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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메뉴로 뿌리 내리고 ‘치맥’으로 수출길도 넓혀 

치킨 본고장 미국에 역수출 … 레드오션 되면서 ‘창업자의 무덤’ 오명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전체 외식업종의 매출이 2.3배 증가할 동안 치킨 업종 매출은 9.2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다양한 치킨 메뉴가 나오고 ‘치맥(치킨+맥주)’이 인기를 얻으면서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인기 드라마에 종종 치맥이 나오면서 중국 등지로 수출길도 넓어졌다. 치킨집 창업 열풍도 거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국의 치킨집 수는 3만1139개에 달했다. 특별한 기술이나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 않아 ‘치킨집이나 차려볼까’라고 가볍게 생각하는 은퇴자가 많다. 그러나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한 까닭에 ‘창업자의 무덤’이기도 하다. 명암이 엇갈리면서도 나날이 진화하는 ‘치코노미(Chicken+Economy)’의 세계를 짚어봤다.


‘치킨게임(Chicken Game)’이란 용어가 있다. 국제정치학에서 논의되는 게임이론 중 하나다. 쉬운 말로 끝장 승부다. A와 B가 마주보고 돌진하는 과정에서 먼저 피하는 쪽이 진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가 양보하지 않아도 둘 다 파국을 맞게된다. 국내 치킨 업계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치킨과 관련한 창업 열풍 탓이다. 소자본으로 가게를 차릴 수 있는데다 꾸준한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치킨전문점, 일명 치킨집은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업 분야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지난 10년 간 ‘치킨’이 결합된 상표 출원 건수는 약 260%가 증가했다. 2007년 이전엔 100여 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554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개인 출원은 421건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이러다 보니 치킨집은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 됐다. 오랜경기 불황과 저성장으로 기업에서 명예퇴직하고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두드러진 현상이기도 하다. 치킨집을 창업하고 나서는 핵심 상권은 물론이고 흔한 동네에서도 몇 걸음만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경쟁상대와 피할 수 없는 치킨게임을 벌여야 한다. 치킨계의 치킨게임이다. 박은희 특허청 상표심사2과장은 “국내 외식시장의 성장과 드라마를 통한 ‘치맥(치킨+맥주)’ 열풍, 각종 스포츠 이벤트 특수(特需)에 힘입어 치킨집 창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치킨집 창업자 중 절반가량이 창업 3년 이내에 휴업이나 폐업을 한다는 보고서가 있다”고 우려했다. 누구나 ‘황금알을 낳는 닭’을 꿈꾸면서 창업에 뛰어들지만, 모두가 황금알을 얻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통계를 더 들여다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국의 치킨집 수는 3만1139개에 달했다. 2011년보다 2044곳이 늘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2년 이후로 치킨집은 연 평균 2348개씩 증가했다. 산이나 강을 제외한 대지 면적 기준으로 전국에 평균 170m마다 1곳씩 치킨집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10곳 중 7곳은 BBQ·교촌치킨 등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다. 다른 외식 업종과 비교해 유독치킨의 소비가 얼마나 많은지도 눈에 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전체 외식 업종의 매출이 2.3배 증가할 동안 치킨 업종 매출은 9.2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닭 소비량은 2002년 8.9마리에서 2012년 12.9마리로 늘었다. 치킨의 공이 크다.


무한경쟁 늪에 빠져든 치킨집

이와 달리 그만큼 레드오션이 됐음을 보여주는 암울한 통계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치킨집 1곳당 연간 순소득은 2006년 2480만원에서 2009년 2124만원, 2012년 2032만원으로 감소했다. 국세청이 집계한 국내 근로소득자 1인당 연 평균 급여인 2798만원(2012년 기준)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치킨집 창업 이후 3년 안에 휴업 또는 폐업을 한 경우가 49.2%에 달했으며 창업한 지 10년 후 치킨집이 생존한 경우는 20.5%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난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치킨집 창업 열풍이 휴·폐업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렇다 할 기술 없이 손쉽게 창업할 수 있고 수요도 많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웬만큼 잘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시장이 됐다.

치킨집 창업자들에게는 썩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역설적으로 무한경쟁 속에 치킨산업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올 3월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192곳. 매장이 살아야 회사가 살아남는 이들 업체는 꾸준히 새 메뉴를 만들거나, 가족 단위로 맥주와 함께 치킨을 즐길 수 있는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는 등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업체들로서는 괴로운 이야기일는지 몰라도 소비자들로서는 반길 만한 이야기다. 양념치킨이나 프라이드치킨이 아니라도 파닭·고추치킨·마늘치킨 등 이전보다 다양해진 메뉴 안에서 취향대로 치킨을 고를 수 있는 시대다.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굽네치킨은 올 7월 복날을 맞아 여름철 한정 신제품인 오복치킨을 출시해 호응을 얻었다. 생강·계피·감초·인삼 분말 등을 첨가한 구성으로 회사 측은 앞으로도 이 같은 특별 메뉴 출시에 나설 계획이다. 일반 메뉴만으로는 성수기에 경쟁이 극심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거성치킨도 8월 들어 꿀과 땅콩을 가미한 허니넛치킨 등 7종의 새 메뉴를 출시하면서 소비자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소담치킨은 5월에 출시한 인절미치킨으로 여성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끊임없는 새 메뉴 개발로 소비자 유혹

