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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지만 엘센 대표 

중국의 발전 속도 보고 충격 받아 창업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는 많은 정부 출연연구원 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ICT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으로 꼽힌다. 이곳의 연구부서로는 IoT융합연구부, 로봇·인지융합연구부, 스마트그린라이프연구부, IT부품산업기술연구부, 위성무선융합연구부, 자동통역인공지능연구센터, 빅데이터SW플랫폼연구부 등 요즘 ‘핫’하다는 분야는 모두 관여하고 있다. 2500여 명의 연구원 숫자가 에트리의 위상을 대변한다. ‘정부출연금 없이도 먹고 살 수 있는 출연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엔지니어 사이에서 에트리는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정년이 보장된 에트리를 뛰쳐나와 창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적은 이유다. IoT 기반의 스마트 센서 디바이스를 제작하고 있는 엘센의 박지만(50) 대표는 그래서 주목받는 창업가다. 박 대표가 에트리에서 20여 년 동안 경력을 쌓은 연구원 출신 창업가이기 때문이다.

에트리를 그만 둔 이유가 뭔가.

2014년 중국에 간 적이 있었는데 중국의 발전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어 너무 놀랐다. 인건비 싸지, 재료비 싸지, 기술적인 능력도 벌써 한국을 따라 잡았더라. 한국이 이제 중국을 무엇으로 이길 수 있나? 그런 걱정이 들 정도였다. 그나마 센서 분야는 한국이 중국을 앞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에서 돌아온 후 바로 창업 준비에 들어갔다.(웃음)

에트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들었다.

물론이다. 한번 입사하면 정년까지 버티는 게 대부분이다.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키워보고 싶은데, 에트리에서는 쉽지 않았다. 창업 한다니까 모든 사람들이 말렸다.(웃음)

창업 초기부터 주목을 많이 받았다.

2014년 10월 에트리에 예비 창업자 지원 제도에 신청했다. 이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1기로 입주했다. 당시 센서 기반의 IoT 제품 아이디어로 기술아이디어 창업 경진대회 동상, 대덕이노포리스벤처협회 우수상, 창업맞춤형 사업 창업캠프 우수상 등 다양한 수상을 했다. 2015년 4월 기술형 벤처기업으로 인증도 받았다.

IoT 기반의 스마트 센서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다. 어떤 제품인가.

얼마 전에 론칭한 제품이 스마트 온도계와 습도계 그리고 수유등을 하나로 만든 미나엘이다. 등 역할도 하고, 실시간으로 실내의 온도와 습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기반의 기기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서 실내의 환경도 외부에서 체크할 수 있다. 옷에 붙일 수 있는 IoT 스마트 패치형 체온계 ‘미나엘 T’도 곧 출시된다.

엔지니어 도움 받기 수월해

미나엘을 어디에 사용할 수 있나.

원래는 수유등으로 개발을 했는데, 다양한 곳에서 의뢰가 오고 있다. 심지어 군대의 무기보관소에 사용 가능한지 의뢰를 받았다. 무기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데, 미나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앱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분야에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창업을 해보니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

역시 돈이다.(웃음) 나는 다행히 창조경제혁신센터나 에트리, 테크노파크 등에서 지원금을 받으면서 연구개발을 할 수 있었다. 운이 좋은 것이다. 사람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 아무래도 스타트업은 급여나 복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정부출연연이나 대기업 연구소에서 일하던 엔지니어가 스타트업에 참여하기 어려워한다.

대전에서 창업하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뭘까.

일의 특성상 부품이나 조립을 외부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대전에서 해결하기가 어렵다. 제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대전보다는 수도권에서 일하는 게 좋을 것이다. 좋은 점은 역시 좋은 엔지니어들이 많다는 것이다.

201707호 (20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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