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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日 뇌질환 환자] 고령화의 그늘 ‘치매·불면증·뇌경색’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번역=김다혜
2040년 치매 환자 1000만 명 전망... 적절한 휴식과 충분한 수면이 예방책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 조기 진단을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하면 약물을 통해 증상의 진행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치매란 병명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이나 뇌경색이 일으키는 병상의 집합체다. 무언가를 금방 잊어버리는 ‘기억장애’, 시간이나 방향 감각을 상실하는 ‘의식장애’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치매라고 보지 않는다. 뇌질환으로 인해 지각·이해·판단과 같은 인지기능이 저하돼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치매로 간주한다. 아라이헤이이 준텐도대 교수는 “치매에 걸리면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증상이 나타난 후 고도장애에 이르기까지 20여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고 말한다. 가족과 함께 침착하게 여생을 대비할 시간이 있다는 얘기다. 치매는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를 거쳐 대략 초기 5년, 중기 8년, 진행기 8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알츠하이머병이 치매 원인의 60%


치매의 발생 원인은 70여 가지가 넘는다. 이 중 세 가지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전체의 60%로 초기부터 기억장애나 의식장애가 나타난다. 레비소체형 치매는 레비소체라고 하는 비정상 단백질 덩어리가 뇌에 쌓여 발생하는 것으로 환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 등으로 뇌세포에 산소나 영양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발생한다. 비교적 남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치매의 증상으로는 중핵 증상과 행동·심리증상(BPSD)이 있다. 중핵 증상은 건망증, 시간 망각, 계산 불가능 등의 인지기능장애를 의미한다. BPSD는 불면증·우울증·망상·폭언·배회 등의 문제 행동을 가리킨다. 두 가지 증상은 분류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라이 교수는 “중핵 증상은 약으로 진행을 억제할 수 있지만 BPSD는 환자의 불안이나 고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약 처방 외에 주변인의 간호 등을 통해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은 건망증이다. 정보는 신경세포가 이어져 전달된다. 신경세포를 이어주는 전달물질이 바로 도파민·아세틸콜린 등의 뇌 내 호르몬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아세틸콜린이 분해효소에 의해 적절한 양으로 조절돼 세포에 전달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아세틸콜린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손상을 입어 양이 줄고 불충분한 정보가 전달된다. 그로 인해 건망증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물론 알츠하이머병으로 뇌가 전부 제 구실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영향을 받지 않고 남아 있는 부분이 많아 건망증이 있어도 중증이 될 때까지는 일상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치매환자의 뇌 속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정상적인 뇌 신경세포에서는 다량의 단백질이 형성되고 분해돼 노폐물로 배출된다. 이 중 하나가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그 일부가 배출되지 않고 뇌에 남게 된다. 이를 아밀로이드 베타라고 한다. 이 아밀로이드 베타가 축적되면 신경세포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세포의 골격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에 이상이 생기고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간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섬유상태로 응집하는데 최종적으로는 노인성 반점이라 불리는 검버섯이 무수히 생긴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증상이 나타나기 10여 년 전부터 뇌 내에 쌓이기 시작한다. 활동이 저조해진 신경세포는 점점 작아져 사멸해 뇌가 수축한다. 건강한 사람의 뇌는 1300~1400g이지만 병이 진행해 병상에 있는 치매 환자의 경우 700g으로까지 줄어든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일본의 65세 이상의 치매환자는 462만 명이다. MCI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가 크게 늘어난다. 치료약은 없으며 발병을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 일본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아리셉트’ ‘레미닐’ ‘엑셀론 패치(또는 리바스틴그민 패치)’ ‘메만틴’ 등 네 종류의 약이 사용된다. 앞의 세 가지는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효소의 움직임을 저해해 아세틸콜린을 정상적인 양에 가깝게 한다. 메만틴은 신경세포에 손상을 주는 칼슘 유입을 막는 방식이다. 그러나 어떻게 해도 약 2년 후 다시 진행이 시작된다. 약이 효과가 있어도 병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복수의 약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최대한 현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병이 더 진행되면 아세틸콜린 등을 만드는 신경세포의 기능 자체가 사라져 약으로도 대응할 수 없게 된다.”(아라이 교수).

