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담보하는 핵심은 리더의 역량이다. 과감한 혁신으로 관행과 타성을 혁파하는 이가 바로 리더이기 때문이다. 한국 최고 연구중심대학으로 올라선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질주에도 혁신을 주저하지 않는 리더 이용훈 총장의 역할이 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하 유니스트)은 세계 대학평가기관 중 하나인 THE(The Times Higher Education)가 발표한 2023년도 세계 대학 순위에서 170위권으로 평가됐다. 국내 순위는 2020년부터 5~6위 선을 유지해왔다. 설립 50년 이내 세계 신흥대학 랭킹에서도 2023년도 순위 세계 11위, 국내 순위로는 1위다. 이 모든 지표가 개교 13년, 과학기술원 전환 7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정보서비스 기업인 클래리베이트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 명단에도 유니스트 교수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 전체 HCR 60명 중 유니스트가 16%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더욱이 이 중 새롭게 이름을 올린 3명 모두가 유니스트에서 연구를 시작해 세계적인 연구자로 발돋움했다. 유니스트의 역량과 연구 환경이 모두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한 사례들이다.울산시와 울주군 등 지역의 관심과 시민들의 성원으로 터를 잡아온 유니스트는 현재 연구와 교육, 조직문화, 캠퍼스 환경 등 대학 전반에 걸쳐 탄탄한 기반을 닦는 데 성공했다. 명실공히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했다는 게 국내외 학계의 한결같은 평가다. 지난 2019년 11월 취임해 만 3년 차를 맞은 이용훈 총장은 유니스트의 내실과 미래 비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주역으로 꼽힌다. “대학 총장은 모든 면에서 기업 CEO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웬만한 기업의 리더 못지않은 혁신 DNA를 유니스트 곳곳에 전파해왔다.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가 이 총장을 직접 만나 대학의 혁신과 미래 기술교육에 대해 물었다.
2019년 11월 유니스트 총장에 취임해 만 3년이 지났다. 소회와 평가가 궁금하다.연구와 교육, 조직문화, 캠퍼스 환경 등 전반에 걸쳐 기반이 탄탄해졌다고 자부한다. 울산시의 관심과 시민들의 성원, 유니스트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도움 덕분이다. 유니스트는 이제 명실공히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발돋움했다.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지금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사실 유니스트가 좀 세뇌된(웃음) 조직이다. 교훈이 ‘First In Change’다. 뭐든지 변화의 첫째가 되자는 말인데,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 교훈이다. 어디든 비슷하겠지만 대학은 특히나 교육개혁과 조직개편이 어려운 곳이다. 교수들이 제일 싫어하는 일이다. 그런데 부임 이후 매년 3학점짜리 새 교과목을 15개씩 만들었다. 다른 대학에선 상상도 못 할 일이다. 3학점짜리 강의 하나를 개발하는 것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님을 대학 관계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다. 유니스트에선 “새로운 강의, 실전형 강의를 개발하자”고 하면 교수들 반응이 즉각적이다. 40대 중반의 젊은 교수들이 ‘내 발전이 학교 발전’이라 생각한다. 학교 발전이 내 인생의 목표라 생각하는 분도 많다. 잘나가는 신생 학교의 특징인 것 같다. 지난 10년간 학교 발전을 몸소 느끼면서 정말 뿌듯해하는 교수가 많다. 이들과 학생들이 유니스트의 변화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처음 부임하셨을 때도 지금처럼 혁신 DNA가 넘쳤나?솔직히 말하면 그냥 카이스트에 있을걸 그랬나 싶었다.(웃음) 단적인 예로 유니스트 부임 직후에 학교와 연관된 법적 소송이 14개나 걸려 있었다. 승진 등을 이유로 교수가 학교 상대로, 직원 해고 문제로 교직원이 학교를 상대로, 학내 불미스로운 일로 학교가 교수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들이었다. 창피한 이야기다. 나 역시 굉장히 놀랐다. 기업도 아닌 학교가 왜 이렇게 많은 소송전에 얽혀 있느냐를 파악하는 일부터 착수했다. 개별 소송을 들여다보는 대신 학교 문화와 시스템을 점검했다. 결론은 중앙집권적인 구조 자체에 있었다. 훌륭한 전임 총장들께서 강한 드라이브로 학교 발전을 이끌었지만, 그 결과 빠른 성장만큼이나 성장통을 겪고 있었던 셈이다. 학내에 행복한 사람이 별로 없어 보였다. 이것부터 바꿔나가자 결심했다.
