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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마케팅에서 배운다] 김영하 KEB하나은행 스포츠단 자문역 

스포츠마케팅으로 외부엔 홍보, 내부는 결속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스포츠 빅 이벤트나 선수를 후원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다. 성장 가능성, 대중의 평판, 회사 비즈니스와 연계되는 상품성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김영하 KEB하나은행 스포츠단 자문역은 20년 동안 이 일을 해왔다.

▎김영하 KEB하나은행 스포츠단 자문역(전 단장)은 국내 스포츠마케팅의 산증인이다. 은행업계보다 축구계에 아는 사람이 더 많아 ‘축구인’으로 불린다.
KEB하나은행은 금융권에서 스포츠마케팅을 가장 잘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K리그 타이틀 스폰서’ 등 특히 축구에 공을 들였다. 이어 동계스포츠와 LPGA 골프 대회를 후원했고, 2017년부터는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 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다.

3월 중순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사에서 만난 김영하 KEB하나은행 스포츠단 자문역(전 단장)은 “스포츠마케팅의 브랜드 이미지 노출 효과는 상당하다. 스포츠 빅 이벤트 후원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KEB하나은행과 CEO를 긍정적으로 노출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은행은 2002년 서울은행과 합병했다. 대중적 이미지가 강한 서울은행과 프라이빗뱅킹(PB) 분야에 특화된 하나은행 사이엔 다소 이질감이 있었는데 이를 빠르게 해소하며 조직을 결속한 것도 스포츠마케팅의 힘”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포츠단장에서 물러난 김영하 자문역은 국내 스포츠마케팅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1988년 서울은행에 입사한 그는 1996년 당시 민관이 주도한 ‘2002 월드컵 유치위원회’의 후원은행 TF팀에 합류하면서 스포츠마케팅에 첫발을 디뎠다. 지점장 생활 6년 정도를 빼곤 줄곧 스포츠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은행업계보다 축구계에 아는 사람이 더 많다”는 그는 ‘금융인’보다는 ‘축구인’으로 불린다.

연구 분야 넓고, 성장 가능성도 무궁


▎KEB하나은행은 국내 축구 K리그와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 등을 후원하고 있다. K리그 2019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정춘식 KEB하나은행 부행장이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협약식을 갖고 선수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스포츠마케팅은 축구가 대표적이다. 1998년부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해오고 있고, FA(축구협회)컵 대회도 후원을 맡았다. 또 2017년부터 2020 시즌까지 4년간 모두 140억원(연간 35억원)을 들여 프로축구 K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사실상 재정적으로 한국 축구를 떠받치는 셈이다. 김 자문역은 “축구 국가대표 A매치는 시청률이 20%대를 넘는 만큼 막대한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후발주자인 하나은행이 대중적인 은행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미디어분석 전문업체 더폴스타에 의뢰해 KEB하나은행 2018 K리그 전 경기를 대상으로 후원사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 그 효과는 1065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TV, 신문 등 기존 미디어는 물론이고 인터넷 등 각종 뉴미디어 매체 등에서의 브랜드 노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다. 타이틀 스폰서인 KEB하나은행은 640억원의 노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자문역은 “올해부터는 KEB하나은행의 상품명인 ‘하나원큐’를 K리그 공식 명칭으로 사용해 하나원큐 K리그 2019로 명명했다”고 말했다.

자사 상품과 연계하는 마케팅도 진행했다. 입장권 50% 할인 혜택 등을 담은 ‘붉은악마 적금’, ‘오! 필승코리아 적금’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하나원큐 K리그 2019 개막에 맞춰 ‘K리그 축덕카드’를 출시했다. K리그 축덕카드는 ‘집에서부터 축구장까지 혜택이 함께하는 단 하나의 카드’라는 콘셉트로 각종 할인 혜택을 담았다. 김 자문역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VIP 고객을 대상으로 현지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며 “우리 대표팀 경기 관람은 물론이고 호텔 또한 대표팀이 묵는 곳으로 정해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VIP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손흥민 선수를 공식 홍보 모델로 발탁한 것은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손 선수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하나은행의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올라간 것. 손 선수가 출연한 광고 ‘함께가 힘이다, 하나가 힘이다’는 금융권 광고 최초로 최단 기간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오! 필승코리아 적금 2018’ 가입 고객에게 제공한 손흥민 이모티콘 증정 행사도 조기 마감됐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한 행사에서 “손흥민 선수는 광고뿐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도 그룹의 경영 철학인 휴머니티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호평했다.

김 자문역은 “사실 스포츠 선수는 실력이 한결같을 수 없어 후원을 결정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선수의 성장 가능성, 인물에 대한 평판, 회사 비즈니스와 연계되는 상품성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해야 하는데 결국 이 결정은 최고경영진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고경영진의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이해와 판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손흥민 선수 후원 계약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겨 요정’ 김연아를 놓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그는 “내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10여 년 전 김연아, 박태환 선수 측에서 후원 제안이 들어왔는데 당시 내·외부 분석팀의 잘못된 판단으로 결정하지 못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빛이 난 김연아를 보면 그때의 판단에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후 김연아를 메인 모델로 내세운 KB국민은행은 방송 CF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

김 자문역은 국내 기업의 스포츠마케팅이 좀 더 체계적이고 현실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기업의 비즈니스 방향, 이미지와 맞는 스포츠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일부 기업에선 오너의 관심 종목을 선정한다는 지적이다. 또 스포츠마케팅을 후원 개념이 아닌 실질적인 마케팅과 연결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기업 내부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야 지속가능하다. 기업 내 동호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자문역은 스토리텔링 등 콘텐트 개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TV 노출을 중심으로 고민했지만 이젠 모바일 등 다양한 미디어 도구가 생겨났다. 특히 유튜브나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콘텐트를 소비하는 시대”라며 “최근 몇 해 동안 아시안게임에 관심이나 있었나? 그러나 손흥민 선수의 군 문제 해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이타적 리더십 등에 열광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도 높아졌다. 이처럼 스포츠마케팅은 연구 분야가 넓고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생활체육은 스포츠마케팅 신 시장


▎2018년 코리아오픈 대회 모습.
김 단장은 스포츠마케팅을 ‘거름’에 비유했다. 거름을 주지 않아도 사과나무에 사과는 열리지만 거름을 주면 더 알찬 과실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정권자를 설득하기 위해 ‘비교 전략’을 많이 사용했다. 이벤트 진행으로 인한 노출과 광고 진행 노출 효과를 비교하면 금액 대비 이미지 제고 효과가 바로 나온다”며 “도이치뱅크 등 해외 은행의 스포츠마케팅 사례를 연구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스포츠마케팅의 주 타깃은 젊은 세대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공통된 목표다. 금융권에선 ‘내 생애 첫 통장’ 같은 마케팅이 치열하다. 김 자문역은 “스포츠마케팅은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전략이다. 젊은 고객과 직원, 미래 비즈니스를 생각한다면 스포츠마케팅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김 자문역은 최근 제도권으로 들어온 생활체육이 스포츠마케팅의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은 젊은 층이 취업 준비와 직장생활에 쫓겨 운동장에 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고 자율 출퇴근 분위기가 활성화되면 선진국처럼 젊은이들이 생활체육 범주 안에 들어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생활체육은 더욱 조직화되고 체계화될 것이다. 그에 따라 생활체육인도 늘어나고, 여기에 새로운 시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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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호 (201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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