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ement

Home>포브스>Management

이태종 ㈜한화 방산부문 대표 

“자주국방·방산수출 첨병되겠다”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10월 18일 ‘서울 ADEX 2017’ 현장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이태종 대표는 비즈니스 업체들과의 미팅으로 굉장히 분주해 보였다. 이 대표는 1983년 ㈜한화에 입사한 ‘한화맨’이다. 현재 방산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평소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구 사양해온 이 대표를 어렵게 만났다.

▎천무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태종 대표는 “군의 전력화에 차질을 주지 않으면서도 업계의 과감한 시도를 장려할 수 있도록 정부·군·방산업계 간의 합의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일 터져 나오는 방산비리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업계에 몸 담으시며 격세지감도 느꼈을 법도 한데 최근 방산업계를 어떻게 보나.

방산사업은 일반 민수사업과는 다르게 자국 국민보호라는 사명을 갖고 일한다. 하지만 최근 방산업계는 방산비리 등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일부의 문제로 방산업계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확산된 점도 없잖아 있다. 종사자들이 사명감을 의심받는 환경에 처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렇지만 한화도 스스로 재점검해서 국민이 신뢰하는 방산업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방위산업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의 방위사업은 아직 해외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과 업계의 노력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은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산은 K-2 전차 개발 과정에서 파워팩 개발 능력 미비로 결국 독일제 파워팩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업체의 기술개발 역량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면 국내 방산업계가 개발방식이나 기간, 자금에서 해외 업체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가.

무기체계 연구개발은 제한된 자원을 활용해 군의 요구 조건인 높은 성능과 신뢰성을 만족시켜야 하는 난이도가 높은 개발 사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개발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수행해야 한다. 특히 고도의 기술 수준이 요구되는 무기체계 개발은 기업으로서도 많은 도전이 필요하다. 개발에 실패해도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고 업체의 투자와 참여를 장려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도 군의 강화에 차질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감한 시도를 장려할 수 있도록 정부·군·방산업계 간의 합의점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무기체계 개발에 대한 시각의 변화도 필요하다. 전력화 이후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무기가 완성되는 관점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 개발방식을 진화적 개발이라고 하는데 미국 최신 전투기 F-35, 토마호크 미사일, 아파치 헬기 등 해외 유명 무기들이 이런 방식으로 개발됐다.

한화테크윈·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 등 한화의 방산계열사들은 K-9 자주포부터 수리온 엔진, 장갑차, 구축함 전투지휘체계 및 탐지추적장치 등 육군 군수 물자 납품에 주력했다. 첨단군 중심으로 변모를 꾀할 경우 해·공군의 비중이 앞으로 더 커질 텐데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육군 관련 K9·비호·천무 등 완성품이 많이 부각되긴했지만 한화는 육∙해∙공 모든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구성품 단위 기술, 제품에도 큰 강점이 있다. 함정이 전투할 때 두뇌에 해당하는 해군전투체계는 한화 제품이 대표적이다. 전투기용 엔진, 레이더와 같은 각종 전자장비, 착륙 장치, 연료계통 장치 등 구성품 단위로 해∙공군 사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기동·화력·정밀타격·방산전자·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과 솔루션을 보유한 종합방산업체다. 고품질 제품과 솔루션 개발을 위해 R&D 투자를 지속·확대하고 있다.

대전 한화종합연구소가 지난 7월 완공됐다. 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대전사업장에 위치하고 있던 종합연구소는 사업분야가 확대되고 인력과 시설, 장비가 늘어나면서 공간적으로는 이미 포화상태가 지속됐다. 한화에서 근무하는 연구개발 인력들이 창의적인 공간에서 그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개인은 물론 회사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종합연구소를 신축하게 됐다.

두산과 삼성의 방산기업 인수합병의 시너지가 궁금하다.

글로벌시장에서는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조개편이 지속되고 있다. 특정 국가 내에서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국가 간 M&A로까지 확대된다. 국내 방산업계만 생각하는 것은 흡사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정체되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 대형화로 사업 역량을 제고하는 건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국내 강소 전문업체 육성과 협력으로 수출주도형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한화가 KAI를 인수할 가능성은 있나.

최근 삼성과 두산그룹의 방산사업을 인수한 전력과 계열사에서 엔진, 항공기용 랜딩 기어 등 항공분야 주요 구성품을 생산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KAI 인수는 검토한 바 없다.

10월 9일 국내 최초로 한화가 미국 방산전시회에 참가했는데 반응이 어땠나. 미팅한 업체나 관심있는 분야가 있었나. 

글로벌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 중남미 시장에 ‘Hanwha’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알렸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물로 전시된 K9 자주포, 비호복합뿐만 아니라 한화의 다양한 무기체계와 첨단시스템은 각국 군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9월 초 미 육군의 ‘M-SHORAD(Maneuver-Short Range Air Defense)사업’에 참여한 비호복합 시험평가와 연계해 미국 업체 및 미 육군 주요 관계자들과 미팅이 진행됐고, 레이시온·보잉·록히드마틴·BAE·제너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과도 사업 협력 및 개발을 위한 미팅을 했다.

해외 진출 전략을 말해 달라.

우리 회사는 탄약 및 구성품 위주로 수출하고 있는데 일부 제품이나 체계를 제외하고는 기술·가격 측면에서 해외 선진 회사와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업 인프라 측면에서도 많이 부족하다. 우리가 해외에 팔 수 있을 만한 제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0㎜ 고속·저속유탄 등 수출용 전략제품을 선정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해외 바이어들이 요구하는 제품과 성능을 파악 중이다. 해외 시장도 기존 중동지역을 주력으로 하지만 가장 큰 미국시장 진입을 위해 그룹 방산계열사들과 함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AUSA도 그런 차원에서 참가하게 된 거다.

한국 정부의 자주국방 정책 강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MPR대량응징보복)를 기반으로 하는 강한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정부 및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다양한 3축 체계의 핵심 무기체계 개발에 앞장서고 있고 대표적으로 위성용 영상레이더, 전술지대지 유도무기 등을 개발하고 있다. 각 군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대한민국의 강한 안보와 책임국방에 기여하는 방산기업이 되겠다.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201711호 (2017.10.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