생각지도 못한 말씀이다.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도 혁신이 쉬운 일은 아닌데.미국에서는 대학 총장을 기업 CEO와 같이 본다. 총장은 학교 발전을 도모하고 미래 비전을 세워야지, 목에 힘주고 권위를 내세우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 교수, 학생, 교직원과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비전을 위해 일해야 한다. 선배 총장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더라. 대학에서 새로운 과제를 추진하려면 전체 교수 중 70% 이상이 찬성해야만 한다고 한다. 지지율이 50% 이하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간 총장이 쫓겨날 수 있다면서 말이다(.웃음) 나 역시 유니스트에 총장으로 부임한 이상, CEO로서 학내 현안을 해결하며 혁신하고 미래 비전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혁신을 추진하셨는지 궁금하다.침체된 조직문화부터 타파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핵심은 중앙집권적인 조직체계를 분권형으로 바꾸는 일이었다. 취임 이후 학과장 중심제를 대대적으로 강화한 배경이다. 대학의 리더는 총장만 있는 게 아니다. 학과 리더인 학과장이 자체적인 비전과 추진 전략을 세우고 이를 하나씩 이뤄가야 한다. 그런 학과들이 모여서 (단과)대학 차원으로 경쟁력이 확장되는 것이다. 내가 취임하기 전엔 유니스트에 대학이 따로 없었다. 학과에서 바로 총장으로 올라가는 시스템이었다. 안 되겠다 싶었다. 공과대학, 정보바이오융합대학, 자연과학대학 등 3개 대학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각각 학장을 임명했다. 각 학장과 학과장들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대학 차원에서 자체 비전과 발전전략을 실행하라!
학과와 대학 중심으로 학사운영 개편조직개편이 혁신의 전 단계이지만, 그 자체가 혁신을 뜻하는 건 아니지 않나?정확하다. 권력을 분산했으면 그에 맞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학과장과 학장이 힘을 쓰려면 결국 인사와 재정권을 쥐고 있어야 했다. 취임 이후 철저히 지켜온 원칙이 있다. 학과에서 ‘No’라고 한 결정을 총장이 뒤집을 수 없다. 반면 학과에서 ‘Yes’라고 한 일을 총장이 반대할 수 있다. 비대칭 결정 과정이다. 학과장이 힘을 쓰라는 메시지다. 재정 부문에서도 학과장의 권한을 대폭 확대했다. 교수들이 지원받는 간접비 중 절반을 떼어내 학과장에게 돌렸다. 그렇게 되면 교수들의 반발이 있을 테니 ‘간접비를 연구비 외 용도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교육연구혁신지원비’라는 명목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재정 집행권을 학과장에게로 돌렸다. 기존 연구비 항목으로는 실험실 가구 하나가 망가져도 새로 구입하는 게 어려웠지만, 교육연구 혁신지원비로는 굉장히 유연한 운용이 가능해졌다. 가령 연구하느라 고생한 학생들에게 고기 한번 사 먹여도 되는 돈이다. 올해 신설한 국제협력사업도 좋은 예다. 단기 파견 제도인데, 방학 한 달 동안 세계 명문대학에 직접 가서 배우고 오라는 뜻이다. 1500만원을 학교에서 지원한다. 학과와 대학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재정을 지원해 자유롭게 운용하도록 했다. 학과장 중심제가 분권화의 중심이 되도록 했다. 취임 직후 1년간 가장 공들여 힘쓴 일이다.
