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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4)] 조수용 카카오 CEO 

결국 자율성에 답이 있다 

정리=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사진 전민규 기자
카카오 CEO.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타이틀이 아닐까. 전 국민의 일상에 깊이 침투해 있는 카카오톡이 출시된 건 2010년. 고작 9년 만에 소위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됐다. 지난달 CEO 취임 1주년을 맞은 조수용 대표(45)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여러 콘텐트를 입히며 ‘카카오웨이’를 개척해나가는 데 여념이 없다.

▎4월18일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만난 조수용 대표.
김익환: 지난해 3월 대표이사가 되시면서 카카오 3.0을 선언했다. 카카오 1.0이 카카오톡 론칭, 카카오 2.0이 교통, 뱅킹 등 생활 전반의 다양한 콘텐트 확보, 카카오 3.0은 이들 간의 시너지 극대화를 목표로 했다. 새 비전 발표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조수용: 메시지를 전달하는 툴을 넘어 다양한 기업이 카카오를 통해 사업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됐다. 이제 꽤 많은 기업이 카카오 위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 플랫폼 관점으로 보면 다른 차원으로 진일보한 것이다. 기업들이 각자 앱을 만들어 고객들이 내려받고 회원가입하는 것 보다는 카카오톡 기반에서 카카오 플러스 친구로 등록하면 많은 것이 한 번에 해결된다.

카카오 CEO로서 대표님의 역할은 무엇인가?

카카오의 창업 유전자는 장난기, 즉 친구들끼리 편안하게 일하면서 유지하는 유머 감각이나 위트라고 생각한다. 그걸 더욱 선명하게 오래가게 만드는 게 내 임무다. 문제는 회사가 점점 커지다 보니 원래 갖고 있던 유전자가 사라지고 소위 모범생이 됐다. 대기업스러운 문화가 급속도로 침투하면서 재미가 사라졌달까.(웃음) 그래서 원래 갖고 있던 소위 ‘똘끼’를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까?

원래 카카오 프렌즈도 처음에는 좀 어설펐다. 아마추어가 만든 것 같은 허술함이 매력이었다. 그런데 너무 뛰어난 인재가 많이 들어오면서 글로벌 초일류 이미지처럼 바늘 하나 안 들어가는 캐릭터가 된 것 같다. 퀄리티는 높은데 정이 안 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새 캐릭터인 ‘니니즈’를 만들었다. 일류 캐릭터 같아 보이지 않고 하는 짓도 좀 더 ‘병맛’ 같은 게 매력이다. 지난해 카카오 유저인터페이스(UI)를 싹 바꿨는데 그때도 ‘지나치게 세련되지 않은 것’이 포인트였다. 사람도 빈틈이 있어야 좀 더 매력적이지 않나. 브라이언(김범수 의장)도 실제 그렇다. 명품을 쭉 빼입고 다니는 분도 아니고 길 가다 뭐 하나 떨어트리고 좀….(웃음) 이런 DNA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지키는 게 브랜드 정신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한다.

요 근래 많은 회사를 인수하다 보니 직원의 절반 이상이 최근에 들어온 걸로 알고 있다. 모범생한테 갑자기 위트 있고 재미있는 사람으로 바뀌라고 하는 건 어렵지 않나?

맞다. 사실 기업이 작을 때는 창업자의 감각이 선명하게 살아 있지만 커질수록 옅어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 CEO로서 우리의 유전자를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처음과 같을 순 없는 거다. 사람이 늙어가는 것처럼 숙명이다. 애플도 예전에는 제품과 광고에 위트가 철철 넘쳤다. 지금은 그런 유전자가 많이 사라졌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말하면 세상은 공평하다. 뉴커머(신인)의 기회는 거기에 있는 거다.

