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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해야 하는 이유 

태풍 휩쓴 자리에 집중하는 게 재난지원금의 역할 

코로나19 따른 매출감소액 240조원, 서비스업종에 집중돼
피해 업종에 선별 지급하면 전액 소비돼 경제에도 긍정적

이재명 지사가 주도하는 보편지급론에 맞서 피해를 본 국민에게만 지원해야 한다는 선별지급론 주장도 거세다. 정책선택은 어느 주장이 ‘더’ 옳으냐를 가지고 판단할 일이다. 선별지급론을 지지하는 신세돈 교수의 기고를 싣는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피해는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 업종에 집중됐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이 손님이 끊겨 한산하다. / 사진:연합뉴스
#1. 코로나19 팬데믹의 경제적 충격 약 240조원

필자는 선별 지원이 더 옳다는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논리로 주장을 펼치고자 한다. 먼저, 피해 규모가 얼마나 큰지, 피해 규모가 누구에게 집중되었는지, 재난지원정책의 궁극적 목적이 국가적인 거시경제 진작인지, 아니면 피해업종에 대한 회생인지를 분명하게 결정하고 나서 재원조달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 이런 단계를 밟아 판단해보면 답은 확실히 선별지급으로 귀착된다.

2020년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확실하게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0년 GDP 속보치를 보면 2020년 성장률은 -1.0%로, 2019년 2.0%에 비해 3.0%p 추락했다. 2019년 명목 GDP가 1919조원이었으니 3% 정도 추락했다면 금액으로 약 58조원이 축소된 셈이다. 그러나 이 금액은 ‘부가가치’금액이어서 실제로 매출이 감소한 금액은 아니다. 매출에 대한 부가가치의 비율, 즉 부가가치율이 업종별로 15%(소매음식점)에서 40%(금융서비스업 등)로 다르기는 하나 대체로 25%로 본다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액은 GDP 감소액의 4배, 즉 약 240조원에 달한다. 이 금액은 2021년 전체 국가예산 550조원의 절반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다.

참고로 태풍이 끼친 재산 피해액과 비교하면 역대 최대 피해를 일으킨 2002년 8월 루사의 5조1000억원이나 2003년 9월 매미의 4조2000억원의 50~6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코로나19의 천문학적인 경제적 피해 대부분은 태풍 피해와는 달리 정부가 강제로 시행한 규제조치로 인해 발생했다. 업장 강제폐쇄, 영업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국가방역을 위해 불가피하게 정부가 도입한 정책의 결과로 발생한 피해라서 정부의 보상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2. 코로나19 피해 일부 서비스업에 집중

태풍 피해가 태풍이 스치고 간 지역에 국한되는 것처럼 이번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도 일부 서비스 업종에 국한되어 나타났다. 예술문화스포츠업, 음식숙박업, 운수창고업, 시설임대관리업, 협회기타수리업 등의 2020년 생산이 2019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술문화스포츠업(-33.0%)과 음식숙박업(-18.5%), 운수창고업(-14.2%)은 생산 감소율이 10%를 넘어설 만큼 큰 위기에 봉착했다.

반면 코로나19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생산 활동이 크게 호전되거나 영향을 받지 않은 업종도 있다. 금융보험서비스업은 2019년 1.7%에서 2020년 14.0%로 대폭 좋아졌고, 제조업도 -0.1%에서 2020년 0.5%로 개선되었다. ([표1 참조])


태풍 휩쓸고 가듯 코로나 피해 일부에 집중돼

#3. 지원목적: 피해 지원이냐 소비주도 성장이냐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 태풍 피해처럼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를 본 업체에 직접 보상하는 것(A)이 목적인가, 아니면 소비주도 성장(B)이 목적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선거를 앞둔 선심정책의 수단(C)인가. A가 목적이라면 당연히 선별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C라면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노골적으로 C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효과적인 소비주도 성장(B)을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사실은 C를 의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입증할 수는 없다.