말씀을 들으니 정말 웬만한 기업의 CEO보다 혁신에 앞장서신 것 같다.모두 구성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혁신에 동참해준 덕이다. 현재 유니스트는 과거와 달리 학과와 대학의 리더십이 이끌고 있다. 이전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에서 ‘혁신 선도자(Leading Innovator)’로 도약할 수 있었던 데는 대대적인 학사조직 개편과 더불어 인공지능 중심의 디지털 혁신이 이뤄져 가능했다고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인공지능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전 학과에 확대해 인공지능 융합 연구를 촉진하고자 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 대학원을 설립했고, 산학융합캠퍼스에 ‘인공지능 혁신파크’를 조성했다. 이런 변화는 유니스트가 현재의 모습을 넘어 과학기술 혁신의 속도를 따라잡을 연구와 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는 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울산 등 부울경 지역의 제조기업들과의 협업 노력도 인상적이다.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유니스트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유니스트의 R&R(Rloe and Responsibilities)이 무엇인가? 과학 발전을 통해 부울경 지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거다. 그게 우리 역할과 책임이다.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2020년 조직개편과 동시에 계속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내야 했다. 과학기술원은 교육부가 아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다. 이는 발로 뛰어야 연구 재정 확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결국은 지역 기업 및 경제와 상생하는 모델이 필요했다. 현재 인공지능 혁신파크는 110개 지역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불소화학 전문기업인 후성과 반도체 식각용 가스를 공동 개발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후성과 유니스트가 공동으로 10억원을 들여 실험실을 꾸민 결과다. 울산을 대표하는 1세대 벤처기업가인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께서 발전기금 300억원을 기부해주시기도 했다. 이 기금은 글로벌 창업 인재 양성의 요람이 될 ‘챌린지융합관’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앞으로도 유니스트가 지역 발전을 위한 ‘자석 같은 역할’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주력하겠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부문 계약학과 협약도 맺었다. 1년에 40명씩 반도체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다. 인재와 기업, 기술을 끌어들이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 연구와 창업을 통해 울산과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사실 울산은 기계, 중화학 중심 도시다. 인공지능이나 반도체 강화에 대한 지역사회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지역사회의 이해를 구하는 건 필수다.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을 설립할 때 이야기다. 처음에 “반도체를 강화하겠다”고 하니 울산시 반응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울산 하면 기계인데 반도체가 웬말이냐’는 쓴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울산을 대표하는 정유산업은 정밀화학 분야다. “울산의 정밀화학용 반도체를 유니스트에 맡겨달라”고 설득했다. 결국 기재부까지 설득해 대학원을 설립했다. 스마트헬스케어 분야도 비슷했다. 2025년 울산에 산재공공병원이 문을 연다. 그곳에 좋은 의료진을 모시려면 관련 연구기관이 지역에 있어야만 한다. 헬스케어대학원을 설립하려 했지만, 한꺼번에 두 대학원을 설립하기는 어려워 스마트헬스케어센터로 시작했다.
결국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그렇다. 유니스트가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저력을 보여주는 배경에는 최고의 연구 장비를 갖춘 중앙기기센터(UCRF)와 이를 다루는 최고 실력의 테크니션 스태프들이 있다. UCRF는 50억원짜리 전자현미경을 비롯해 총 800억원 규모의 최첨단·최고가 장비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장비마다 전문 매니저들이 배치돼 연구진을 도와 훌륭한 연구 결과들을 뽑아내고 있다. 실력 있는 연구진과 교수들이 유니스트를 선망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 중 하나가 대학 발전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블록 펀딩’이다. 유니스트는 2007년 법인을 설립하고 개교를 준비하던 단계부터 울산시에서 매년 70억~100억원씩 15년간 약 1250억원을 지원받았다. 울주군도 총 500억원을 지원했다. 이 돈이 좋은 장비를 구축하고 뛰어난 연구자를 뽑는 기반을 다지는 ‘굿 머니(good money)’가 됐다.