웹툰업체, 여행사,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해왔다. 사업을 너무 많이 벌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는데,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나?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과 콘텐트 사업 ‘투 트랙’으로 간다. 이 두 가지 포트폴리오를 같이 갖고 가는 기업이 흔치는 않다. 간단한 예로, 애플과 구글은 플랫폼, 디즈니는 콘텐트 회사다. 콘텐트 회사는 어떤 플랫폼이든 가리지 않는 강력한 콘텐트 파워를 가져야 하고, 반대로 플랫폼 강자가 되려면 어떤 콘텐트든 다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카카오, 멜론, 카카오 페이지라는 3가지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건 내수용으로 국경을 넘기가 힘들다. 반면 콘텐트는 다양한 플랫폼을 타고 쉽게 해외로 넘어갈 수 있다. 그래서 경쟁력 있는 콘텐트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예전 인터뷰에서 부동산업을 종합예술이라 생각한다고 해서 인상 깊었다. 조 대표가 생각하는 경영의 정의가 궁금하다.

경영이라는 분야가 학문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가 항상 의문이었다. 그래도 답은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 사람들은 항상 모여서 함께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머리를 맞대왔다. 혼자 경험하고 깨우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많은 사람이 반복해온 시행착오를 따라가면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즉 경영학이라는 건 인류 탄생 이래 많은 사람이 모여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케이스 스터디라고 볼 수 있다.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왼쪽)와 조수용 카카오 대표.
케이스 스터디에서 얻은 깨달음을 어떻게 경영에 도입했나?

결국 자율성에 답이 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것도 똑같다. 어릴 때부터 인격체로 존중받으며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는 스스로 잘 자란다. 부모들도 머리로는 아는데 아이가 잘 못할 것 같아서 자꾸 통제하게 된다. 그래서 음식을 고를 때도 ‘이게 더 몸에 좋은 거야’하면서 대신 골라준다. 아이에게 자기 주도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기업도 똑같다. 후배들이 입사하고, 조직이 새로 꾸려지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면, 많이 경험하고 앞서간 사람이 ‘이렇게 해야 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직원 개개인의 자율성이 높아질 때 파괴력도 높아진다. 경영진도 알고 있지만 혹시 잘못될까 불안한 거다. 그래서 더 통제하려 든다. 반면 카카오는 자율성을 극한으로 넓힌 회사다. 기업이 크든 작든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결국 자율성에 있다.

대표님이 보시기에 어떤 기업들이 자율성을 잘 살리고 있나?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대부분 다 자율성을 갖고 있다. 자율과 자유는 다르다. 자율은 회사 목표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 원칙을 정하는 것이지만 자유는 소위 내 멋대로 하는 거다. 예를 들어 카카오는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내 자유니까 회사 안 나갈래’가 아니라 내가 룰을 정하는 거다. 스스로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업무 시간을 설정하는 게 자율이다. 좋은 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원칙을 갖고 있다. 카카오 설립자이자 오너인 브라이언(김범수 의장)과 내 관계도 그렇다. 한 번도 그가 시켜서 일을 한 적은 없다. 내가 알아서 하는 거다.

해외 기업들의 경우 직원을 해고할 때 10시에 통보하면서 11시까지 짐을 빼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에서 근로자를 위한 규정이 상당히 잘되어 있어서 자율이 아니라 방종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통제할 지, 긍정적인 점을 극대화할지는 선택의 문제다. 나는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율성을 악용하는 사람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거기에 초점을 맞추면 절대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없다. 자율성이 주어졌을 때 더 열정적으로 능력을 발휘하는 친구들이 이익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만 가면 된다. 김범수 의장님이 한게임과 NHN을 거쳐 오면서 쭉 관통하는 코드도 ‘자율’이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혁신이란 무엇인가?

기존 사업을 지금 시대의 시각으로 재정의하는 것이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혁신 방향이다. 예를 들어 위워크는 부동산임대업을 재정의했다. 원래 임대한 공간은 그대로 쓰고 나가는 것이지 자기 맘대로 바꾸는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위워크는 공간을 임대해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하고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부동산 사업을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재정의했다. 지금 시대에 벌어지는 유의미한 혁신이라 생각한다. 이런 혁신을 할 수 있는 시기에 살고 있다는 건 몇 세기에 한 번 오는 기회다. 모든 기존 사업을 재정의할 수 있는 타이밍이 온 것이다.

