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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화제의 전시 - 보이는 것 너머를 상상하라 

이우환 화백 개인전 ‘대화’ 갤러리 현대에서 12월 18일까지 전시 

신수진 사진심리학 박사
현존 작가 중 세계무대에서 가장 인정받은 한국인. 철학적 사유와 절제된 표현의 완벽한 조화. 이우환(75) 화백의 신작을 12월 18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6월에 아시아 작가로서는 세 번째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전관에서 회고전을 열어 중량감이 더해진 노작가의 신작은 이전보다 더욱 간결하고 명상적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다채롭다기보다는 일관되고 안정돼 있어 자칫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그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넓은 여백과 크고 작은 점 하나. 보이는 것만으로 그의 작품을 읽으려 하면 고가의 작품을 소장하기보다는 직접 그리려 드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이보다 더 간략할 수 없을 정도의 극한을 추구하는 작가의 정신을 통해서 보이는 것 너머를 상상하는 시도만이 이우환의 작품 세계로 들어가는 길이다.



‘대화(Dialogue)’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전시에 선보인 10점은 중립성과 엄격함으로 요약되는 작가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우환의 세계에서 그는 대화의 주체이자 매개자이다. 그림을 그리기 전 그는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눈다. 호흡을 가다듬고 정신을 맑게 유지하는 연단의 과정을 통해서 작품에 직접적으로 자신을 투영해 내기 위한 준비를 지속하는 것이다. 그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운동이나 수련과도 같은 것이어서 멈추어서는 안 되고 다른 것과 바꿀 수도 없는 삶의 방식이다. 한번 붓을 들면 망설임 없는 자기 확신만이 완전한 형태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나 자신이 아닌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성찰의 끝에서 점 하나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것이 이우환이 자신의 작품과 나누는 주체적 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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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호 (201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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