID-19)는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시켰다.

부동산 마케팅의 영역에서 살펴보면 현장 방문이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집고 사이버모델하우스라는 마케팅 방법을 통해 높은 청약경쟁률로 분양을 마감하는 사업장을 탄생시켰고 그럼으로써 현장 방문의 필요성을 약화시켰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VR·AR 등 실감형 기술을 기반으로 부동산 디지털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언택트(untact)를 부동산 마케팅에 구현시킨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큰 비용을 들여 구축하던 모델하우스도 이제는 사이버공간에서 5G와 만나 구현되는 사이버모델하우스로 충분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으며, 이를 통해 좀더 효율적이고 저비용으로 가능한 마케팅 방법의 모색을 시도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즉, 과거의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부동산 마케팅의 다양한 마케팅 채널 중의 하나였다면, 앞으로의 사이버모델하우스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실내 평면을 VR·AR 등 실감형 기술로 구현해 실제 내부를 둘러보는 것처럼 자세하게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가구별 VR·AR 영상을 비롯해 단지 모형과 주변 입지 등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언택트(비대면)로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또 다른 부동산 산업의 영역을 살펴보자. 코로나19 신종 전염병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가 방역을 목적으로 정부 주도로 시작됐고, 행정명령으로 강화되면서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이로 인해 재택근무에 대한 직장인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또한 5G 등의 IT 관련 인프라의 중요성과 Zoom(실시간 원격화상회의 서비스)과 같은 소프트웨어는 사회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온·오프라인 잇는 비대면 서비스로 인식 전환

결국 전통적으로 매장에 가서 쇼핑을 하던 기존의 트렌드를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거나 주문하는 것으로 변화하게 했고, 이러한 언택트의 여파는 부동산시장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온라인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 전에도 이미 오프라인 시장을 위협하고 있었다. 옥션·인터파크·위메프·티몬·마켓컬리·쿠팡 등 다양한 온라인 시장과, 새벽배송·총알배송 등 다양한 양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을 잇는 연결고리는 기존에도 다양하게 있었다. 이러한 온라인 시장의 비중이 언택트 기조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거래가 확산됐고, 이는 전통적 소비 활동의 위축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대면 중심의 리테일 시장의 경우, 도심 등 상업지역에서 일어나던 소비의 패턴이 집 근처의 슈퍼마켓·편의점 등 주거지역으로 옮겨지고 있고, 특히 도심 내 중소형 상가의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됐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항공·운수는 물론이고 호텔·숙박 등 여행인구가 급감했고 이로 인한 관련 비즈니스 위축 등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었다.

즉 코로나 발생 전에는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시내 좋은 위치에 눈에 잘 띄고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가 투자 매력이 있는 부동산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발생 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 기조로 인해 이러한 부동산은 코로나 이전의 매력을 상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 온라인 시장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집 근처의 슈퍼마켓·편의점이나, 크고 작은 물류시설, 5G 시대에 필요한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타워, 데이터센터 등 투자 트렌드의 변화로 그 선호가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위축된 부동산 시장에서 프롭테크, 그 중에서도 언택트에 기인하는 비대면 서비스가 부동산 트렌드의 새로운 축으로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서 프롭테크 플랫폼들은 고도화된 기술력과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새로운 질서로 연결하는 상호보완 시스템의 역할을 담당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 편의와 안전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비자발적으로 언택트를 경험하게 됐지만, 언택트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 선호의 변화는 부동산시장의 질서를 재편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가상현실(VR)·사물인터넷(IoT) 등의 IT 기술이 접목돼 부동산의 부가가치를 제고시키는 프롭테크 산업이 있다. 오늘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 필자는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글로벌 프롭테크 전공 주임교수로 고령화와 관련한 사회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정책위원회, 행정안전부 지방세 과세포럼,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노인주택 파노라마], [지방소멸 어디까지 왔나], [생활 속의 부동산 13강]등이 있다.

1533호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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