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Culture 화제의 전시 - 가을과 겨울 사이, 사진과 당신 사이 

구본창의 ‘제주풍경’, 이갑철의 ‘가을에’ 

낙엽 진 가을을 지나 겨울을 바라보는 11월, 지난가을과 다가올 겨울을 생각나게 하는 사진전이 열린다. 먼저 하얀 눈발이 날리는 겨울 제주 모습. 사진가 구본창(58)의 사진전 ‘제주풍경’의 작품들이다. 구본창 작가는 이번 제주풍경 전시에서 그동안 보여주었던 ‘화이트’ ‘시간의 그림’ ‘자연의 연필’ 등 일련의 섬세한 밝은 계열의 풍경을 탈피해 강한 흑백으로 구성된 화면을 보여준다. 컬러사진이지만 마치 흑백사진처럼 보이는 이 사진들은 때마침 내리는 눈발의 흩날리는 점들과 함께 마치 수묵화처럼 비현실적인 세계로 안내한다. 익히 봐왔던 제주도의 화산암과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이다.



구본창은 한국 현대사진계에 한 획을 긋는 인물이다. 사진에 대한 출발부터 남달랐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독일로 유학을 떠나 사진을 전공했다. 이후 사적이고 내면적인 의식세계를 표현해 기존 사진과 다른 하나의 장을 열었다. 이런 그의 사진은 한국 사진계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80년대 귀국한 그는 유학 1세대 작가들을 모아 한국 최초로 해외에서 단체전을 기획하는 등 활동을 했다. 또한 패션사진 등 대중적 영역에서도 유연하고 활발한 태도로 임했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 ‘포착하는 사진’에서 ‘만드는 사진’으로 전환을 주도했다. 다양한 사진적인 실험과 도전으로 사진의 표현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거창한 무언가를 찾기보다는 잃어버리고 사라지는 것들, 작은 것들에 대해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새롭게 창조하기도 했다. 10월 28일 시작한 이번 전시회는 서울 종로구 트렁크갤러리에서 11월 24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2-3210-1233.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111호 (2011.11.0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