이 타이밍에 직접 뛰어들어 바꿔보고 싶은 영역이 있나?

지난해 카카오 CEO가 되면서 손을 뗐지만, 원래 미디어를 재정의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다. 매스미디어라는 말은 과거 정보원이 적을 때 매스(대중)을 상대로 미디어가 힘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많은 미디어가 그때의 꿈을 갖고 살고 있지만, 이젠 정보원이 너무 많아졌다. 이제 미디어는 ‘매스’라는 개념이 없어졌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관점 중심으로 세분화해야 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다. 이젠 미디어의 관점이 얼마나 명확한지, 그 관점을 따라가고 싶은지가 변화의 축이 됐다. ‘○○일보’보다 기자 개개인의 관점이 더 주목받는 시대다. ‘매거진B’도 관점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요식업, 숙박업에도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다.

아날로그적인 사업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삶은 길어봤자 100년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태어날 때부터 인공지능(AI)의 영향을 받는다 거나 디지털화(digitalized)되진 않는다. 태어났을 땐 누구나 아날로그 상태다. 그래서 결국 인간은 아날로그적인 체험으로 회기할 수밖에 없고, 여기에 기회가 있다. 제이오에이치(JOH)에서는 지독하게 아날로그 사업에 집착했다. 모두가 디지털에 집중하고 있는데 맨날 스마트폰이나 노트북만 보면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더라.(웃음) 인간의 욕망은 스마트폰으로 채워지진 않는다. 그래서 유난히 책, 호텔, 음식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이 갔다.


디지털 전문인 카카오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입히는 역할에 최적화된 분인 것 같다.

기존 사업 형태가 앞으로 혁신해나가는 과정에서 카카오가 굉장히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카카오톡은 그냥 공짜 문자메시지 정도의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전 국민이 폰을 교체하면 제일 먼저 까는 앱이 됐다. 카카오 알림은 빨리 확인하게 되고 모든 유저가 다 로그인돼 있다. 전 세계를 살펴봐도 전 국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사용하는 앱은 없다. 이젠 공짜 메시지를 넘어서 국내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이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카카오의 근무환경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다. 직원들은 서로 영문이름으로 부르며 수평적인 관계로 지내는데 장단점은 없나?

장점은 명확하다. 이사님, 상무님, 전무님으로 부르지 않으니 얘기할 때 훨씬 벽이 낮고 토론할 때도 높낮이가 없다. 직급이 바뀔 때마다 호칭에 맞춰 불러야 하는 스트레스도 없다. 예를 들어 내가 김범수 의장에게 ‘브라이언, 식사하셨어요?’ 이런 식이다. 다만 수평적인 문화 속 의사결정권자들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언제든 의견을 내고 토론할 수 있지만 결정은 실무자들이 한다. 대신 카카오는 공유하는 문화기 때문에 사내 인트라망이나 타운홀 미팅 등에서 다 공유한다.

예전 인터뷰에서 본인이 오래 살 것 같지 않아 늘 시간이 아깝다고 했는데….

NHN에 있었던 8년 동안 일을 정말 열심히 했다. 많이 배웠고 행복한 시절이었다. 그런데 끝나고 보니 너무 공허하더라. 그때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그땐 뭐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날 보게 됐다. 나의 현재가 미래를 위한 준비과정인 것처럼 살고 있더라. 그래서 제이오에이치를 창업할 때 용감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자’고 다짐했다. 다음은 없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진짜 힘들게 일했다.(웃음) 이제껏 살면서 가장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다만 안 맞는 사람과는 중간에 위약금을 물더라도 관계를 끊었다. ‘이제 돈 좀 벌었다고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는 거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제한된 시간을 의미 있는 곳에 잠도 안 자고 열심히 쓰겠다는 거지 엉뚱한 사람한테 끌려가고 싶지 않다는 거다. 그걸 알아봐준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하게도 사업이 잘됐던 것 같다.

이제는 개인사업자가 아닌 카카오 대표로서 우선순위나 방향성이 바뀌었을 텐데.

