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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1조 2천억원 해외투자 유치 성공 

지난해 3월 취임 후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우디 국부펀드와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권 회장의 쇄신 행보가 다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6월 15일 포스코가 PIF와 포스코건설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을 했다. (왼쪽부터) 권오준 포스코 회장,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 총재,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 포스코 제공
지난해 3월 취임 후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싣고 있는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의 행보에 파란 불이 켜졌다. 지난 6월 15일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에 매각해 1조2400억원의 해외투자를 유치했다. 권 회장과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 총재는 포스코건설 인천 송도 사옥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 PIF 인수의향서 접수 이후 실사 및 협상을 거쳐 무려 9개월 만에 이뤄낸 결과다.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을 순방했을 때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양사는 전략적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번 계약의 성사를 뒷받침했다. 이번 계약은 박 대통령 중동 4개국 순방의 최대 성과물로 평가 받고 있다. 권 회장은 이날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한국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서양에 알리는 계기가 고려시대 송도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예성강 하구 벽란도에 온 아랍상인들을 통해 이뤄졌다”면서 “이번에 한국과 사우디가 함께 미래를 열 수 있게 된 것도 양국간 1000년이 넘는 역사적 교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사우디 정부는 국부펀드 PIF를 중심으로 사회간접자본 투자, 자동차 산업 등 산업 인프라 및 제조업을 육성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고, 세계 최대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손을 잡은 것이다. 2008년 설립된 PIF는 국왕 직속기관인 경제개발위원회(CED) 산하 펀드로 자산규모는 3000억 달러(약 300조원)에 달한다. CED는 석유부, 재무부 등 22명의 장관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우디의 경제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춰온 포스코건설은 이번 투자유치로 재무구조 개선과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PIF가 선임한 2명의 이사가 포스코건설 경영에 참여해 국제표준에 맞는 경영의 투명성도 얻는 기회를 얻었다.

포스코 재무구조 개선에 큰 힘 될듯

포스코건설과 PIF는 국영 건설사를 합작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우디 정부가 발주하는 철도, 호텔, 건축 등 사우디 주요 인프라 건설산업에 공동으로 진출하게 된다. 양자 모두 윈윈게임이다. 포스코건설은 수익성을 보장받았고, PIF는 포스코건설의 선진 건설기술 이전을 얻게 됐다. 포스코도 PIF와 신규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양사간 운영위원회를 통해 자동차, 정보통신기술, 민자발전사업인 IPP(Independent Power Plant) 사업 등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포스코의 현지 합작 해외 진출은 ‘중동시장 개발 3.0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동 1.0 시대는 1970~80년대 국내 값싼 노동력을 제공했던 저위험 저수익을 실현했던 시기다. 1990~2000년대 한국 건설사들은 단독으로 중동에 진출해 설계와 시공을 하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 사업을 통해 고위험 고수익을 올렸다. 이는 2.0 시대로 구분할 수 있다. 포스코는 현지 로컬 회사와 합작을 이뤄 건설분야에서 저위험 고수익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중동 3.0 시대를 연 것이다.

지난해 3월 권 회장은 취임과 함께 포스코 혁신을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 ‘신성장사업 선택과 집중’ 등을 내세웠다. 취임 직후부터 부동산과 부실 계열사의 매각을 통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비축했고, 이번 PIF와의 계약으로 1조24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해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어느 정도 가시화 됐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철강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사업의 선택이라는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 회장은 인도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 포스코는 인도 마하라쉬트라주에 180만 톤 규모의 고급 자동차용 냉연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2011년 11월 착공에 들어가 7억900만 달러를 투자한 공장이다. 12억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거대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이다. 1월 22일 열린 준공식에는 수바쉬 데사이 마하라쉬트라 산업부장관, 프라카시 메타 마하라쉬트라 노동부 장관 등 인도 정부 인사 20여 명과 폭스바겐, 닛산, 타타 등 글로벌 자동차 고객사 관계자 등 25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강판은 타타, 마힌드라&마힌드라 등의 인도 자동차 회사 및 부품사를 포함해 GM, 폭스바겐 등 세계 완성차 회사에게도 공급하고 있다. 권 회장은 준공식에서 “단순히 철강을 공급하는 사업자 역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제조하고 적용하는 기술까지 지원하는 솔루션 마케팅으로 고객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주목해 다양한 거점 지역에 법인과 공장을 설립 운영 중이다. 2012년 5월 준공된 자동차강판 전문 융용아연도금강판공장(CGL), 2013년 12월 준공된 소둔코팅라인, 2015년 1월 준공된 냉연공장까지 합하면 포스코는 인도에서 180만 톤 규모의 냉연재 생산·판매·물류 일관체제를 구축했다. 인도 제조업체들의 고급 냉연재 수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19일 권 회장은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국빈 방한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포스코마하라슈트라 등 인도 서부지역 하공정 사업에 대한 인도 정부의 지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날 권 회장은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오디샤(Odisha)주는 물론, 포스코마하라슈트라 냉연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서부 지역에도 관심이 크다”면서 “이 지역에 타 산업이 진출하면 마하라슈트라 냉연공장의 경영여건이 크게 개선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7호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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