글로벌 무대에서 뛰는 창업 기업 배출유니스트의 활발한 스타트업 창업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개교 이래 지난해 말까지 창업 기업이 총 145개에 달한다. 교수 창업은 65개, 학생 창업이 80개다. 전체 기업가치는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도 지역 산업체에 특허 541개를 이전해 기술혁신과 창업에 기여하고 있다. 유니스트 창업 기업인 리센스메디컬은 지난해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급속냉각 의료기기를 개발했는데, 설립 5년 만에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니스트 기술창업 기업이 글로벌시장으로 직행해 경쟁력을 인정받은 케이스다. 이 밖에도 교원 기업 1호인 클리노믹스는 202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현재도 2~3개 기업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수도권 기반 스타트업들은 서비스업 창업이 대세다. 반면 유니스트 출신은 처음부터 글로벌을 무대로 뛰는 게 인상적이다.특히 바이오메디컬 분야는 굳이 국내나 수도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미국 FDA를 통과하면 바로 현지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센스메디컬이 대표적인데, 처음부터 샌디에이고로 나갔다. 앞으로도 수도권에 얽매이지 말고 곧장 글로벌 무대를 바라보자는 게 우리의 목표다. 서비스업이 아닌 기술 기반 창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유니스트 출신의 성공 모델이 나오고 있다. 지역에서 시작한 기업이 과거처럼 굳이 서울을 거쳐 해외에 진출할 필요는 없다.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 시카고 등 주요 도시 벤처캐피털이나 창업 인큐베이터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적 수준의 대학, 기관, 기업들과 직접 협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협업의 폭을 넓히면, 연구와 혁신역량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사실 지역사회 입장에선 지역에서 창업해 활동하기를 바라지 않나?큰 기업을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울산에 공장만 세우지 말고 연구소를 좀 두라는 권유다. 그럴 때마다 ‘울산에 지어놓고 뽑으면 3년 후에 다 나가더라’는 말을 수없이 듣는다. 해답은 간단하다. ‘울산에서 사람 뽑을 때 절대 수도권에서 데려오지 말라’는 답이다. 영남권 인구가 1300만 명에 달한다. 과학기술 특성화대학만 해도 포스텍, 유니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IST)이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다. 전국에 이런 곳이 없다. 유니스트 졸업생 중 30%가 영남권 출신인데, 이들이 다 서울로 가고 있다. 기업이 울산 등 부울경 지역을 연구 메카로 삼으면, 영남권 졸업생들이 굳이 서울로 몰려갈 필요가 없다. 영남권은 얼마든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지역이다. 발상을 전환하면 지역과 대학, 나아가 한국 경제를 살리는 묘안이 나올 수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한 구체적인 협업 성과가 궁금하다.취임 직후인 2020년부터 4개 전략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탄소중립, 바이오메디컬 등이다. 분야별로 총 4개 전문대학원을 차례대로 신설했고, 각각 전문 연구센터도 개설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AI대학원과 AI혁신파크를 통해 전통 제조도시인 울산을 AI 기반 첨단산업도시로 바꿔나가고 있다. 모두 110개 기업을 대상으로 AI 기반 공정혁신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재직자 교육을 진행 중이다. 또 10개 기업과는 AI 기반 공정혁신 공동 연구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AI혁신파크에는 16개 기업을 입주시켜 AI 스타트업 창업 보육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혁신 성장과 상생 발전을 선도하는 연구중심대학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힌다.
총장님의 고민과 노력의 결과, 2022년에는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에 선정되셨다. 앞으로 유니스트가 나아가야 할 핵심 목표는 무엇인가?현재 글로벌 기술 패권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초격차 기술을 창출하는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THE 세계대학평가 기준으로 톱 100 대학 중 50%가 미국과 영국, 독일의 연구중심대학들이다. 중국도 2020년 3개에서 2023년에는 7개로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우리는 3개에 그쳤다. 한국의 공공 R&D 예산 규모가 세계 5위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2023년 예산 규모는 총 30조원이 넘는다. 대한민국이 세계 과학기술 5대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을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 당연히 더 많은 재정적 지원과 육성 정책이 검토돼야 할 거다. 유니스트는 10년 후 세계 50대 대학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꿈이 현실이 되려면 세계 최고의 연구자가 더 많아져야 한다. HCR을 매년 1명씩 늘려, 10년 후엔 HCR 20명이 함께하는 날을 그리고 있다.
※ 최영찬 대표는… 선박과 플랜트 분야 제조업을 영위하는 선보공업의 차세대 경영인이다. 제조업체들이 스타트업 및 투자 생태계와 어떻게 공존하고 미래 사업을 만들지 고민하면서 선보엔젤파트너스와 기업 연합형 CVC인 라이트하우스를 창업했다. 20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컴퍼니빌딩 프로젝트와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을 공동경영 형태로 성장시키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창업한 2개 법인과 별도로 3개 프로젝트의 공동대표로도 활동하면서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리=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사진 최재승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