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재촉하는 빗물 머금고 핀 매화(전남 구례). / 사진:박종근 비주얼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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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가장 주목받는순간을 안다그 순간을 기다려 방아쇠를 당긴다화염이 터진다 얼굴이 찢어진다언 땅 위에서 위험에 던져진 높은 가지들 사이에서찬비를 뚫고 오지 않는 저녁의 한쪽 옆구리를 향해 나선형을 그리며 날아간다계절을 다시 만나지 않을 것처럼 차갑고 냉정하게
※ 고영민 - 200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악어],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 [구구], [봄의 정치]가 있다. 박재삼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