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슈

Home>월간중앙>기업이슈

[시승기] ‘연비 끝판왕’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휘발유 1리터로 20.8㎞ 주행이 가능해?…실제 타보니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248㎞의 시승 구간 중 178㎞만 휘발유로, 70㎞는 모터로 운행
■ 주행 거리의 약 30% 세이브…국산 SUV 최고 복합 연비 체감


▎복합 연비 20.8㎞/ℓ의 니로 하이브리드. 사진 기아
기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는 2016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총 67만5798대가 판매됐다. 이는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전기차 모델인 니로 EV 판매량을 포함한 수치다. 니로는 해외에서 특히 인기다. 지난해까지 해외에서만 54만4641대가 팔려나갔다. 우수한 복합연료소비효율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친환경 SUV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기아는 2016년 1세대 니로 출시 이후 지난 1월 2세대 모델인 ‘디 올 뉴 기아 니로(The all-new Kia Niro, 이하 니로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국내 공식 출시에 앞서 1월 18일 진행한 사전 계약 첫날 계약 대수만 1만6300대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3월 출시된 4세대 쏘렌토(1만8941대)에 이어 기아 SUV 가운데 역대 둘째 기록이자 소형차급에서는 최고 성적이다.

지난 8월 24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충남 예산군 신암면을 거쳐 서울 광진구 자양동까지 총 248㎞ 구간을 니로 하이브리드로 운행했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시그니처 트림에 주행 중 영상 기록 장치(빌트인 캠) 등을 적용한 3900만원대 풀 옵션 모델이다.

니로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16인치 타이어를 장착하고, 빌트인 캠을 적용하지 않은 모델을 기준으로 ℓ당 20.8㎞다. 6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 등을 장착해 국산 SUV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복합 연비를 자랑한다. 보조 배터리 등을 활용하는 빌트인 캠을 적용하면 전력 소모량이 증가해 공인 연비가 ℓ당 20.5㎞로 다소 감소한다. 빌트인 캠을 장착하고 18인치 휠을 적용한 시승 차량의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18.9㎞였다. 여럿이 운행하는 시승 차량임에도 해당 모델의 공인연비(18.8㎞/ℓ)를 웃돌았다. 연료 게이지 아래에 숫자로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723㎞였다.

출근길 혼잡 시간을 피하고, 고속과 중·저속 주행 간 성능 차이 등을 비교하기 위해 가는 길은 국도 등 무료 도로 위주로 운행하기로 했다. 니로 하이브리드의 주행 모드는 ‘에코’와 ‘스포츠’ 뿐이다. 사용 빈도가 낮은 ‘컴포트’ 모드 등은 과감히 뺀 것으로 보인다. 연비가 돋보이는 차량인 점을 감안해 주행 내내 드라이브 모드를 ‘에코’에 뒀다.

가속력·코너링·승차감 모두 양호


▎니로 하이브리드의 후측면은 부메랑 형태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통합한 C필러가 눈길을 끈다. 사진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는 스마트스트림 G1.6 하이브리드 엔진과 32kW 모터를 탑재해 시스템 최고 출력 141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가속력, 코너링, 승차감 모두 전반적으로 우수한 편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하며 양호한 주행 성능을 보였다. 과속 방지턱 구간도 큰 충격 없이 잘 통과했다. 차량 전방에 다중 골격 시스템을 통한 하중 분산 구조를 적용해 핸들링과 제동 성능 등 전반적 기본기를 개선했다는 기아의 설명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다만 정숙성 측면에선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고속 주행 시 어김없이 풍절음이 귓전을 맴돌았다. 오르막길에서는 엔진 소음이 다소 거칠게 느껴지기도 했다.

가속력을 제대로 테스트하기 위해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고속도로 위주로 주행했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시승 당일 오후 차선 도색 공사 구간이 많아 서행과 지체가 반복돼 아쉬웠다. 내려가는 길보다 오히려 차가 더 막혔다.

니로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역시 연비였다.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 확인한 계기판의 평균 연비는 19.0㎞/ℓ로, 첫 출발 때보다 연비가 향상돼 있었다. 에코 모드 주행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엔진과 모터를 적절히 활용한 데다 서행 구간이 많아 연비가 나아진 것으로 판단됐다. 남은 주행 가능 거리는 545㎞나 됐다. 총 248㎞의 시승 구간 중 178㎞는 휘발유로, 70㎞는 전기 모터로만 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승 거리의 28.2%를 세이브한 셈이다. 운행 내내 에어컨을 가동하고 일부 구간에서 급가속한 점 등을 감안하면 훌륭한 실제 성적표였다.

차박 가능한 넓은 실내 공간도 돋보여


▎니로 하이브리드의 실내 디자인은 슬림한 대시보드와 도어를 연결하는 대각선의 조형이 인상적이다. 사진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의 외부 디자인은 ‘세련됐다’는 표현이 딱이다. 전면은 기아의 시그니처인 타이거 페이스 디자인을 후드에서 펜더까지 확장시켜 유니크한 느낌을 준다. 심장 박동을 형상화한 주간 주행등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 이미지를 연출했다. 측면은 우아한 볼륨을 강조한 캐릭터 라인의 모던함이 돋보인다. 부메랑 형태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통합한 C필러가 눈길을 끈다. 후면은 입체적 조형의 번호판 주변부와 와이드한 테일 게이트의 조화를 통해 모던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의 실내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슬림한 대시보드와 도어를 연결하는 대각선의 조형이 인상적이다. 대시보드에서 도어 트림으로 이어지는 대각선 사이에 10.25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모던한 느낌의 하이글로시 블랙 소재 센터 콘솔에 전자식 변속 다이얼을 조화시켰다.

기아는 운전자와 탑승객의 손이 자주 닿는 부분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등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윈도우 스위치 패널에 벤젠·톨루엔·자일렌이 첨가되지 않은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조 가죽 시트는 유칼립투스 잎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섬유를 활용했다. 차량 천장은 폐플라스틱(PET) 재활용 소재가 함유된 섬유를 사용했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차급을 넘어선 넓은 실내 공간도 강점이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했다. 3세대 플랫폼 기반의 설계를 적용해 1세대 니로 대비 길이를 65㎜, 축간 거리와 폭은 20㎜씩 늘려 공간 활용성을 강화한 덕분이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의 트렁크 적재 용량도 기존보다 15ℓ(총 451ℓ) 키워 수납성을 개선시켰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요즘 유행하는 차박(차에서 숙박)도 가능해 보였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에 전방 충돌 방지, 차로 이탈 방지, 차로 유지, 하이빔 보조 등의 운전자 보조 기술을 기본 적용했다. 차량 자세 통합 제어(VSM),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경사로 밀림 방지 등의 안전 시스템도 기본 사양이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하이패스, 패들 시프트, 크루즈 컨트롤, 공기 청정, 오토 디포그 등의 편의 사양도 기본적으로 갖췄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