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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특집 | 화제 당선인] 돌아온 ‘총선 승리’ 아이콘 전현희 

“의사 증원은 백년지대계… 尹정부, 아마추어적 탁상행정”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서울 중·성동갑에서 ‘저는 임차인’ 윤희숙 따돌려 3선
“정권 심판 국민 열망 확인… 명령 충실히 수행하겠다”


▎22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중구·성동구갑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4월 11일 성동구 선거사무소에서 손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전 당선인 오른쪽은 그의 어머니. / 사진:연합뉴스
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중구·성동구갑에서 1위를 차지한 전현희(60)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한국 최초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지녔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해 2016년 20대 총선 서울 강남구을에서 당선했다. 강남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건 24년 만이었다. 그가 당시 민주당 총선 승리의 아이콘이 된 계기였다. 전 당선인은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이번 총선에서 전략 공천됐다.

국민의힘은 중·성동구갑에 윤희숙 후보를 배치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임대차 3법’을 강행하던 2020년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본회의 5분 자유 발언으로 유명해졌다. 단숨에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던 그는 그러나 이듬해 권익위가 발표한 부친의 농지법 및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이 논란이 되자 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권익위원장이 전현희 당선인이다. 윤 후보가 ‘운동권 청산’을 기치로 전략 공천되자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권익위원장 임기를 채운 전 당선인을 저격수로 배치한 이유다. 유권자들은 6478표(5.23%p) 차이로 전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전 당선인은 소감을 묻자 “선거 과정에서 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매우 높다는 걸 확인했다”며 “그런 국민의 마음을 챙기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냥 기쁘기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다음은 전 당선인과의 일문일답이다.

상대 후보가 만만치 않았다. 승리 원인이 뭐였다고 보나?

“대한민국을 강타한, 무도하고 오만과 불통으로 대표되는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 열기가 가장 크게 작용을 했다고 본다.”

지역구 주요 현안과 해결·개선 방안은?

“성동갑은 ‘성동에 살아요’라는 구호를 주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만큼 서울에서도 살기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이 불편해하는 부분이 교육 여건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졸업 후 중·고등학교 갈 때쯤이면 교육 환경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간다는 얘기가 많더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있는데 중학교가 없는 곳이 있고, 고등학교 규모가 작아서 내신 등 경쟁력 면에서 불이익을 받는데도 있다. 바로 개선에 착수해야 할 현안이다. 성동은 젊은 엄마, 아빠가 많아 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20대 청년 인구 비중도 매우 높다. 제 주요 공약 중 하나가 ‘아이 키우기 좋은 성동’이다. 청년과 젊은 부모들이 성동에서 정착해 잘 살아갈 수 있는 정책과 대책을 마련하는 데 신경을 쓰려고 한다.”

성수동 재개발은 잘 추진되고 있나?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 진행 속도가 좀 늦어서 주민들이 불편해하시는 게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합심해 사업이 최대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의사 출신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한 입장은?

“기본적으로 확대는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의대생 수를 2000명이나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의대 정원 확대는 단지 학생 숫자만 늘리는 게 아니라 충분한 교수진 등 교육 여건을 확보해야 하고, 또 의사 단체나 야당과 소통하면서 정말 100년 뒤를 내다보는 절차와 방법으로 진행해야 하는 사안이다. 의료계 반발은 물론 국민들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까지 야기한, 굉장히 아마추어적 행태다.”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 전반에 관한 평가는?

“무도하고 무능하고 무지한 ‘3무 정권’이다. 정책을 실천하는 과정에 있어서 오만하고 독선적이고 심지어 국민들과도 소통하지 않는 불통 정권이다. 국민들께서 총선에서 투표로 심판을 하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얘기도 안 할 수 없다. 논란이 됐던 일부 후보 등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된 후보는 민주당뿐 아니라 국힘에도 많았다. 선거 막판에 언론들이 너무 민주당만 조명하고, 부풀려 보도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민주당도 반성할 부분은 당연히 반성해야 한다. 무조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언론의 형평성 있고 공정한 보도가 이뤄지지 못했던 데 대해선 아쉽다는 생각이다.”

조국당과는 각자 역할 하면서 시너지 내야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이 대표를 둘러싼 리스크는 정권의 탄압과 검찰의 불공정한 검찰권 행사로 인해 억울하게 누명을 쓴 부분이 많다. 재판 과정에서 다 확인이 되겠지만 제대로 된 증거조차 없다. 점차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과 손잡을 가능성은?

“민주당은 수권 정당으로서 좀 더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모습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도 총선 뒤 현충원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민생을 더 챙기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검찰 개혁이나 국가 권력기관 개혁 등의 부분에 집중해 나갈 걸로 예측된다. 두 정당의 방향성이 비슷한 만큼 서로 잘 협조해 의정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당이 가진 고유의 색깔이 다른 만큼 합당보다는 각자 영역에서 서로 역할을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3선 중진 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구체적으로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진 않았다. 다만, 제게 주어진 국민들의 열망이라든지 명령에 대해 충실하게 잘 실천을 하고 역할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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