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Home>월간중앙>투데이 포커스

어게인 위성정당? 이재명 ‘준연동’ 유지에 정치권 시끌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칼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 없어” 정당방위 주장
한동훈 “이재명 심판해야”, 이준석 “개혁신당도 위성정당 가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22대 총선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준연동(형)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의당과 함께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준연동형제는 정당득표율만큼 지역구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더 배분하는 것으로 거대 양당 독식 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제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하며 준연동형제가 도리어 거대 양당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꼼수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위성정당 창당이 가능한 준연동형제 유지와 관련해 네 차례 사과하면서도 이를 여당 공세에 대한 “정당방위”라는 취지로 말했다.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준연동형제가 유지될 것을 대비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창당발기인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며 “같이 칼을 들 수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낙연 “정치양극화 극대화하는 망국적 발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의 준연동형제 유지 선언에 정치권은 비판적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각자 유불리를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결국 지난 선거와 다름없는 선거를 하게 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개혁신당도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000만 대한민국이 큰 영향을 받을 선거제도를 이재명이라는 사람 한 명 기분에 맞춰서 정한다는 게 정말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4월 10일 선거(22대 총선)에서 이를 심판하지 못하면 이 대표의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하는 민주주의 파탄이 더 심화되고 지속될 것”이라고 심판론을 제기했다. 앞서 민주당이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놓고 현행 준연동형제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두고 전 당원 투표를 검토했다가 모든 결정을 이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맞붙었으며,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기존 양당독점 정치구조와 정치양극화의 폐해를 극대화하는 망국적 발상”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