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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친문 分化 조짐 속 민주당 당권 전쟁 시작됐다 

정권 재창출 적임자, 대통령 하산 조력자는 누구? 

홍영표 출마 선언, 송영길·우원식·설훈 등은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
4·7 보궐선거 결과 따라 당내 최대 세력 친문 선택지 결정될 수도


▎2018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는 5월 초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국회 건너편에 자리한 대산빌딩. 주요 선거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에게 이곳은 ‘약속의 땅’으로 통한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대산빌딩에 선거 캠프를 차렸고, 다자 대결 구도 속에서 41.08% 득표율로 5월 9일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로부터 4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2021년 2월 현재, 대산빌딩에는 3개의 각기 다른 캠프가 들어서 있다. 3~4층은 인천시장 출신 송영길 의원(58·5선·인천 계양을)이, 5층은 서울시장 예비후보 우상호 의원(59·4선·서울 서대문갑)이, 7층은 이낙연 당대표(69·5선·서울 종로)가 사용하고 있다.

대산빌딩에서 밤새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던 그날도 벌써 4년 전 일이다. 어느덧 문 대통령의 임기도 1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대통령 임기 종료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건 차기 대선이 가까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거머쥐었던 이낙연 대표는 이변이 없는 한 3월 9일 이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당대표 임기는 2년이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권에 도전할 경우 대선 1년 전 대표직(職)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지지율 경쟁에서 다소 열세를 보이는 이 대표로서는 대표직에서 내려온 뒤에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워보겠다는 심산이다.

송영길은 3수, 홍영표·우원식·설훈은 첫 도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오종택 기자
이 대표가 사퇴한다면 당은 서열 2위인 김태년 원대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 전체를 지휘할 예정이다. 따라서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5월 초 개최가 유력하다.

정치 이벤트 일정상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 이후 차기 당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 사퇴 이전을 기준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예비후보는 홍영표(64·4선·인천 부평을) 의원 1명뿐. 그렇지만 당 안팎에서는 송영길·우원식(64·4선·서울 노원을)·설훈(68·5선·경기 부천을) 의원 등도 조만간 참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공교롭게 차기 민주당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인사들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도 예비후보로 거론됐었다. 설왕설래 속에서 차기 유력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 이낙연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히자 이들은 ‘백의종군’을 명분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굳이 대선주자인 이 대표와 정면 충돌하는 것보다 반년여 후를 도모하는 게 나을 거라는 정치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됐다.

자천타천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 선언한 홍 의원은 친문 성향으로 원내대표 출신이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상황실장을 지내는 등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 등과 함께 친문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다.

홍 의원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윤호중 민주당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6인회 멤버 중 한 명일 만큼 친문 색채가 강하다. 홍 의원은 친문 의원 56명을 중심으로 꾸려진, 제2의 ‘부엉이 모임’ 격인 ‘민주주의4.0’의 일원이기도 하다. 홍 의원의 공식 당권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3수생 송 의원은 신발 끈을 단단히 죄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그는 2016년 전당대회에서는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지만, 2018년 전당대회 때는 이해찬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송 의원은 최근 이란 선원 억류 해제 등 이란 국회와의 ‘의원 외교’에 주력하는 한편 국가·임대인·임차인이 상가 임대료를 분담하는 ‘임대료 분담제’ 시행을 위한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민생경제에도 몰두하고 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임대료 분담제 시행을 위해 감염병과 같은 재난 수준의 위기 발현 시 정부와 상가 임대인의 상가 임대료 직접 부담 의무를 명시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하며 오랫동안 부산에 공을 들인 송 의원은 지난해 연말 ‘부산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다.

한때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돌았던 우 의원도 당권 도전 몸풀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따르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더좋은미래’에서 활동하면서 보폭을 넓혀왔다.

원내대표를 역임한 우 의원은 2019년 발족한 을지로위원회에서 초대 위원장을 지낸 데 이어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는 전국균형발전위원장을 맡는 등 ‘정책 전문가’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우 의원의 당권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찌감치 이 대표를 돕기로 결심한 설 의원은 동교동 출신의 중진이다. 원래 설 의원은 친노·친문과는 결이 달랐지만, 최근 들어 청와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는 등 친문과 궤를 같이하려 한다. 출마 선언을 전제로 설 의원의 당권 도전도 이번이 처음.