경기도 분당에서 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58)씨는 이런 새 메뉴의 등장에 대해 ‘반갑다’고 표현했다. 그는 은행에서 25년 간 근무하고 퇴직해 3년 전부터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들어 며칠 사이 바로 인근에 치킨집 두 곳이 생기면서 경쟁이 심해져 노심초사하는 날이 많아졌다” 면서도 “새 메뉴 출시 이후 호기심에 주문했다가 단골이 된 고객들이 늘어 힘이 된다”고 전했다. 독자적인 조리 기술이나 영업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대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로서는 레드오션을 극복하려는 차원에서 이어지는 업체 측의 ‘메뉴러시(Menu Rush)’ 전략에 그만큼 기댈 수밖에 없다.

레드오션이 된 국내 시장이 가져온 반사효과는 또 있다. 바로 한국 치킨의 해외 진출이다. 어찌 보면 국내에서보다 상승세가 한층 매섭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최근 반응이 뜨겁다. 주목할 나라가 중국이다. 올 2월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는 7월에 한국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대 강연에서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모았다”고 말할 만큼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 TV로 정식 방영이 되기도 전에 인터넷에서만 38억뷰를 돌파했다. 주연을 맡은 배우 전지현과 김수현은 현지에서 스타덤에 올랐다. 별그대가 중국에서 가져온 효과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치맥 열풍이다.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이 치맥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중국 소비자들을 매혹했다.

별그대가 화제를 모으기 전까지 중국에서 치킨은 보통 콜라 등 탄산음료와 즐기는 음식이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는 원래 치맥이란 게 없었는데 드라마를 보고 치킨과 맥주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이에 국내 업체들이 중국을 다시금 떠오르는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압구정 에프엔에스는 치킨 브랜드 돈치킨의 중국 진출을 위해서 7월에 북경소공동찬음관리유한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 투자 형태로 8월부터 베이징에서 매장 운영에 들어갔다. 다른 기업들도 새로 진출을 준비하거나, 이미 진출한 경우 현지에서 사업을 확장하기로 하고 보폭을 넓히는 데 여념이 없다.




국은 한국 따라 ‘치맥 타임’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인 제너시스BBQ는 해외 진출에도 그만큼 활발한 업체다. 세계 30여 개국에서 350여 BBQ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중 가장 먼저 진출한 곳이 중국(2003년)이다. 가까운 동시에 한국과 문화적 정서가 비슷한 중국이야말로 치킨의 다음 행선지로 제격이라는 판단이었다. 판단은 주효했다. 이 회사 역시 최근 별그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터넷 방영 이후 현지에서 치킨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0% 급증했고 ‘BBQ 치맥 세트’는 매출이 50% 증가했다. 교촌치킨도 지난해 5월 문을 연 상하이 즈텅루점이 올 3월에 개점 때와 비교해 매출이 대폭 증가할 만큼 인기다. 치킨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화제의 중심에 선 이야깃거리가 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난 셈이다.

중국만이 아니다. 가깝게는 몽골·베트남·태국·인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부터 멀게는 미국·캐나다·브라질·호주·사우디아라비아·스페인·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우리나라 치킨이 진출한 세계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업계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국이 60여 곳, 해외 매장은 400여 곳인 것으로 추산한다. 이전까지 주로 재외 교포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다면 요즘은 현지인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공략한다. 교촌치킨은 2011년에 윙 메뉴로 미국 NBC가 선정한 ‘뉴욕 베스트 그릴윙 3’에 꼽힐 만큼 맛을 인정받았다. 치킨의 본고장 미국으로 역수출돼 현지에서 인정받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동남아에서는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한국식 양념치킨이 인기다.

모두 맛의 현지화를 추구하는 대신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 그대로 가져가 통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 진출 때도 참고 사례로 삼을 만하다. 물론 무조건 한국식 치킨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필요에 따라 치킨샌드위치(미국)·채소치킨(베트남) 등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메뉴를 선보이고, 바(Bar)나 레스토랑 형태의 현지 맞춤형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미는 등 현지화에도 공을 들이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이 대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외에 진출한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오랜 기간 해외에서 적자에 시달렸던 점, 또 운영비 등이 만만찮게 들어가는 리스크가 큰 시장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들어 해외 진출 때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충분한 현지 조사와 파트너십 구축, 새 메뉴 개발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다음 세계시장에 도전해야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맛과 분위기, 이야기 등 다방면에서 부지런히 경쟁력을 키워야만 강자가 돼 살아남을 수 있다.




