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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에 빠진 ICT·게임 부자들 

 

최영진 기자
'한국의 50대 부자’에 포함된 ICT·게임 기업의 리더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다.

ICT 기업의 화두 중 하나가 블록체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지난해 12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은 공공서비스, 의료분야, 부동산 등기부, 전자서명을 활용한 온라인 투표 등 신뢰성과 해킹으로부터 안전이 요구되는 영역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Market and Market 자료에 따르면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2016년 2억 달러에서 2022년 3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가 블록체인 시장을 점유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블록체인 시장에 한국을 대표하는 ICT·게임 분야 리더가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국의 50대 부자에 포함된 이들도 마찬가지다. 김정주 NXC대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등이 미래 먹거리를 블록체인에서 찾고 있다.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사업에 적용할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하는 쪽과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집중하는 두 흐름이 있다. 한국의 검색 시장과 메신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블록체인 시장에서 다시 맞붙었다. 한때 NHN을 함께 만들었던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다시 블록체인 분야에서 경쟁을 시작했다.

블록체인 시장에서 맞붙는 네이버와 카카오


발 빠르게 움직인 이는 김범수 의장이다. 2013년 김 의장은 자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던 두나무에 2억원을 투자하면서 블록체인 시장에 발을 들였다. 카카오, 케이큐브벤처스 등 계열사가 꾸준히 두나무의 지분을 사들여 현재 25.85% 지분으로 2대 주주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오픈 2개월 만에 회원이 100만 명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0만 명, 동시접속자 수 30만 명을 기록하는 등 가상화폐 거래소의 강자로 성장했다. 지난 3월에는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를 일본에 설립하면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그라운드X를 자회사로 하는 해외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투자 및 지주회사 카카오G도 설립했다.

지난해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 활동하고 있는 이해진 전 의장은 해외에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펼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관련 소식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라인이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했다. 라인파이낸셜은 일본 금융청에 가상화폐 교환업자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네이버의 계열사 라인플러스가 블록체인 기술 전문 자회사 ‘언블락’을 설립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은 언블락 출범과 동시에 블록체인 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서는 가상화폐공개(ICO)가 금지되어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일본에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를 설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뿐만 아니라 가상화폐공개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가상화폐 거래소 투자 늘고 있어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문을 연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에서 한 직원이 가상화폐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8월 코인원 지분 75%를 보유한 데일리금융 지분 52.39%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거래소에 직접 투자하는 기업은 넥슨 그룹의 지주회사 NXC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김정주 NXC 대표 주도로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약 900억원에 인수했다. 코빗은 한국에서 처음 문을 연 비트코인 거래소다. 전문가들은 넥슨이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적용해 가상화폐를 만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NXC는 “넥슨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은 투자 전문 자회사인 NHN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오케이코인에 투자했다. 오케이코인코리아는 지난 4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NHN엔터테인먼트도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 및 플랫폼에 적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한다. 2016년 말 모두 팔았던 데일리금융의 지분 52.39%를 지난해 8월 다시 사들였다. 데일리금융그룹은 하루 거래량이 1조원에 육박하는 거래소인 코인원의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옐로모바일은 무선데이터통신 단말기 전문 기업 모다의 지분 35.43%를 보유하고 있다. 모다는 지난 6월 운영을 시작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에 투자한 기업이다. 옐로모바일은 직간접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두 곳이나 운영하는 셈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의장과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해킹이 불가능하고 거래 내역이 모두 저장되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게임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월 가상화폐 아이콘을 발행한 스타트업 더루프와 MOU를 맺었다. 스마일게이트 자사 게임 포털인 ‘스토브’ 활성화를 위해 자체적인 가상화폐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적극 활동하는 사용자에게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사업 투자설이 돌고 있는 넷마블게임즈는 아직까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방 의장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 있다고 밝힌 상황이라 곧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은 “블록체인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고, 순기능을 갖는 암호화폐 시장이 발전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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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호 (20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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