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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 식품업계 상생 현장(3) 

지역 소상공인 판로 확대 앞장서는 hy(옛 한국야쿠르트)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야쿠르트 아줌마’가 보장하는 전국 특산품 선별해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판매
‘동네 전문가’ 추천 ‘로컬 상품’으로 입소문… 홍보 힘든 자영업자 고민 해결사


▎hy 프레시 매니저가 직접 추천한 지역 특산품을 ‘매니저의 추천’을 통해 구매한 소비자에게 배송하고 있다. / 사진:hy
'야쿠르트 아줌마(현 프레시 매니저)’로 대표되는 hy(옛 한국야쿠르트)가 상생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정 지역 특산품이나 맛집 메뉴를 hy 온라인몰에 입점시켜 판매하는 ‘매니저의 추천’ 제도를 통해서다. 각 지역을 꿰뚫고 있는 전국 프레시 매니저가 보장하는 특산물 등을 판매하는 만큼 고객 반응도 좋다.

매니저의 추천 서비스는 hy가 주력하는 지역 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다. 프레시 매니저가 추천한 지역 특산품 등을 hy 온라인몰 ‘프레딧’을 통해 판매하는 구조다.

매니저의 추천에 입점한 소상공인은 저렴한 수수료로 150만 명 회원 규모의 온라인 판매 채널과 ‘전국구 신선 유통망’을 제공받게 된다. 온라인 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전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판로 개척 지원 프로그램인 셈이다.

매니저의 추천 사업은 전국 1만1000여 명 규모의 프레시 매니저 네트워크를 중점 활용한다. hy 프레시 매니저의 평균 근속연수는 12년, 하루 평균 이동 거리는 18㎞다. 본인 활동 지역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추천하는 만큼, ‘로컬 맛집’과 ‘로컬 특산물’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 배달도 ‘동네 전문가’ 프레시 매니저의 몫이다. 대부분의 제품을 프레시 매니저가 냉장 카트 코코를 활용해 ‘신선한 상태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한다.

매니저의 추천은 2021년 8월 ‘프레시매니저 PICK’이란 이름으로 제주도 특산품 ‘올레꿀빵’과 ‘찰보리 케이크’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약 1년 만에 판매 품목 수가 100개를 넘어섰다. 전국 프레시 매니저가 추천한 700개 제품 중 엄선해 입점시킨 품목 수다. hy에 따르면 매니저의 추천 누적 매출은 지난 4월 기준 약 21억원이다.

매니저의 추천은 프레시 매니저 수입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제품을 제안한 프레시 매니저는 전체 매출의 일부를, 제품을 전달하는 매니저는 배송 제품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hy에 따르면 프레시 매니저에 지급된 총 수수료는 약 1억6000만원이다.

hy 관계자는 “프레시매니저 PICK 입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철성’과 ‘계절성’”이라며 “고객 반응이 좋은 제품을 살펴보면 특정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초당 옥수수’나 보양식으로 좋은 추어탕, 명절에 많이 찾는 한과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레시 매니저가 전달하는 제품이다 보니 무게가 최대 2㎏이 넘지 않는 상품 위주로 선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레시 매니저 수입 향상에도 기여


▎hy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판매 중인 제주 지역 특산물. / 사진:hy
매니저의 추천 제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판매자(입점 업체)의 마케팅 비용 절감이다.

지역 소상공인은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마케팅 비용이 늘 버거운 부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채널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이 부분이 더욱 큰 부담 요소가 되고 있다.

만약 처음 온라인 판매 루트를 개척하거나 판로를 확장하는 입장이라면 부담이 더더욱 클 수밖에 없다. 소규모 업체는 입점 플랫폼을 선정하고, 판매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일마저도 두루 부담이다.

반면 매니저의 추천은 올라타기만 하면 된다. 온라인 전용 판매 채널을 별도로 개설할 필요가 없다. 제품의 특장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 형태의 물품 소개서만 있으면 된다. 다만, hy의 깐깐한 제품 선정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그 기준을 넘어서면 hy가 온라인 마케팅을 전담하는 구조다.

입점 업체는 마케팅 부담을 던 만큼, 본연에만 충실하면 된다. 주문·생산(제작)과 프레시 매니저에게 배송하는 제품의 품질 완성도(신선도 등)를 유지·향상하는 데 전념하면 된다는 얘기다.

둘째, 매니저의 추천의 이익 배분 구조다.

현재 매니저의 추천은 입점 업체, 지역 소상공인의 제품을 프레딧에 추천한 프레시 매니저, 주문 받은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프레시 매니저 등 3자 모두에게 판매 금액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다. 회사의 이윤이 조금 적더라도 상생을 위해 정한 인센티브는 원칙적으로 제공한다는 게 hy의 설명이다. 독특한 수익 배분 구조다.

셋째, 입점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상품 카테고라이징 시스템이다.

기존 오픈마켓은 특정 품목을 검색할 경우 경쟁 업체 제품과의 동시 노출이 불가피하다. 동종 업종 또는 업체 간 출혈 경쟁을 피할 수가 없는 구조다.

반면 매니저의 추천은 hy 차원의 철저한 제품 브랜드 검증과 동일 상품 배제를 원칙으로 한다. hy는 프레딧의 지속가능성을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실행의 주춧돌로 삼고 있다. 소상공인이 동일 품목 카테고리 안에서 경쟁하는 구도를 선제적으로 막는 이유다.

hy 관계자는 “매니저의 추천 사업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와 함께 프레딧 상품 카테고리 확대라는 윈-윈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판매자는 ‘단독 판매권’은 물론 150만 명 구독자 바탕 오픈 마켓이라는 ‘홍보 채널’을 앞세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308호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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