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우 동원산업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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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늦둥이 아들이 멋진 배필을 구했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주례를 맡았다. 주례사는 짧을수록 좋다는 소신으로 커플을 소개한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아름다운 동행에 초심을 영원히 간직하라는 당부를 드립니다. 결혼에 이르렀을 때의 흥분과 환희, 오늘 혼인서약을 할 때의 순수한 마음을 잊지 맙시다. 초심으로 산다는 것이 너무 쉬운 당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각자의 앞만 보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초심을 간직하고 산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런 만큼 평소에 늘 초심을 다잡을 필요가 있겠지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루를 돌이키며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결혼생활에 대한 나의 열정이 아직 충만한가? 나의 사랑이 오늘도 여전한가?”주례사를 준비하면서 10년 전 동원산업 사장으로 취임할 때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신임 사장을 바라보는 구성원들에게 “앞을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나아가는 동원산업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일한다’, ‘최적안을 찾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 ‘남과 다르게, 기존과 다르게 일한다’ 등의 방법론을 공유했다. 사장에 취임 하면서 ‘내가 사장을 맡지 않았으면 누군가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텐데… 그분에 비해 내가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는데, 위의 일하는 방법이 신임 사장으로서의 나의 초심이었다.지금도 매일 그 초심을 되새기며 출근하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점차 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나를 본다. 주례 이명우가 그런 내게 일갈한다. “도대체 당신은 동원의 최고경영자로서의 열정이 아직 충만한가?”, “맡고 있는 일에 대한 사랑이 오늘도 여전한가?” 10년 전 동원에 입사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새로운 한 해가 밝아온다. 우리 모두는 또다른 결심들로 새로운 초심을 더하게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초심이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지 않도록 매일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의 초심은 여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