설 의원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확산할 때 “나라면 윤석열 100% 해임”이라며 추 장관을 옹위했다. 또 지난해 연말 이 대표의 한 측근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돌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는 “검찰이 어떻게 했기에…”라며 검찰을 직격하기도 했다.

김민준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소장은 “현재로서는 홍영표·송영길·우원식·설훈 의원 등이 당권 주자로 거론되나, 4월 7일 보궐선거 결과 등에 따라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예비 후보들은 4월 7일 전까지는 주로 물밑에서 움직이겠지만, 그 이후로는 활동이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차기 당대표는 내년 대선 관리 중책 수행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운데),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차기 당대표는 어느 때보다 중책을 수행해야 한다. 예정대로 라면 민주당은 5월 초 당대표를 선출한 데 이어 9월쯤에는 차기 대선후보를 결정한다. 선거법 개정이 없는 한 내년 3월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어 6월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5월에 선출될 당대표의 임기는 2년인 만큼 이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당을 지휘해야 한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그리고 2020년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4월 보궐선거, 나아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가 2월 6∼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 관련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5.5%는 여당의 정권 재창출이 바람직한 대선 결과라고 답했다. 반면 야당으로 정권 교체가 바람직하다는 응답도 46.0%로 나타났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와 함께 4·7 보궐선거 관련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부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에 대체로 열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으나,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위로 나서기도 한다.

4월 보궐선거는 민주당 전당대회뿐 아니라 차기 대선 지형까지 변화시킬 만큼 파급력이 큰 이벤트라는 데 이견은 별로 없다. 만일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선전한다면 현재의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대표 양강 구도가 앞으로도 계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러나 여당이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한다면 일부 강성 친문을 중심으로 제3후보론과 함께 혁신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의 대선 캠프를 지휘하는 이용득 전 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의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돕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전 의원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조직 장악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2011년 민주당·시민통합당·한국노총이 합쳐 민주통합당으로 출범할 당시 산파 역할을 했던 사람 중 하나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였을 당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달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 정치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의 캠프를 이끄는 이 전 의원이 박 예비후보를 돕는다는 건 그만큼 이 지사로서도 보궐선거 승패의 의미를 무겁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신문(新文) 주류인 윤건영·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박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친문의 고민과 선택… 과도한 쏠림 없을 듯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우원식 수석부의장(가운데)과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월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택배 종사자 과로 대책 사회적 합의 정신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사상 초유의 거대 여당(위성정당 비례대표 포함 180석)으로 몸집을 불린 민주당은 올해 2월 현재 176석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한명숙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한 것을 시작으로 당 헤게모니를 쥔 친노·친문은 20·21대 총선을 거치면서 완벽하게 당을 장악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 가운데 친노·친문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을 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21대 국회 민주당 의석수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 81명 가운데 상당수 역시 친문으로 분류된다. 강선우·김남국·김용민·민형배·오영환·이수진·임오경·장경태·최기상·한준호·홍성국 의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친문 진영 내부적으로는 김경수 경남지사를 차기 대선주자로 염두에 두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김 지사가 여론조작 논란이 있었던 ‘드루킹 사건’으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차기 대선은 사실상 어렵다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으니 차분히 지켜보자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대선을 준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5·18 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오종택 기자
이에 친문 일각에서는 “현재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대표 이외에 제3후보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대안론’이 대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3선 도종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민주주의4.0’이 차기 대선에서 김 지사 대안 찾기 역할을 수행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친문으로서는 친문 적자(嫡子)를 후보로 내는 게 최선이겠지만, 끝내 실패한다면 이 지사 측과 이 대표 측으로 분화할 기미마저 엿보인다. 이 과정에서 친노·친문 간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조 친노는 문재인 정부를 참여정부의 연장 선상으로 보지만, 친문은 생각이 좀 다를 것”이라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차기 당대표는 대선 관리라는 중책을 맡는 만큼 친문 내부적으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친문과 교감할 수 있는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돼야 추후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네 후보 가운데 친문이라 할 인사는 홍 의원 1명이고, 나머지 3명은 친문과는 결이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前 대표’ 이해찬 재등판 가능성?


