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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 식품업계와 농어가(農漁家) 상생 현장(2) 

‘맛있는 상생’ 팔 걷어붙인 오뚜기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제주 맛집과 손잡고 현지 재료 활용해 ‘제주똣똣라면’ 선봬
‘계약재배’로 국산 농산물 원료화… 농번기 봉사활동 눈길


▎오뚜기가 최근 제주 로컬 맛집 ‘금악똣똣라면’과 협업해 제주 지역 전용 제품인 ‘제주똣똣라면’을 출시해 화제다. 마늘, 돼지고기, 대파 등 ‘제주산’을 사용해 지역 농가와 상생을 도모한 제품이다. /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농가 상생’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가파른 생산 원가 상승과 판로 축소, 수요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가를 위해 ‘윈윈(win-win)’ 모델 구축에 나선 것.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발맞춘 행보로, 단순 기부가 아닌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농어가와의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뚜기는 관련해 지난해 10월 ‘한국농업 상생발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산 농산물 계약재배, 국산 종자 사용 등이 핵심이다. 오뚜기는 이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농어가와의 상생 경영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지역 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한국 대표 식품 기업인 오뚜기는 그동안 농어가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사상 처음 연결 기준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오뚜기는 농어가와 협력해 이룬 외형 성장에 이어 내실 강화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국내 농어가와의 지속적 상생을 위해 지난해 ㈜오뚜기를 비롯해 오뚜기라면, 오뚜기냉동, 오뚜기제유 등 관계사 임직원으로 구성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오뚜기 TFT’는 핵심 과제로 ▷계약재배 ▷국산 농산물 소비 증대 ▷국산 종자 사용 ▷오뚜기 농업모델 구축 등을 선정했다. 현실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고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을 목표로 한다.

우선 국산 종자 사용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국립종자원이 개최한 ‘기업 맞춤형 종자 교육 과정’에 첫째 기업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교육에서는 식품 생산 원료가 되는 양파, 대파, 고추 등 9개 작물의 품종별 특성, 국내 생산 동향 및 신품종 개발부터 농산물 수확, 제품 생산 과정까지 종자 산업 전반에 대해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가 카레, 짜장 등 주요 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농산물의 국산 종자 사용 확대를 위해 국립종자원에 특별히 교육 개설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뚜기는 아울러 계약재배를 통해 수매한 다양한 지역 농산물을 제품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국산 다시마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전남 완도군의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자 ‘완도산 다시마’를 제품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완도산 청정다시마 2개를 넣어 깊은 감칠맛을 살린 한정판 ‘오동통면’을 선보였고, 다시마를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린 ‘오동통면’이 큰 호응을 얻자 오뚜기는 해당 제품을 정식 리뉴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다시마를 주원료로 한 식초를 선보기도 했다. 오뚜기 ‘다시마식초’는 아미노산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완도산 다시마를 정성껏 침지·숙성시켜 만든 100% 발효식초다. 요리의 맛과 기능을 더하기 위해 녹차 추출물을 첨가한 것도 특징이다. 양조식초 대비 유리 아미노산 함량이 9배 이상 높아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게 오뚜기의 설명이다.

오뚜기는 이밖에 경상도 지역에서 수매한 양파를 ‘3분 카레·짜장’ 등 레토르트 식품에, 쌀을 즉석밥에 사용한다. 최근에는 즉석국 제품인 ‘오뚜기 맛있는 육개장’에 기존 사용하던 수입산 대파를 국내산으로 전환한 바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가치소비’에 동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기업과 지역 농가 간 상생의 가치를 내세운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농·어민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2012년 8월 출범한 ‘오뚜기 봉사단’을 앞세워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함영준 회장을 비롯해 한국농업 상생발전 TFT와 오뚜기 봉사단이 경북 의성 양파 재배지에 방문해 바쁜 농번기에 부족한 일손을 돕는 봉사 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오뚜기 TFT’ 가동… ‘윈윈’ 모델 구축

오뚜기는 또한 매월 오뚜기 공장 또는 영업지점이 위치한 지역 내 노인주간보호센터,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요리 등 재능기부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 푸드트럭인 ‘옐로우 키친(Yellow Kitchen)’을 활용해 회사 제품으로 만든 음식을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오뚜기는 지역 맛집과 손잡고 그 지역만의 특별한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거나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린 특화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제주 로컬 맛집 ‘금악똣똣라면’과 협업해 제주 지역 전용 제품인 ‘제주똣똣라면’을 출시해 화제다. 정식 출시에 앞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선공개 된 제주똣똣라면은 얼큰하고 진한 진라면에 금악똣똣라면의 레시피를 더한 제품이다.

오뚜기는 마늘, 돼지고기, 대파 등 ‘제주산’을 사용해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도모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자란 마늘로 만든 큼직한 동결건조 마늘블럭을 첨가했고, 제주산 돼지고기로 만든 후레이크와 건조 대파를 듬뿍 넣은 건더기 스프를 별첨했다. 양돈업계를 돕기 위해 소비자 비선호 부위인 돼지 뒷다리살을 활용한 것이 특징인 제품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따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농가 상생’을 추진하고, 국내 농산물 소비 촉진 등 농가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대표 식품기업으로서 지역 농어가와의 상생을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307호 (202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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