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인간이 달에 착륙한 후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 계획’을 처음 선포한 것은 1961년 5월 의회 연설에서였다. 이후 아폴로계획이 달성된 것은 1969년 7월,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10년 안에 달에 가겠다'고 선언하고 그걸 이루는 데 8년 2개월이 걸린 셈이다.이렇게, 쌓는 시간과 흐르는 시간은 다르다. 똑같은 10년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1년 동안 한 일을 변화 없이 열 번을 반복하는 시간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1년, 2년, 3년을 차곡차곡 쌓아서 완전히 다른 경지에 오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시간을 쌓기 위해서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빠르게 움직여도 방향이 자꾸 바뀐다면 제자리걸음이지 않겠는가. 누군가는 너무 빤한 이야기 아니냐고 반문하겠지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선명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나아갈 방향을 물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이미 상당히 앞선 것이다. ‘시작이 반’이란 말은 기실 ‘어디로 나아갈지 명확히 했음’을 전제로 했을 때 적용되는 게 아닐까.방향을 명확히 했다면, 시간을 잘 쌓기 위한 목표와 이를 달성하고자 하는 일정이 필요하다. ‘10년 안에 달에 가겠다’는 케네디의 선언처럼, 내가 시간을 쌓아서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지와 그것을 언제까지 성취하고자 하는지가 짝을 이루어야 한다. 목표가 같더라도 달성하고자 하는 일정이 다르면, 시도하는 형태 또한 완전히 달라져야 하는 까닭이다. 한 회사가 10년 안에 매출을 10배 늘리려 할 때 필요한 일과, 1년 안에 매출을 10배 늘리려 할 때 해야 할 일은 완전히 다를 테다.시간을 잘 쌓아가는 사람들의 경우를 곰곰이 생각해보건대, 이들은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속도로 나아가는 삶이므로 다른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누가 더 잘하는지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각자 고유의 시간을 쌓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나날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은, 다른 누군가가 제시한 길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주체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