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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VE OFFICES(1/9)] 구글(Google) 

상상력 가득한 놀이터 같은 사무실 

박지현 기자
이직률이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중 가장 낮다는 구글. 혁신 DNA로 불리는 ‘구글러’들의 근무 환경은 놀이터와 일터의 경계를 허물었다.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공간은 이들에겐 자연스런 일상이다.

▎사무실엔 다람쥐 통처럼 생긴 곳에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구글 시드니. 사진:구글 제공, 오피스스냅샷.
후드티에 운동화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빈 도로엔 자율주행차가 다니기도 한다. 벤치에 앉아 노트북 작업을 하는 사람들 곁에서 발리볼을 하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개와 함께 건물을 오가고 실내에선 다람쥐 통만한 1인용 의자에 들어가 몸을 누이기도 한다. 이곳을 누가 일터라 하는가.

대학 캠퍼스처럼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이곳은 세계 최대 IT 기업 구글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듯 구글은 일터와 놀이터의 중간 형태다. 120개 동으로 흩어져 있는 광활한 캠퍼스는 자전거(G바이크)로 이동한다.

구글 본사는 매우 ‘직원 친화’적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공룡 화석을 직접 본떠 만든 조형물, 우주 왕복선 설치물을 비롯해 구글 로고가 박힌 자동차 좌석 의자 등 시선을 끄는 요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모두 직원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개들이 누워 쉬는 쿠션 등이 놓여 있는 사무실은 이들에게 매우 자연스럽다. 직원들의 반려견 동반은 구글의 문화다. 구글의 동물 친화 카페테리아인 ‘요시카의 카페’는 구글 테크니컬 인프라스트럭처 담당 수석 부사장인 우르스 회즐의 반려견 이름을 딴 것이다.


▎북극 모양을 본뜬 회의실. 펭귄 모형도 있다. 구글 스위스. 사진:구글 제공, 오피스스냅샷.
자연과 인간의 경계 허물기

풍부한 먹거리도 특징이다. 이곳엔 ‘150걸음’ 원칙이 있다. 임직원들이 150걸음 내에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30여 개 카페테리아와 푸드트럭 등을 마련해뒀다.

업무 중 20%를 관심 분야에 쏟게 하는 ‘20% 타임제’를 위한 특별한 공간도 있다. 본사 내 ‘차고(The Garage)’는 차고를 빌려 사업을 시작했던 구글의 창업 정신을 반영했다. 3D 프린터, 레이저 절단기 등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어 직원들이 상상하는 제품이 있으면 바로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구글 본사만이 아닌 다른 지점들도 흥미로운 컨셉이 다양하다. 구글 스위스는 이색적인 디자인을 총 망라한 듯하다. 위층에서 식당으로 이어지는 미끄럼틀, 명상이나 휴식을 위한 거품(물론 진짜가 아닌) 욕조, 어항, 벽난로 등이 있는가하면, 회의 공간도 독특하다. 전화나 작은 미팅을 위한 곤돌라, 달걀 모형의 폰 부스, 펭귄 모형까지 들여 온 북극, 지하터널 등은 구글의 오피스 공간 기준이 어디까지일 지 가늠하기 어렵다.

2019년 완공을 내다보는 구글 신 사옥에 기대가 몰리는 이유는 구글만의 기발한 상상력이 구현된 공간들이기 때문이다. ‘찰스턴 이스트 캠퍼스(Charleston East Campus)’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약 37만㎡ 넓이의 대지에 설립된다.

유명 건축가 비야크리 잉겔스의 덴마크 디자인 회사 빅(Bjarke Ingels Group)과 2012년 런던올림픽 성화대를 디자인한 영국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의 헤더윅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가 공동 설계했다.

콘셉트는 ‘자연과의 융합’이다. 구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 요소다. 공간 구성 계획을 살펴보면 구글 신사옥에는 공원을 비롯한 녹지가 약 12만㎡가량 포함된다. 주차장도 지하공간으로 통합해 보행자를 배려한다.

구글은 자연과 건축물 사이에 경계선을 따로 두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신사옥 건물 전체를 뒤덮는 거대한 투명 지붕이다. ‘덮개(그린 루프, Green Loop)’는 마치 실내를 공원처럼 보이게 연출할 계획이다. 빛과 신선한 공기가 들어올 수 있게 하고, 비나 우박, 외부 먼지 등을 피할 수 있다. 특이하게도 건물은 레고 블록 같은 모듈화 방식으로 구축된다. 부동의 콘크리트 건물이 지닌 한계에서 벗어나 내부 공간을 구성하는 벽면 등을 블록처럼 쉽게 해체하고 붙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사무실과 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뒤죽박죽 모여 있을 것 같지만, 여기엔 직원 간 벽을 허무는 질서가 숨어 있다. 구글은 직원들의 ‘수다’를 늘리기 위한 공간적 실험을 과감히 시도했다. ‘무한 반복 고리(infinity loop)’ 모양의 경사로를 설치해 이동하는 직원들이 2분 30초 만에 다시 만날 수 있게 했다. 설계를 맡은 NBBJ는 이미 직원들의 걷는 속도를 측정하고 공간의 지름을 다각도로 쟀다. 바닥 설계도 일반 회사보다 좁게 해 여러 팀이 시야에 들어오게 할 예정이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던 문화가 어느새 동지애를 키워간다는 공간 혁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로 지어질 구글 신사옥 찰스턴 이스트 캠퍼스는 거대한 투명지붕으로 덮어 자연과 건축물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조감도)



▎지하터널같이 생긴 회의실. 구글 스위스. 사진:구글 제공, 오피스스냅샷.



▎달걀 모양으로 만든 폰 부스. 구글 스위스. 사진:구글 제공, 오피스스냅샷.



▎사파리 테마로 꾸며 놓은 사무실. 구글 샌프란시스코. 사진:구글 제공, 오피스스냅샷.



▎찻잔 모양으로 꾸며놓은 공간도 있다. 구글 캠프리지. photo by Halkin Mason



▎위층에서 내려올 수 있는 미끄럼틀. 구글 시드니. photo by Ben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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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호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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