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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Style]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 

The Elegant man 

글 장은정 퍼스널 이미지 컨설턴트·사진 김영훈
그는 독일 뮌헨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휘자다. 그가 통영예술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아 한국을 찾았다. 모델 같은 그가 선택한 클래식 앤 캐주얼 스타일링 컬렉션을 소개한다.

▎지난 4월 2일 신라호텔 키톤 매장에서 리브라이히 감독이 포즈를 취했다.

리브라이히 감독은 국제 통영국제음악제를 마치고 4월 3일 돌아갔다. 출국하기 전날인 토요일 오후 그를 만났다. 음악제 폐막식을 끝내고 숨 돌릴 틈도 없이 서울로 급히 올라왔다고 한다. 약속시간인 오후 4시 신라호텔 지하 아케이드 키톤 매장에 도착한 그는 올 블랙의 캐주얼한 옷차림이었다. 약간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환한 표정으로 스태프와 인사를 나누었다.

한국에 애정 깊은 클래식 뮤지션

리브라이히 감독은 2002년 도이치 필하모닉을 이끌고 남북한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브루크너 교향곡 제8번을 부천 필하모닉과 함께 한국에서 초연했다. 2008년 1월 ECM에서 발매한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MKO)와 협연 음반에서는 하이든과 고(故) 윤이상을 커플링(서로 다른 음악가의 음악을 조합하는 것)하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그는 올해부터 통영국제음악제의 새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사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는 3월 26일 개막식이 불투명할 정도로 위태로웠다. 화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 공포였다. 개막 연주를 맡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개막식을 코앞에 둔 3월 23일 새벽에 방한을 돌연 취소한 것.

이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지난 1월 티켓 판매를 시작하고 한 달여 만에 매진됐을 정도로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기대가 높아 타격은 더 컸다. 오스트리아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태를 경험했다. 그때의 두려움 때문인지 끈질긴 설득도 소용없었다.

리브라이히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는 신속하게 대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개막 공연이 ‘알렉산더 리브라이히와 좋은 친구들(Alexander Liebreich & Good Friends)’이다.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일방적인 공연 취소는 국제 음악계에서 이슈가 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다. 음악제를 담당한 예술감독으로서 당시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하나가 돼 잘 극복했습니다. 모든 스태프가 힘을 모아 개막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개막식 주제처럼 그의 ‘좋은 친구들’은 기꺼이 그를 도왔다. “친구들이 급히 독일에서 출발해 16시간 만에 통영에 도착했을 때,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캐주얼 스타일에도 클래식 가미

평상시 그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떨까. 직업상 여행을 자주 다니는 그는 가장 감명받은 곳으로 터키 이스탄불을 꼽았다. “동서양의 찬란한 문화 충돌 혹은 교차가 이뤄진 곳입니다. 정말 멋졌죠. 빠르게 변화하는 아시아도 흥미로워요. 하지만 1시간만 운전하면 눈앞에 커다란 산이 마주하고, 15분이면 순수한 자연에 빠질 수 있는 도시 뮌헨을 가장 사랑합니다.”

그는 어떤 질문에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강조했다. 특히 아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여행 때도 가장 먼저 챙기는 게 아들 사진. 일이 없을 땐 주로 가족과 함께한다. 짬이 나면 윈드서핑과 스킨스쿠버도 즐긴다.

“한국 사람들은 에너지와 열정이 넘쳐요. 다이내믹한 이탈리안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아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인들이 너무 일에만 열중하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여유를 갖고 즐기면 좋겠어요. Enjoy ‘La Dolce Vita!’”

한국 남자들에게도 한마디했다. “T.P.O(시간·장소·상황)를 고려한 옷차림이라든가 매너, 그리고 몸매에 신경 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관리라고 생각해요. 저는 평상시 포멀 슈트뿐만 아니라 캐주얼을 입을 때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고수합니다.”

클래식 포멀 웨어로 빛나는 카리스마

184㎝의 헌칠한 외모에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리브라이히 감독은 누가 봐도 모델 뺨친다. 그에게 키톤 브랜드를 권한 것도 이 때문이다. 키톤은 고급스러운 원단과 정교한 실루엣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절묘한 색상 매치로도 유명하다.

클래식 음악가에게 어울리도록 격식을 갖춘 정통 포멀 슈트가 첫 번째 룩으로 정해졌다. 우아한 도트 무늬 타이가 돋보이는 더스티 블루 색상의 고급스러운 핀스트라이프 슈트. 그는 옷을 입으며 한국에서 떡볶이를 너무 많이 먹어 살이 찐 것 같다고 했다. “요리를 즐겨요. 가장 좋아하는 건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한국이나 일본, 태국, 베트남 음식도 좋아하는 식도락가죠. 특히 한국 분식은 거의 다 좋아합니다.”

그의 그레이 헤어와 은은한 광택이 도는 고급스러운 더스티 블루의 컬러 매치가 품위를 더했다. 우아한 도트 무늬 타이에 잘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브라운 컬러의 윙팁 레이스업 슈즈로 마무리했다. 할리우드 스타가 등장한 듯, 매장에 모여 있던 여성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종일관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응하는 모습이 프로 모델 못지않다.

신사라면 갖춰야 할 도트 무늬 타이는 윤곽이 큼직한 서양인과는 달리 동양인이 고를 때는 특히 색상과 문양 크기에 주의해야 한다. 우스꽝스러운 광대로 보이고 싶지 않다면 튀지 않는 무난한 색상과 적당한 문양이 우아해 보인다는 점을 명심할 것. 그는 넥타이 문양과 어울리는 동그랗고 심플한 스타일의 커프스 링크를 착용했다. 너무 반짝거리거나 화려한 것보다는 넥타이 문양이나 색상과 비슷한 디자인을 고르는 게 더 멋스러워 보인다.

캐주얼 룩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열쇠

두 번째 룩은 데님 스타일의 캐주얼 룩으로 정했다. 캐주얼이지만 그의 주문대로 우아함을 잃지 않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다. 블레이저와 데님을 매치하고 다크 브라운 색상의 스웨이드 로퍼와 똑같은 재질의 캐주얼 벨트를 착용했다. 그의 장난기 있는 표정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경쾌한 스트라이프 셔츠와 스리 버튼 싱글 블레이저 룩과 잘 어울렸다.

사교 모임에서 세련된 옷차림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장과 뚜렷이 구분되는 품격 있는 캐주얼을 늘 구비해야 한다. 특히 울 소재 네이비 블레이저는 캐주얼이나 정장 모두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이면서도 필수 아이템이다.

캐주얼이라고 해서 치수보다 넉넉히 입거나 다소 타이트하게 입어도 상관없을 것이란 생각은 금물. 마지막으로 억지스러운 듯 색상을 맞춘 컬러풀한 실크 포켓스퀘어보다는 청량하고 깔끔한 린넨 소재에 스트라이프 셔츠 색상 중 하나로 스티치 처리된 포켓스퀘어를 매치하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 스타일을 마무리하면서 클래식 음악에 관심 있는 한국 CEO들을 위한 에티켓을 물었다. “박수 소리는 상관없지만 크게 울려대는 휴대전화 소리에는 정말 신경이 곤두섭니다. 관객들의 직접적이고 솔직한 반응도 정말 중요하죠. 야유나 브라보가 동시에 나오는 상반된 반응이 오히려 멋지다는 거 알고 계세요? 그것이 공연을 생동감 있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201105호 (20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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