서구식 식습관 확산에 젊은 뇌경색 환자 급증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은 오랜 시간 실패했으나 현재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개발 중인 치료약 ‘아두카누맙’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 양이 감소해 인지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현재 제3상(PHASE)에 들어간 상태로 일본에서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1906년에 독일의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가 최초 보고한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벌써 110년이 흘렀다. 아라이 교수는 “병이 발견된 후 원인 규명이 진행돼왔다”며 “치료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5년 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뇌졸중도 무섭다. 뇌졸중이란 뇌로 흐르는 혈류가 끊어져 뇌 신경조직이 파괴되는 것을 말한다. 언어장애나 운동마비 등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그 부분의 혈류가 끊어져 버린다. 재빨리 처치하지 않으면 신경세포가 죽어 그 부분을 관장하던 기능이 상실될 위험이 있다. 일본에서는 뇌졸중의 70% 이상이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다. 뇌졸중이 곧 뇌경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예방이나 치료법이 발당해 뇌경색 발병률이나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사망률 저하와 고령자 증가에 따라 전체 환자 수는 조금씩 늘고 있다. 완전히 회복한 사람, 혹은 간호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립 가능한 환자는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뇌경색에 걸리는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배경에는 서구적 식생활의 확산이 있다. 주요 위험인자는 고혈압과 당뇨, LDL콜레스테롤이 높거나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흡연과 음주 등이 꼽힌다. 이 모든 것에 대응한다면 이론적으로는 8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한창 일할 시기인 중년 남성의 대부분이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뇌졸중 예비군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뇌경색에 걸리면 어느 정도 두꺼운 혈관이 막혔는지에 따라 운명이 좌우된다. 좁은 혈관이 막히는 가벼운 뇌경색이라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고 후유증도 적은 편이다. ‘라크나 경색’이라 불린다. 그러나 경동맥이나 뇌 내의 두꺼운 혈관의 동맥경화에 따른 ‘아테롬 혈전성 뇌경색’은 다르다. 또한 ‘심원성 뇌경색증’은 심장에 이상을 일으킨다. 이 중 아테롬 혈전성 뇌경색은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이 증가하면서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중증일수록 팔다리 마비나 언어장애 등 후유증이 남게 된다.

뇌졸중 증상 땐 택시 말고 구급차 이용해야


최근에는 급성기(증상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1~2주 내) 치료가 발달해 치료 효과가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t-PA’라고 하는 혈전 용해 주사를 투여하면 비교적 후유증이 적다. 이 주사가 등장한 이후 완전히 회복하는 뇌경색 환자의 비율이 30%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병에 걸리고 4시간 반 이내에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뇌경색 환자의 5~6%에게만 사용된다. 카테터(도뇨관)를 이용한 기계적 혈전 제거 기술도 진보하고 있다. 혈관 장벽을 확장시켜 혈전을 체외로 빼내는 데 효과적인 치료다. 하지만 이 역시 증세가 나타나고 6~8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미래에는 재생 의료도 선택지 중 하나가 될지 모른다. 증상이 나타나고 36시간 이내에 정맥주사를 맞아 회복을 도모하는 치료법으로 임상 연구에 들어선 단계다.

역학적으로 뇌졸중의 위험 요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스트레스가 원인임에는 틀림없다. 뇌졸중에 걸린 사람 중 회사가 도산하거나, 가족이 사망한 직 후 등의 상황에 처한 사람이 많다.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부교감신경보다 우세해져 아드레날린이 대량 분비된다. 그 결과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이 가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키기 쉬워진다. 일 중독자나 지기 싫어하는 사람, 급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뇌졸중에 많이 걸린다. 경영자나 임원 중에 그런 사람이 많다. 예방법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잠시 일을 잊고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다. 자는 시간을 쪼개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일한다면 교감신경의 긴장상태가 지속돼 언젠가 뇌졸중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진다.

3대 질병인 암이나 심근경색과 비교해 뇌졸중은 사망률이 낮은 대신 후유증이 남는 질환이라 가장 걸리고 싶지 않은 병으로 불린다. 몸에 이상을 느끼면 우선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택시나 자가용으로 병원에 가는 사람이 있으나 작은 뇌경색이 발생한 직후엔 커다란 뇌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택시 등으로 병원에 가면 응급 환자로 취급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말이 나오지 않거나,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등의 증세가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구급차를 부르는 것이 조기 치료의 지름길이다.

