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8월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에 참석한 5대 재벌 총수들이 착잡한 표정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부터 손길승 SK 회장, 정몽구 현대 회장, 김우중 대우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고개를 숙인 재벌 총수들의 모습이 당시 재계와 정부의 관계를 보여주는 듯하다.1997년 말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이른바 5대 재벌의 부채비율 평균은 473%에 달했다. 당시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외환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를 ‘재벌의 과도한 차입경영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60년대 경제개발 이후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고, ‘한강 기적’의 1등공신으로 여겨졌던 재벌은 이때부터 외환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IMF와 협의 후 재벌의 부채비율을 99년 말까지 200%로 축소시키라는 지침을 내렸다. 빚을 끌어다 써도 모자랄 판이었지만 재벌들은 오히려 이 지침을 초과 달성했다. 외환위기 와중에 부도 처리 된 대우그룹을 제외한 4대 그룹의 평균 부채비율은 98년 말 235%로 떨어졌고, 99년 말에는 148.8%까지 낮아졌다. 30대 재벌의 부채비율도 200% 이하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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