논란의 핵심은 성장의 효과로 볼 때 선별지급이 더 효과적이냐, 보편지급이 더 효과적이냐로 귀착한다. 보편지급을 강력히 지지하는 학자들은 지난 2020년 14조원의 보편적 1차 재난지원금의 성장효과가 입증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보편적으로 국민에게 1만원을 지급하면 대부분을 소비한다고 주장한다. 극단적으로는 1만8500원(한계소비성향=1.85)까지 소비가 늘어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일부 학자들은 6000원에서 8000원 정도 소비가 늘어난다고 말하지만, 다수 의견은 2000원에서 3000원 정도 소비가 늘어난다고 믿고 있다. 지급금액에 비해 소비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는 말이다.

보편지급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업장 폐쇄 및 제한으로 돈을 쓸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둘째, 당장 쓰기보다 향후의 지출을 위해 일시적으로 저축해두려는 의도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은 영구소득(permanent income)이 아닌 일시적 소득(transitory income)이 100만원 증가했다고 해서 소비를 늘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번 1차 재난지원금의 지출장소를 행정안전부가 추적한 결과 마트·식료품(26.3%)과 대중음식점(24.3%), 병원·약국(10.6%) 및 주유(6.1%)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의 약 80%가 꼭 필요한 지출처에서 쓰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재난지원금이 있었든 없었든 지출했어야 할 지출에 충당되었기 때문에 재난지원금 지급이 새로운 소비 진작을 유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보편 지급하면 소비 분산돼 고용창출 효과 거의 없어


▎소상공인 버팀목자금(3차 재난지원 금) 신청 첫날인 2021년 1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직원이 민원인에게 신청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보편지급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더 치명적인 문제점은 선별 지급에 따른 성장효과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5조원의 재정을 들여 1인당 10만원씩 국민 5000만 명에게 지급하는 경우 소비 진작 효과는 작게는 1.5조원에서 많게는 4조원까지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이 소비 진작 효과는 전국의 수십만 개 소매점과 음식점, 숙박업소에 흩어져 나타날 것이므로 개개 업체로 보면 매출이 소액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폐업하려던 의사를 번복하거나 새로운 고용을 일으키는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돈을 피해를 본 업종, 예컨대 예술단체나 음식업, 숙박업에 집중해서 영업을 지속하도록 지원한다면, 지원금액이 전액 지출되면서 고용이 유지되고 임대료와 재료비가 지급되어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가 한계소비성향보다 훨씬 클 것이다. 재난지원금이 매출피해액보다는 적을 것이고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 지급에도 빠듯할 것이므로 재난지원금은 전액 지출될 것이다. 따라서 한계지출성향은 1보다는 확실히 크면서 보편지급의 경우보다 성장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코로나19 위기에 봉착해 매출이 크게 추락한 업종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업황이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업종도 많이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한다는 것은 ‘재난’ 지원금이라는 본래 취지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피해업종의 피해 정도에 따라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 지원금액도 커서 실질적으로 영업자의 사기도 북돋우면서 영업이 지속되고, 또 전후방 연관사업체가 다 잘 돌아가면서 거시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원되면 타격을 입은 업체의 회생은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수십만 업체에 분산돼 극히 미미한 성장 효과밖에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4. 재난지원금의 지원 원칙과 방식

재난지원금의 지원 원칙은 피해가 있는 곳에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 지원되어야 한다. 피해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매출방식과 부가가치 방식을 병행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 매출방식이란 2019년 이전 3년 평균 매출액에 비해 2020년 매출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측정해 이를 ‘재난지원표준’으로 삼는 방법이다. 부가가치 방식이란 2019년 이전 3년 평균 부가가치에 비해 2020년 부가가치가 감소한 정도를 재난지원표준으로 삼는 방식이다.

