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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 기자의 공개 못한 취재수첩] “500만 달러는 술값으로 하겠다” 

그리스 선주가 “16% 깎자”…한국 정부선 ‘차관 보증 못해준다’ 돌변
정주영의 조선업 도전⑦ 

조선소를 건설하기 위한 정주영 회장의 행보는 사실 눈물겨운 과정의 연속이었다. 모든 일이 성공한 다음의 회고는 웃음이 묻어나게 마련이지만 가난한 한국의 일개 건설업자에 불과했던 사람이 유럽의 중심부를 파고들며 차관을 하고 26만t에 달하는 유조선을 발주해달라고 선주를 찾아다닌다는 것은 누가 봐도 미쳤다고 할 만큼 어려운 고행이었다. 전 현대중공업 사장이었던 유관홍 성동조선 회장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무렵은 가발 팔러 다니고 그럴 때 아닙니까? 가발 한 컨테이너 해봐야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 당시 우리나라 전체 수출 물량이 12억 달러가 안 되던 때고 지금 생각하면 (2006년 12월, 세계 11번째 3000억 달러 달성) 정말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인데, 조선업을 누가 하겠다고 했겠습니까? 조선소를 봤다고 하는 기업인도 몇이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엄청난 조선산업은 엄두조차 내는 사람이 없었을 거라고요. 지금의 현대중공업을 보면 조선산업이 어떤 거다 하는 걸 짐작할 수 있을 테니까 이런 덩치를 그 당시로 가져가서 생각한다고 해보세요. 나설 사람이 있었겠습니까? 지금에 와서 현대가 시작 안 했으면 누군가는 했겠지, 그렇게 가상적으로 말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지요. 그런데도 자꾸 누군가는 했을 거라고 (정 명예회장을) 평가절하한다면 그건 당장 반문을 해볼 수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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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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