현재 내 1순위는 ‘카카오의 미래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2순위는 기업문화를 정립하는 것이다. 기업문화는 곧 조직인사다. 한마디로 누가 리더가 되고 누가 밀려나는지가 기업문화의 전부다. 어떻게 일하는 사람이 회사에서 중요 보직에 앉게 되는지가 기업문화를 결정한다. 좋은 인재면 연봉도 많이 주고 더 중요한 일을 맡겨야 한다. 꽤 많은 기업이 여기서 엇박자가 난다.

회사에는 다양한 종류의 인재가 있고 회사가 원하는 방향과 달라도 승진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건 그 회사가 그런 인재가 중요하다고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회사가 실제 돈을 쓰는 곳을 보면 그 회사의 우선순위가 드러난다. 이를 테면 많은 오너가 우리 회사는 ‘마케팅이 제일 중요하다, 디자인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연봉은 가장 하위 수준이다. 오히려 법무, 재무쪽 연봉이 몇 배, 몇십배 높다. 이건 연봉으로 ‘우리 회사는 돈을 많이 버는 게 가장 중요하다’, ‘리스크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보여준 것이다. 그 회사에서는 그런 사람이 인재인 거다. 그래서 이렇게 말과 행동이 다른 엇박자를 내지 않는 인사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대표님을 자수성가의 롤 모델로 꼽는다. 최근 금수저, 은수저 하면서 스스로 능력을 발휘할 생각은 안 하고 남 탓만 하는 이가 많은데. 훌륭한 사례가 되어주시고 계신 것 같다.

사실 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가난하다는 생각을 안 해봤다. 대학생 때 친구들 집에 가보니 집들이 너무 큰 거다.(웃음) 다른 집들도 다 연탄을 때는 줄 알았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부터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했다. 그 덕에 직장도 좀 빨리 얻은 것 같다. 나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콤플렉스에 많이 시달렸다. ‘난 이 사회의 이너서클에 못 들어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많았다. 지나고 나서 보니 그래서 대학 때 그렇게 독하게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 같다. ‘같은 시간을 들이면서 좀 더 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항상 생각했다. 내 능력 밖의 일도 일단 ‘할 수 있다’고 해놓고, 어떻게 해서든 거기에 맞춰나갔다.

요즘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사람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결국 두 가지로 귀결된다. 하나는 같이 일하는 동료, 상사랑 안 맞아서. 두 번째는 ‘난 이 방향이 맞는 것 같은데 회사가 이해를 못 해줘서’다. 즉 좋은 회사란 마음 맞는 사람들과 일하면서 내가 생각한 걸 실천하게 해주는 회사다. 사실은 근무환경이 좀 안 좋고 연봉이 좀 적어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고 내가 열심히 하는 걸 회사가 인정해주면 그게 좋은 회사인 것이다. 그래서 이 두 가지가 충족되면 정말 행복한 거고 둘 중 하나라도 안 맞으면 계속 찾아나가는 거다. 그 얘기를 많이 한다.

직원들에게 요직을 맡길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뭔가?

개인보다 더 큰 시야를 가진 사람. 내가 좀 멋이 없어지더라도 회사 전체를 봤을 때는 이게 맞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렇게 되도 마음이 편한 사람.

마지막으로 대표님이 보시기에 경영을 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필요한 걸 찾아내고 필요 없는 건 걷어내는 것. 추가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 더하는 건 막말로 누구나 할 수 있다. 제일 쉬운 게 뷔페처럼 다 준비하는 것이다. 가장 무서운 게 그중에 세 접시만 골라서 앞에 놔주는 것이다.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다양하게 준비했다’보다, 고수일수록 뭘 남기느냐로 캐릭터를 드러낸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런 것 같다. 대부분 용기가 없으니 남들이 하는 건 다 해본다. 무서우니까. 이런 것을 곧 브랜드가 없다고 표현한다. 뷔페에서 고심 끝에 빼낸 것이 브랜드가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끊임없는 두려움과의 싸움이다.

※ 김익환은…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FRJ 등 패션 자회사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며 지난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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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호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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