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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EAR ESSAY 2024] 다시, 초심(5) 형원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대표 

하루하루 초심으로 


▎형원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대표
처음엔 아는 게 없으니 겸손한 태도로 무조건 배우겠다는 마음 자세였다. 처음엔 아직 때도 묻지 않아서 순수하게 다 믿고 받아들였다. 처음엔 가진 것이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고 말했다. 더 가지려고 욕심부리기보다는 조금이라도 가진 게 있으면 다 나누며 살겠다는 마음 자세를 새기며 열심히 일만 했다.

아는 게 많아지고, 많이 속아도 보고, 가진 것도 많아졌으니 그런 초심을 잃어버리는 것이 당연한가? 처음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호기심이 많아지고 배우고 싶은 분야와 롤 모델 선생님이 많아졌다. 좋은 사람을 많이 알게 되고 깊은 관계도 쌓였으니, 신뢰할 수 있는 사람도 많아지고, 해보고 싶은 사업 기회도 점점 더 많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이 세상엔 소유하러 온 것이 아니라 관계하러 왔다는 것을 온몸과 마음으로 깨우치게 되니, 좋은 사람들과 관계하고 경험하는 용도로 벌어들인 만큼 다 쓰게 되어서 모아놓은 것이 없다.

대학교 때 “이 세상엔 아픈 사람과 안 아픈 사람이 있은 데, 수녀 한의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위해 살겠다”는 한 미녀 한의대생을 만나 예수님과 경쟁 끝에 수녀 길을 포기하고 나랑 같이 살기로 했고, 그녀가 환자를 위해 사는 대신 난 산업공학도로서 나머지 안 아픈 쪽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살기로 했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매일매일 어제와는 다른 내일을 맞이한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10여 년 전 뇌종양으로 곧 죽는다고 했을 때조차도 출근해서 그날 일에 즐겁게 집중했다.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는 측근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지냈다. 어제 일이나 내일 일에 갇히거나 얽매이지 않고 매일 아침 인생 초유의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오늘과 지금에 집중하니 매일 초심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어제 일은 주로 부모님과 아내, 친구들이 챙겨주고, 내일 일은 자식들과 직장 동료들이 걱정해주고 축하해준다. 그렇게 주위의 사랑하는 측근들 덕에 하루하루 오늘에 집중하며 초심으로 살아가는 나는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누구보다 행복하다. 초심을 유지하는 것은 행복은 물론 자기 완성과 자기 부인의 조건이다. 아직 보잘것없고 부족한 인생이지만, 결핍과 완성을 걱정하지 않는 꿈 많고 자유로운 초심으로 또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초심으로 살아요!”

202401호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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