재난지원표준이 정해지면 정부는 재난지원율을 결정해야 한다. 업종의 규모나 특성에 따라 재난지원율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영세업자나 규제 강도가 심한 업종의 경우 좀 더 높게 재난지원율을 설정해 지원 규모를 늘려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재난지원표준이나 재난지원율을 결정함에 있어서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해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2019년 이전 3년 연평균 매출 5억원, 2020년 잠정 연매출 2억원인 음식업의 경우 재난지원표준을 3억원이라고 하고 재난지원율을 40%라고 한다면, 재난지원액은 연간 1억 2000만원이 되므로 월 1000만 원을 지급하면 된다. 재난지원표준을 매출감소의 80%로 본다면 재난지원표준은 2억4000만원이 되고 재난지원액은 연 9600만원이 되어 월 800만원이 된다. 재난지원표준과 재난지원율이 결정돼 지원액이 정해지면 이 금액은 코로나19 재난상태가 지속되는 동안 지원할 필요가 있다.

#5. 지원 규모: 최소 70조원 안팎


지원 규모는 코로나19 재난피해 지원업체를 어디까지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피해 지원의 성격상 운수창고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예술스포츠문화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시설임대관리업 등 피해가 극심한 업체로 제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들 업종의 부가가치 피해나 매출 피해는 국세청이나 한국은행이나 통계청에서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업종이 국가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표2]에서 보듯이 합해서 약 23%, 규모로는 460조원, 매출로 환산하면 약 1500조원 정도다.

증세 대신 국채 발행하고 정부 예산 절감해야

매출이 240조원 정도 줄었다고 하고 재난지원표준을 180조원, 재난지원율을 40%로 잡으면 총 재난지원금 규모는 72조원이 나온다. 천문학적인 숫자이기는 하지만 2020년 3차 추경까지 합계 금액이 약 60조원인 것을 보면 그리 놀랄 규모는 아니다. 2020년 추경이 땜질식, 찔끔찔끔 임시방편적으로 지급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원칙과 계획을 세워서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지원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들 업종이 아니라도 특별히 피해를 본 다른 업종이 있을 수 있고(예컨대 의료복지서비스업) 또 이들 피해업종 중에서도 피해가 크고 작음에 따라서 지원 금액이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재단하기는 어렵지만 피해를 본 업종을 선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하고자 한다면 이 정도 규모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6. 재원조달과 재정의 문제

총 지원 규모를 70조원 정도라고 볼 때 이 금액은 2021년 재정으로는 과도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2021년도 소득 세수나 부가가치 세수 등은 2020년에 비해 크게 부족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국가재정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국가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수백만의 코로나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파탄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절대 옳지 않다. 그렇다고 재난지원을 위해 세수를 늘리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코로나 피해를 입힌 것이 국민이 아니라 정부의 불가피한 조치 때문일뿐더러 가뜩이나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세수를 늘린다면 성장이나 일자리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난지원액을 국채를 발행해 시장에 내다 팔거나 일부 학자의 주장처럼 한국은행이 떠안아 통화를 발행해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국채를 떠안는 방법은 매우 부적절하다. 인플레를 조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 대외 신인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강제적인 통화 발행을 통한 국채인수는 후진국에서나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설사 한국은행이 국채를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자발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지 강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다. 결국 국채를 발행해 국가재정건전성이 일시적으로 나빠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부당하다. 2021년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70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과 함께 향후 5년 혹은 10년 동안 그 국채를 순상환하는 강제적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예산의 경직성 경비를 동결하거나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아울러 임의성 지출 또한 의무적으로 동결하거나 감축하는 국회의결을 발동해야 한다. 물론 국회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재난지원금 규모를 훨씬 작게 잡을 것이다. 그리고 선별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모래알처럼 흩뿌릴 것이다. 코로나 경제위기를 전혀 극복하지 못한 채 수십만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젊은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 벼랑으로 내몰리고 말 것이다.

-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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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호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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