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상징’이 팔리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이 알토란 같은 사옥까지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일본계 자본이 이런 빌딩을 사냥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기관투자가도, 수백 억원대 사모펀드를 결성한 개인투자자도 있다. 신영에셋 홍순만 이사는 “일본 자본은 500억원대 빌딩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빌딩 시장에서 막 전개되고 있는 ‘엔화의 공습’을 취재했다.
A중소기업은 지난해 직원교육센터 용도로 건립한 오피스 빌딩을 팔았다. 서울 알짜배기 땅에 위치한 6층 규모의 그럴싸한 빌딩이다. 이 회사는 ‘돈맥경화’를 해소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고 매각 배경을 밝혔다. 1000만원짜리 어음 한 장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는 불황기.
빌딩마저 팔리지 않으면 자칫 ‘죽음이 예정된’ 바다로 빠져들 수 있다. ‘미소지움’ 브랜드로 유명한 신성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강남 사옥을 매물로 내놨지만 팔리지 않았다. 신성건설은 결국 법정관리 신세를 지게 됐다. B중소건설업체는 최근 돈 가뭄에 시달린 끝에 사옥을 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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