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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에 명품을 입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기획한 김승석 에스앤비 대표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사진 지미연 기자
에스앤비는 부동산 개발사업과 분양마케팅, 주거·상업용부동산 컨설팅 회사다. 지난해 분양 마케팅으로만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에는 경기도 안양시에서 지상 최고 25층 3개 동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승석 대표 역시 종합건설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부동산 전문가다.

서울 잠실에 우뚝 서 있는 롯데월드타워. 지상 123층 높이 555m의 국내 최고층 빌딩이고, 세계에서 다섯째로 높은 건물이다. 세계의 여느 초고층 빌딩과 마찬가지로 쇼핑몰과 호텔, 업무·주거시설로 구성돼 있다. 주거시설(시그니엘 레지던스)은 지상 42층부터 71층에 들어선다. 로비를 제외하면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44층부터 시작된다. 44층 높이가 약 210m로 여의도 63빌딩 꼭대기(높이 249m)와 비슷하다. 63빌딩 전망대에서 볼 수 있던 한강이나 도심의 야경을 매일 거실에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전용면적 133~829㎡ 총 223실. 아파트로 치면 평균 330㎡(100평) 정도다. 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7500만원 선으로, 1실당 총 분양가가 45억~370억원 정도다. 분양가 기준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주거시설이다(종전 최고가는 서울 용산구 ‘한남 더힐’로 분양가 3.3㎡당 평균 5300만원, 최고가 84억원이었다). 그만큼 최고급 인터리어와 마감재 등으로 꾸몄다. 특히 국내 최초로 주거시설이면서도 6성급 호텔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 지상 76~101층에 위치한 6성급의 시그니엘서울 호텔의 서비스를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컨시어지 서비스, 하우스키핑 서비스, 방문 셰프 서비스, 케이터링 룸서비스, 도어맨 서비스 등이다. 이 같은 주거시설을 기획하고 제안한 이는 에스앤비(SnB, Solution & Benefit) 김승석(47) 대표다. 이 회사는 2007년 문을 연 이후 시행(부동산개발사업)과 분양마케팅(분양대행), 주택·상업용부동산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분양마케팅으로만 1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현대산업개발에서 개발·마케팅을 했던 부동산 전문가다. 그를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에스앤비 본사에서 만났다.


▎김승석 대표는 롯데월드타워의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제안하면서 레지던스에 6성급 호텔식 서비스를 접목해 주목을 받았다.
고급 주거시설에 대한 컨설팅이나 분양 경험이 있었나.

처음 접한 건 현대산업개발에 근무할 때다. 2003년 당시 ‘삼성동 아이파크’(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의 마케팅을 담당했다. 2014년에는 부산 용호만 매립지에 들어선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더 더블유(the W)를 분양했다.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69층으로 전체 1488가구의 98%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한 고급 주택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호텔식 서비스를 접목한 계기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국내 최고층 주거시설이면서 최고급 마감재 등으로 고급스럽게 꾸민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럭셔리 하우스다. 하지만 유명 인사가 인테리어나 디자인을 하고, 마감재나 각종 전자제품을 최고급으로 설치한다고 명품 주거시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명품 주거시설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한 결과가 6성급 호텔식 서비스다.

이 같은 제안에 롯데 측의 반응은 어땠나.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지를 주상복합 단지(안양 센트럴 헤센)로 개발 중인 김승석 대표.
그동안 일부 레지던스나 주상복합아파트에 호텔식 서비스를 일부 제공한 사례는 있다. 하지만 정확히는 호텔식 서비스를 차용한 것일 뿐 진정한 호텔식 서비스는 아니었다. 사례가 없다보니 롯데 측이나 시그니엘서울 호텔 측 모두 난감해했다. 호텔 측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롯데 측은 그에 대한 비용을 얼마나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 등 협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처음 했던 제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뭔가.

1996년 현대그룹 입사 후 현대산업개발에 배치돼 8년간 근무했다. 젊은 패기와 자신감이 충만했던 시절이라 나중에 여기서 CEO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참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난다. 1998년 IMF 외환위기가 터져 국내 경기가 바닥이던 때였는데, 주거용 오피스텔 358실 분양하는데 600번 이상을 팔다 말다 반복할 정도였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해외에 팔아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해외 판촉을 감행했다. 홍보물부터 사업설명회까지 모든 것을 직접 챙기며 영업을 병행해야 할 정도로 힘든 강행군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2003년 삼성동아이파크 프로젝트를 끝으로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시기적으로 건설·분양업계가 어려운 시절을 겪었지만 내가 맡았던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런 일련의 성취 과정을 통해 밖으로 나가 내 역량을 발휘해 더 큰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시행을 목표로 했지만 시행보다는 마케팅에서 승부가 났다.

시행을 하려면 큰돈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돈이 없었다. 처음 회사를 나올 때는 금방 큰돈을 벌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CEO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첫 사업은 내게 250억원이라는 빚만 남겼다. 그리고는 폐인처럼 집에 들어앉아 지내기도 했다. 그때 나이 지긋하신 어머님이 밥값이나 하라고 1만원을 주셨는데,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함을 갖게 한 계기가 됐다. 당장 돈이 되는 일부터 해야 했고, 가장 잘 할 수 있었던 분양마케팅을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이후 분양마케팅 사업이 잘 돼 시행으로 진 빚 250억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동생(김호석 대표)을 영입한 계기는.

몇 개의 미분양 아파트 분양마케팅을 성공한 후 회사를 안정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나는 사업 수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내부에서 조직을 챙겨줄 믿을 만한 인물이 필요했다. 당시 동생은 대학 졸업 후 고시를 준비 중이었는데, 외향적인 나와는 달리 매사에 신중하고 차분한 성품을 가졌다. 업무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는 가장 좋은 적임자였다. 지금도 상호보완 관계로 회사 운영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시행이나 분양마케팅이나 부동산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 정책으로 시장이 위축하고 있다. 현장에선 부동산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나.

규제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투기’와 ‘적폐’로 규정하고 집권 초기부터 강하게 시그널을 보냈고 이전 정부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 고민하고 보완된 정책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부동산 규제와 더불어 신(新) DTI와 DSR 도입으로 엄격해진 대출 규제 등으로 이전과는 시장의 온도가 다를 것이다. 지금까지 유례없는 초강력 규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다보니 시장이 얼어붙고 혼란스러운 시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시장은 일정 기간 적응기를 거친 후 악조건 속에서의 자생력을 갖추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시장의 분위기를 냉정하게 감지하고 예의주시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생존 패러다임을 읽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개발·분양대행 업황도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경기가 호황기이거나 불황기이거나 늘 부동산 개발은 계속돼 왔다.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영역이다 보니 어렵다 어렵다 해도 분명 시장과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동산이 있다. 특히 사업 초기 남들이 손사래 치고 도망가는 어렵고 힘들고 열악한 현장을 잇달아 성공시켜 왔기에 큰 걱정은 없다. 그보단 당장 예정된 몇 가지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해 성공시키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 같다.

준비 중인 사업이라면.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지를 주상복합단지(안양 센트럴 헤센)로 개발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 지상 최고 25층 3개 동 규모로 아파트 188가구와 오피스텔 437실, 상업시설로 구성돼 있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59㎡형 단일 주택형이고,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7~47㎡다. 에스앤비가 시행·분양을 모두 한다. 아파트·오피스텔 분양은 11월 예정돼 있다.

-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사진 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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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호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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