불면증도 간단치 않은 문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국민건강·영양조사보고(2014년)’에 따르면 일본 성인의 20%가 ‘수면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그중에서도 30대(27%)·40대(32%)·50대(25%) 등 한창 일하는 세대에서 수면장애가 많았다. 잠들지 못하는 것을 불면이라고 한다. 잠자리에 누웠는데 잠들지 못하는 ‘입면장애’, 수면 중에 몇 번이나 잠을 깨는 ‘수면유지장애(빈번한 각성)’, 일찍 눈을 떠 다시 잠들지 못하는 ‘조기각성’ 등이 있다. 어떤 사람이 불면증에 걸리는 것일까? 우치야마 마코토 교수는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이른바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불면증에 걸리기 쉽다”고 말한다. 신경 쓰이는 생각을 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생활 패턴이 바뀌어 ‘수면 스케줄’이 변화하는 것이 불면증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졸음이나 수면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아는 것은 자신의 수면을 객관적으로 보고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졸음의 원리를 알아보자. 수면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눈을 감아도 안구가 움직이는 ‘렘(REM) 수면’과 안구가 움직이지 않지만 신체는 움직이는 ‘논렘 수면’이다. 자는 동안 이 두 가지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렘 수면에서는 꿈을 꾸는 등 뇌 활동은 있으나 신체는 이완해 근육이 쉰다. 한편 수면시간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논렘 수면 때는 근육이 긴장을 유지하지만 뇌는 쉰다. 이때는 호흡 횟수나 맥박이 줄어들게 된다. 이른바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이다. 우치야마 교수는 “수면시간이 짧은 날이 지속되면 낮 시간의 뇌 기능이 저하되고 이 때문에 뇌 자체가 졸음을 느끼게 해 몸을 쉬도록 명령을 내린다”며 “졸음은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되지만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경고신호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인 5명 중 1명이 불면증 시달려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되는데’라는 과도한 압박감이 오히려 수면 장애를 유발한다.
그렇다면 뇌는 졸음을 어떻게 발생시키는 것일까? 체내에는 ‘수면물질’이라는 졸음을 일으키는 물질이 있다. 각성 때는 증가하고 수면 때는 급감한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깨어 있을수록 졸음이 온다.”(우치야마 교수). 또 한 가지 뇌가 졸음을 발생시키는 원리로는 체내시계에 따른 ‘개일 리듬’이 있다. 체내시계란 외부와 무관하게 생물 체내에 있는 시간 측정기구를 말한다. 체내시계로 인해 낮에는 각성 시그널이 강해지고, 밤에는 약해진다. 이 주기는 약 24시간에 걸쳐 반복된다. 낮에 개일 리듬의 각성 시그널은 기본적으로 강해진다. 이것이 수면물질의 증가에 따른 졸음을 상쇄시켜주기 때문에 그다지 졸리지 않다. 하지만 밤이 되어 개일 리듬의 각성 시그널이 약해지면 수면물질 축적이 더해져 졸음이 몰려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면증 환자 비중은 10명 중 1명 꼴이다. 불면 증세는 주로 스트레스나 생활 패턴의 변화로 나타난다. 이것이 만성화되면 불면증이 된다. 불면증 환자 중에는 불면에 대한 공포심을 키워버리는 사람도 있다. “‘낮에 컨디션이 나쁜 것은 불면 탓’이라고 생각해 ‘좀 더 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좋지 않다. 빨리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누워도 잠이 잘 오지 않고 밤중에 깨버리는 경우도 있다. ‘잠을 자지 않으면 안 되는데…’라고 힘들어하는 것이 만성적인 불면 상태를 만들어 불면증을 초래한다.”(우치야마 교수).

만약 불면증에 걸리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진료는 우선 문진이 중요하다. 병원에 가면 환자가 호소하는 불면이 수면 때 무호흡증후군이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수반하는 것인지부터 판별한다. 무호흡증후군이나 우울증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만 불면증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대원칙으로 ‘수면위생지도로 수면 습관을 바꾸는 것’을 꼽는다. 수면위생지도는 좋은 수면을 방해하는 습관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후생노동성이 내놓은 ‘건강을 위한 수면지침’은 ‘자기 전에 마시는 술은 수면을 방해한다’ ‘취침 시각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는다’ ‘잠이 잘 안 올 때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날 것’ 등을 권장한다. 하지만 수면위생지도만으로 불면증을 치료하는 환자는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다. 많은 환자가 보조 대증요법으로 수면제를 사용하면서 생활 습관을 개선해간다. 그리고 낮에 활기차게 지낼 수 있는 상태를 1~2주 간 체험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수면제 복용을 중단해간다.

1357호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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