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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학각색(各學各色)’ | 대한민국 페미니즘 어디까지 왔나 - 경영학] 양성평등 넘어 여성 리더십 추구해야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여성 리더 많이 나와야 사회 전반에 여성적 가치 뿌리내릴 수 있어

최근 미투사태로 촉발된 페미니즘 논쟁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페미니즘의 본질에 대해서는 여성계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나 필자는 개인적으로 뿌리깊은 남성 우월적 사회 체제의 모순에 대한 비판을 통한 양성평등의 추구라고 생각한다. 양성평등은 성취하기 쉽지 않다. 남녀 간 차이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삼는 고정관념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우리나라 페미니즘이 당연히 보장돼야 할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서 여성이 사회의 리더로 전면에 나서는 여성 리더십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은 창조적 혁신이 사회 발전의 원동력인 21세기 시대정신이 여성성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적 가치는 권위주의, 경쟁지향성, 일사불란한 위계질서 등인데 비해, 여성적 가치는 수평적 공동체주의, 협력지향성, 이타적 배려, 다양성 포용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적 가치는 서로 다른 다양한 가치관과 아이디어, 지식,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수평적으로 협력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21세기 창조사회의 원리와 동일하다. 따라서 21세기에는 여성들이 각계각층의 전면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나 여성적 리더십의 롤모델은 그리 많지 않다. 리더의 위치를 차지했던 극소수 여성들은 대부분 남성들보다 오히려 더 강한 남성적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유리천장이 여성리더 부재의 원인이긴 하나 여성들 스스로도 노력이 필요한데 시급한 것이 리더십 의지다. 리더십의 필수 요건은 스스로 리더가 되겠다는 자발적 의지다. 남녀 차별 구조에서 여성이 의지를 가진다고 쉽게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나 리더십 의지가 없으면 여성 리더십은 시작조차 될 수 없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리더십 의지는 그리 강해 보이지 않는데 대학만 봐도 출중한 여교수들이 많지만 여대를 제외하면 총장직에 출마한 예가 거의 없다. 신입 여직원들에게 최종 경력목표를 묻자 과장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여성은 세밀하고 꼼꼼하나 리더십에 필요한 결단력과 추진력이 약하다는 근거없는 고정관념을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도 당연시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무모해 보이더라도 과감하게 리더십에 도전하는 롤모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여성이 리더의 지위에 도전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리더십 의지가 확산될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2008년 경선 패배 인정 연설은 리더십 의지 확산에 롤모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준다. “나는 비록 후보가 되는데 실패했지만 내 도전은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가로막던 유리천장에 수많은 균열을 만들었다. 이제 우리 자녀들은 여성이건 흑인이건 누구나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당연시하며 자랄 것이다”. 이런 면에서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들의 리더십 의지를 일깨울 수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그런데 여성들의 리더십 의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남성들의 팔로우십이다. 성비대로 리더가 결정되면 남녀 불문하고 인구의 절반은 여성 리더와 일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남녀 모두 남성 리더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편견 때문에 여성 리더에 대한 팔로우십이 없는 것이다.

페미니즘이 추구하는 양성평등은 공격적 시위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으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각계각층에서 여성 리더를 가능한 많이 배출해 여성적 가치가 우리 사회 전반에 당연시되도록 하는 것이다. 더 많은 여성이 리더가 되면 사회 제도와 시스템을 여성적 가치에 따라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운동이 21세기 창조사회의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수평적 사고, 상호 배려, 신뢰와 협력, 다양성 수용과 같은 여성적 가치가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으로의 대전환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 신동엽 교수는…패러다임 전환, 21세기형 사회, 4차 산업혁명, 창조혁신경영 등이 주요 관심사다. 한국인사조직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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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1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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