치코노미 세계의 강자

치킨으로 신화 이룬 홍철호·윤홍근·권원강

지난 7·30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경기 김포시에 출마해 야권 중진인 김두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홍철호(56) 새누리당 의원. 그는 2005년부터 동생인 홍경호 GN푸드 대표와 굽네치킨 브랜드를 연 매출 1000억원대의 사업으로 키운 이력으로 주목 받았다. 당시만 해도 튀긴 치킨 일색이던 업계에 굽는 치킨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홍 의원은 “치킨 사업 성공 경험을 살려 지역구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공약해 주민들의 마음을 얻었다. 선거전 당시 김두관 후보 측은 굽네치킨 사업이 사실상 홍 의원의 동생이 거둔 성과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어쨌든 예전 같았으면 치킨 사업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만큼 크게 번창하지 못했을지도, 그래서 성공 신화로 인식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국내 치킨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탄생한 이른바 ‘치킨 신화’의 주인공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리브치킨 붐을 일으켰던 윤홍근(59) 제너시스BBQ 회장은 치킨 신화 이전에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대상그룹의 전신인 미원그룹에 1984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일하다가 미원의 자회사였던 마니커에서 신규사업본부장까지 올랐다. 가족 단위의 소비자가 찾을 만한 소규모 치킨 전문점이 닭고기 시장의 활로가 될 것으로 예측해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후 1995년 사표를 내고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마니커에서 넘겨받은 BBQ 상표권으로 가맹점을 늘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키워 2014년 현재 제너시스BBQ를 BBQ 외에도 우쿠야·올떡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프랜차이즈 그룹으로 만들었다.

권원강(65) 교촌치킨 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창업주로서 교촌치킨을 업계 1위를 다투는 브랜드로 키운 그는 노점상, 실내포장마차 주인, 택시기사 등을 전전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기업인이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어렵게 모은 돈을 모조리 털어 1991년 경북 구미에 자그마한 치킨집을 차렸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대박이 났다. 2003년가맹점 1000호점을 돌파하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마늘과 간장을 활용한 특유의 소스는 교촌치킨의 전매특허다. 가맹점 수를 무리하게 더 늘리기보다는 엇비슷한 선에서 유지하면서 가맹점당 매출을 끌어올리는 권 회장만의 독특한 경영 전략도 화제다. 치코노미 시대에 치킨을 통한 창업으로 이들처럼 대박 신화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거나 일거수 일투족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또한 과거와는 달라진 풍속도다.

주목 받는 치킨주

하림·동우·마니커 성장성 주목

경제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최근 주목하는 또 하나의 카테고리가 바로 치킨주(株)다. 닭고기 유통 등을 전문으로 하는 하림·동우·마니커 등의 기업이 대표적인 치킨주 종목이다. 이들 치킨주는 치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 지난 브라질 월드컵이나 복날 성수기를 앞두고 얼마 동안 급등했는가 하면, 조류인플루엔자(AI) 이슈가 터질 때마다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최근 1년 간의 주가 흐름은 전반적으로 혼전 양상이다. 여름철을 앞두고 크게 올랐다가 다시 크게 내려 연초와 비슷한 가격대에 형성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육계 산지 가격이 kg당 1583원으로 전년 대비 11.7% 하락하며 주가에도 악영향을 입혔다. 닭고기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 그리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종목별로 보면 하림은 올 8월 26일 기준 종가가 5070원으로 1년 전 3000원대 중반이었던 데 비해 전체적으로 상승세였다. 5월 한때 70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우는 3670원으로 1년 전 4000원 고지에 올랐던 데 비해 하락했다. 5월에 5500원선까지 돌파하며 하림을 거세게 추격하는가 싶었지만 이내 고꾸라졌다. 마니커도 1년 전과 비슷한 600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동우와 마니커는 기대만큼은 못했던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예년만큼의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이 주가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증권가 전망은 어떨까. 다소 부침은 있겠지만 여전히 양호한 성장성을 가진 매력적 종목들로 분석된다. 이민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 10년 간 닭 도축량이 연 평균 4.8% 증가할 만큼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도 약 4.5%의 산업 성장이 전망된다’며 ‘1인 가구와 노인 인구의 확대로 치킨 같은 간편한 배달음식과 고단백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치킨이 단지 TV 드라마나 젊은 세대 취향 때문에 반짝 유행하고 말 먹거리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연구원은 “올해는 공급 과잉을 해소하고 새로운 호황기를 준비하는 한 해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닭고기 관련 상장사들의 주요 알짜 관계사에 대해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숨은 효자 종목이다. 하림의 모회사인 하림홀딩스는 1년 사이 2000원대 초반에서 6520원(8월 26일 기준)까지 주가가 껑충 뛰었다. 중국·필리핀·베트남 등지로의 해외 진출 성과가 기대되는 한편 NS홈쇼핑 등 성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는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갖춰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가 한동안 계속됐다. 물론 욕심이 과한 나머지 조바심에 찬 ‘묻지 마 투자’를 시도하기보다는 종목별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등을 신중히 고려한 다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단번에 일확천금을 노리며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가 후회한 거위 주인의 이야기는 우화에 머물지 않는다. 치킨주는 유망한 투자처이지만, 배고프다고 금방 배를 갈라 먹어도 뒤탈이 없는 치킨은 아니다.

1252호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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