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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벌은 소리내지 않는다 

HP 신임 CEO 마크 허드  

심상복 중앙일보 뉴욕특파원
지난 3월 29일 휼렛패커드(HP)의 여제(女帝) 칼리 피오리나의 뒤를 이어 마크 허드(Mark Hurd ·48)란 인물이 발탁됐을 때 그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현금지급기(ATM) 제조업체인 NCR의 CEO라는 설명이 붙었지만 NCR를 아는 이 역시 소수였다. NCR가 일반 소비용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데다 허드의 성향도 조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CEO 주가’라는 게 뭔지 보여주었다. 새 CEO가 발표된 날 HP 주가는 10%나 뛰어 오른 데 반해 NCR 주가는 17.2%나 추락했던 것이다.



피오리나가 여왕벌이라면 그는 일벌에 비유된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주어진 임무에 충실한 스타일이다. HP의 새 경영사령탑으로 선임된 날 그는 경영방침을 묻는 애널리스트들과 기자들의 질문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HP가 컴팩을 합병한 후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분사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의중을 묻는 질문에 그는 에둘러갔다. 업무 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그런 예민한 사안을 선뜻 말할 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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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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