▎지난해 8월 26일 더불어민주당의 한 대의원이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 사진:오종택 기자
친문이 당을 장악했다고는 하지만 차기 전당대회에서 한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거란 예상도 있다. 친문 일색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은 데다 친문 내부적으로도 이미 구문(舊文)과 신문의 분화가 시작됐다는 주장이 뒷받침된다. 구문이 친노를 뿌리로 하면서 친문으로 확장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 전면에 등장한 2012년 이후 탄생한 세력이라 할 수 있다.

김민준 소장은 “적어도 차기 전당대회에서는 특정 후보에 대한 친문의 쏠림 현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전당대회 후보들의 정치적 능력·성향, 보궐선거 등 향후 정치 이벤트 결과 등에 따라 친문 다수의 선택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상황을 두루 고려해보면 차기 전당대회 향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는 역시 보궐선거다. 서울·부산 두 곳에서만 치러지는 만큼 전국 단위 선거는 아니다. 하지만 ‘미니 대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이 요동칠 수 있는 중요한 선거다.

현재 여권은 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 양자 대결로 승부가 전개되고 있다. 반면 야권은 제3지대 안철수·금태섭 예비후보의 1차 단일화에 이어 여기에서 이긴 사람과 국민의힘 후보 간의 최종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론조사를 통한 가상 대결에서는 야권 단일 후보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승부는 예단할 수 없다.

민주당의 고민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만일 부산을 내주고 서울을 이긴다면 사실상 승리로 간주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승리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또 두 곳 모두 내준다면 참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권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전패를 전제로, 일각에서 ‘이해찬 등판론’이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만큼 당 장악력이 뛰어난 이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재등판해서 대선까지 일사불란하게 지휘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주장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운영되지 않느냐”는 설명이 곁들여진다.

그러나 실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올 경우 당 안팎의 반발이 만만찮을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낙연 대표가 사퇴하면 김태년 원내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텐데, 또다시 비대위가 출범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반박이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2018년 당대표 선거 당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총선 승리가 마지막 역사적 소임’이라고 밝힌 사실을 떠올려보라”며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퇴임 기자간담회에서도 ‘저는 현역에서 은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많지 않다. 당원으로 돌아가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도 이해찬 재등판론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한마디로 퇴행”이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의 카리스마나 당 장악력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개인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만, 만일 보궐선거에 졌다고 해서 이 전 대표가 당 전면으로 돌아온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제2의 국보위(유신정권 붕괴 후 등장한 신군부가 통치권을 확립하기 위해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당이 그렇듯 민주당 역시 선거를 앞둔 요즘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의 근간이라 할 대의원과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최근 비공개 여론조사는 차기 당권의 향배를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당에서 시행한 차기 당권 관련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 송영길 의원이 선두로 나선 가운데 홍영표 의원이 2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우원식·설훈 의원은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승부의 열쇠 권리당원·대의원 잡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도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선거까지는 시간이 있을 뿐 아니라 보궐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도 기다리는 만큼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당대표 경선 룰을 보면 여론조사 결과를 가벼이 볼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 룰에 따르면 ▷전국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 ▷일반 국민여론조사 10% ▷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승부를 가린다. 당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당내 주류인 친문 세력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3년 전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때도 막판에 대의원들의 표심이 결집하면서 이해찬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선출하는 전당대회 때는 문파(文派) 사이에서 ‘118 캠페인’이 벌어졌다. 당대표는 기호 1번 이낙연 후보, 최고위원은 기호 1번 김종민 후보와 8번 신동민 후보를 찍자는 것이었다. 이·김 후보는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신 후보마저 문파의 적극 지원을 받은 덕분에 최고위원에 선출될 수 있었다.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던 신문 주류 박주민 의원도 예상을 깨고 17.85% 득표율로 선전했다. 반면 대선주자급이지만 비문으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4선 의원은 21.37%에 그치는 등 고전했다.

민주당 범친문 중진 의원은 “몇 개월 새 공기가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만큼 특정 후보에 대한 친문의 쏠림 현상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권 재창출의 적임자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안전한 하산을 도울 수 있는 조력자를 새 당대표로 선출해야 한다는 쪽으로 자연스레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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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호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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