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인사가 만사다 

 

인적자원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3년 전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스마트뱅킹 고객분석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국내 금융권을 방문하고 다닐 때의 얘기다.

필자가 만든 솔루션은 스마트뱅킹과 카드 앱 데이터를 위치 데이터와 결합해 지점과 스마트뱅킹 유저 위치 간 상관관계 등을 나타내는 것을 골자로 했다.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앱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치 수와 사용량 데이터를 집계, 분석한 것이다.

개발 후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해 시중은행의 관련 부서와 미팅을 진행했는데, 당시만 해도 각 금융사에 빅데이터 팀이 완벽하게 꾸려지지 않은 상태라 은행마다 온도차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이 중 A은행의 빅데이터 팀장이 2년 넘게 개발에 매진한 우리 상품을 두고 “우리는 이런 것은 일주일이면 개발할 수 있다”며 비꼬듯 말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통계학과 출신으로 팀장 자리에 올랐다던 그의 말 한마디에 필자는 A은행과는 우리 솔루션을 활용한 사업 교류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물론 우리 솔루션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 분야는 4차 산업으로 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열쇠인데 담당 팀장의 역량을 보니 A은행의 미래가 걱정되는 수준이었다.

기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임직원, 특히 직책이 있는 구성원들의 대내외적인 행동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 일을 계기로 지금까지도 인적자원의 채용이나 관리에 꾸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슬롯머신 HR’이라는 해법을 고안해 필자가 운영하는 기업에 접목 중이다. ‘7’이 세 개가 나와야 최고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 슬롯머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력서 몇 장과 한 시간 이내의 짧은 인터뷰로 적절한 인사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 적게는 1개월에서 최대 3개월이라는 시간을 두고 직원과 회사가 서로 맞는지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회사와 인사가 맞지 아니하면 서로를 위해 빠른 결정을 하는 것이다. 자리에 맞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빠른 판단과 채용을 반복한다. 너무 능력만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필자의 회사는 이 솔루션 도입 후 더욱 성장해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서로 주파수가 맞는 사람끼리 행복하게 웃으며 일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을 만들어가기 위해 필자는 다양한 시도를 하며 끊임없이 HR 솔루션을 발전시켜 나가보려 한다.


인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시대, 시간이 지날수록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

- 이승주 TDI 대표

202211호 (202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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