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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글로벌 CEO 조연정·CMO 윈쿠안 인터뷰 

별 평점 5개 중 4.9개 받는 교육 사업의 비결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사진 전민규 기자
28세 청년들이 노년층 일자리 창출에 발 벗고 나섰다. 한국어를 매개체로 고령화사회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젊은 리더’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세이글로벌을 공동 창업한 조연정씨(왼쪽)와 윈쿠안(Quan Nguyen). / 사진:전민규 기자
“이계원 튜터(강사)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선생님 같아요. 인내심이 넘치시고 항상 웃어주세요. 한국어로 말할 때 틀릴까 봐 두렵고 긴장할 때가 많은데 선생님의 여유 있는 태도가 저를 계속 도전하게 만듭니다.”


미국 워싱턴 D.C.에 살고 있는 리사(28세)는 세이글로벌(Say Global)의 이계원 튜터로부터 1년 넘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씨는 올해 70세로 세이글로벌의 최고령 튜터다. 리사는 지난 3월 이씨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동안 선생님께 배운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며 함께 인사동, 경복궁을 거닐 수 있어 기쁘고 신기했어요”

세이글로벌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 3명이 모여 2017년 1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은퇴한 시니어 세대를 한국어 강사로 양성해 전 세계 수강생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K팝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한국어 교육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시니어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는 보기 드문 스타트업이다.

그들의 행보에 세계도 주목하고 있다. 포브스는 ‘2019년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Forbes 30 Under 30 Asia)’에 세이글로벌을 선정했으며, 조연정 대표는 한국인 최초로 까르띠에 여성 창업 어워드(2019 Cartier Women’sInitiative Awards) 수상자가 됐다.

“시니어 세대들은 사회가 돌봐주길 바라지 않아요.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하죠. 단지 우리 사회가 그런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 뿐이에요. 우리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5월 13일 만난 조연정(28), 윈쿠안(28) 세이글로벌 공동 창업자들에게서 사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느껴졌다.

세이글로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간단히 설명해달라.


▎세이글로벌 CMO 윈쿠안과 CEO 조연정씨가 인터뷰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세이글로벌
조연정: CEO로서 파트너십 구축, 투자 유치, 강사 교육,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세이글로벌의 업무 전반에 관여한다.

윈쿠안: CMO로서 매니지먼트와 관련된 일들을 총괄하고 있다. 수준 높은 비디오 강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브랜드를 알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또 한 명의 공동창업자이자 COO인 조용민씨는 해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세이글로벌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윈쿠안: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자연스레 시니어들의 고민들을 접하게 됐다. 세상과 접점이 없어 소외감을 느끼는 시니어 세대를 알게 되면서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과 연결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이글로벌은 2014년 용산노인복지관의 시니어와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학생들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조연정: 당시 재학 중이던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한국 교수님과 논의한 결과,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셔서 프로젝트로 만들게 됐다. 이후 약 2년 반 동안 프린스턴 대학교와 예일 대학교 학생들에게 한국어 회화 수업을 제공했고, 더 많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2017년에 법인으로 전환했다.

법인 전환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

조연정: 그동안 이렇게 시니어와 학생을 연결하는 비즈니스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도 반신반의했는데 수강생들의 피드백이 너무 좋았다. 시니어들도 돈벌이보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수업 준비도 굉장히 열심히 하신다. 비즈니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세이글로벌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수강생 숫자는 2017년 100여 명에서 2년 만에 450여 명으로 늘었다. 접속 국가는 미국, 홍콩, 싱가포르, 유럽, 캐나다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수강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강사들도 상시 채용하고 있다.

튜터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나?


▎세이글로벌 이계원 강사가 학생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1950년생(70세)으로 세이글로벌에서 최고령 강사다. / 사진:세이글로벌
윈쿠안: 오픈 마인드, 소통 능력, 배우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서류 심사와 면접에 합격하면 실제 튜터처럼 1시간 동안 1:1 화상 수업을 진행해보는 인터뷰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합격하면 튜터 트레이닝 커리큘럼을 통해 좋은 선생님이 되는 방법부터 스마트폰으로 수업하는 방법,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전달한다. 평균 연령이 60대지만 IT기기 사용이 어렵다고 하시는 분은 거의 없다.

세이글로벌과 다른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조연정: 오프라인을 보면 정부가 실시하는 무료 강의도 있고, 대학에서 진행하는 비싼 강의도 있다. 그러나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은 전 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가 더 접근성이 높다. 또 퀄리티 높은 한국어 수업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도 우리의 강점이다. 제대로 된 커리큘럼이 없거나 강사의 실력이 학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우리는 실생활과 밀접한 한국어 회화 중심의 커리큘럼과 전문 트레이닝을 받은 강사들 덕에 수업 평점이 5점 만점에 4.9점(피드백 2000개 기준)이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출신 전문가가 커리큘럼과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한국 음악,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의 인기와 함께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윈쿠안: K팝의 성장세와 함께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 국가뿐 아니라 중남미 국가도 떠오르는 시장이다. 엔터테인먼트들과 협력해 외국 국적 멤버들의 한국어 학습을 지원하거나 해외 팬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10~20대들이 움직이는 K팝 산업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데 그건 잘 모르는 소리다. 이미 전 세계에서 수십억 달러를 움직이는 시장이고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다.

B2C와 B2B 시장을 함께 공략하겠다는 계획인가.


▎이계원 강사(왼쪽)와 수강생 리사 / 사진:세이글로벌
조연정: 맞다. 기업들과 손잡고 B2B사업을 확장할 기회도 물색하고 있다. 특히 올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예정인데, 첫 해외 진출 국가를 베트남으로 정한 것도 삼성, SK, CJ 등 대기업들을 필두로 한국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한국 기업에 입사한 베트남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윈쿠안도 베트남 출신이라 현지에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동남아 국가들 중 베트남을 첫 타깃으로 정했다. 이미 과거 SK루브리컨츠 재팬, SKC 차이나, 한국외국인학교 등과 연계해 한국어 수업을 진행한 경험도 있다.

세이글로벌의 미션은 정년퇴직 후 일자리가 없는 시니어들을 돕는 것이지만, 이 미션을 청년실업 문제,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취업 문제 해결책으로 확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조연정: 맞다. 향후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이나 청년 취업난 문제 해결을 위해서 강사들을 더 채용할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강사들의 평균 연령대는 60대이지만, 강사가 더 필요해지면 50대 이하도 채용할 수 있다.

5년 뒤, 10년 뒤의 목표가 있다면.

윈쿠안: 젊은 세대와 시니어 세대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 세이글로벌은 다양한 문화와 세대를 어우를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한국어 교육으로 시작했지만 다른 언어로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나라의 시니어들도 고용할 수 있다. 한국뿐 아니라 비슷한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나라가 많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의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빅미션’이다. ‘세이글로벌’ 같은 기업이 되고 싶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본보기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조연정: 이번에 글로벌 수상 기회를 얻으면서 우리가 이 일을 함으로써 단순히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만 기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가치관까지 바꿔나갈 수 있다고 느꼈다. 세이글로벌이 성장할수록 우리의 미션도 함께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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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호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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