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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웅의 무역이 바꾼 세계사(1) 세상을 바라보는 장사꾼의 눈, 나는 왜 실크로드에 매료되었나? 

 

해마다 다녀오는 실크로드 여행과 이와 관련한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경영을 공부했다. 경영은 인간, 시장, 세상에 대한 통찰이라고 본다. 실크로드 역사, 특히 무역사를 공부하며 21세기 기업경영의 지혜를 얻었다. 개인적으로 포브스에 연재하는 시리즈를 통해 장사꾼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재해석하고 싶다. 또 한국 사회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했던 기업인이 인생에서 배운 교훈을 후배 기업인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를 원한다.

▎세계 최대의 마동상, 칭기즈칸 마동상 앞에서 독수리와 포즈를 취한 필자. 서울 금천구 수준의 경제규모를 가진 인구 300만의 가난한 나라 몽골에서 칭기즈칸의 몽골 건국 800년을 기념하여 높이 40m의 스테인리스 동상을 만들었다.
30년 동안 무역을 해온 필자는 세상을 장사꾼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한다. 필자의 눈에 한국 사회는 일제시대, 한국전쟁,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등 격동의 세월을 겪는 동안 과잉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며 극단적으로 다른 경험을 한 세대들로 이루어진 사회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논란은 한국 사회의 과잉 이데올로기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인류역사상 한국과 같이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외세지배, 내전,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의 경험을 가진 나라가 거의 없었다. 1960년대의 보릿고개를 기억하는 노년세대는 헬조선을 이야기하는 20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무자비한 폭력이 난무했던 한국전쟁과 일제시대를 겪으며 한국의 거의 모든 집에는 사망자나 부상자가 있었고 이런 심각한 트라우마는 3대가 지속된다고 한다.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태극기부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요즘의 젊은 세대는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몇십 년간 민주화와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었고 혁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장사꾼들은 생존을 위해 시대의 변화를 좇아가지만 생존이 절박하지 않은 지식인, 공무원들과 법조인, 학자들의 가치관은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히바 전경,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히바와 같이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다. 수백 년 된 학교 건물 마드라사를 개조한 호텔에서 잠을 자고, 고풍스러운 문화재급 건물 마당에서 샤슬릭(양꼬치)을 구워 먹으며 실크로드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보통 사람들은 20대까지 좋아하던 음악을 평생 좋아하게 되고 나이가 들어서 최신곡을 좋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이 든 사람들은 좋아하는 노래를 바꾸기도 어려운데, 인생관과 가치관을 바꾸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도 20대에 형성되어 30대 이후에 별로 변하지 않는다. 이 시대에 50~60대 정치인들의 발언을 보면 그들이 아직도 1970~80년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세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우리는 목소리가 큰 학자, 정치권력을 가진 관료와 정치인의 관점과 프레임에서 보게 되고 그들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좇아간다. 장사꾼(기업인, 상인)은 세상을 소리 없이 움직이지만 정치인과 학자들에 비하면 조용히 이익을 챙기지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다. 하지만 장사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또 다른 세계의 역동성이 보인다. 요즈음 검찰개혁이라는 주제가 뜨겁게 이야기될 때 언론인과 정치인은 절차적 정당성을 이야기하지만 장사꾼은 퇴직 검사의 천문학적인 돈벌이에 주목한다. 돈과 경제, 무역과 기술이 세상의 흐름을 바꾸었지만 장사꾼들은 돈을 버는 노하우에 대해 별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우리는 황제와 장군, 선지자의 눈으로 본 역사를 배웠지만 역사의 밑바닥에서는 영웅호걸들보다 이름 없는 장사꾼들이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장사꾼들의 돈 벌려는 욕심이 세계사의 도도한 흐름을 주도해왔던 것이다.

선사시대부터 인류는 유라시아 전역에서 교류와 소통을 해왔다. 3만 년 전부터 백두산 흑요석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팔려 나갔다. 사마르칸트에서 유행했던 문물이 몇 달 뒤에 통일신라의 경주에서 유행했다고 한다. 몽골제국 때는 중국의 화약과 모슬렘의 화염방사기를 결합한 뒤 유럽의 종 주조 기술을 응용하자 혁명적인 발명품인 대포가 탄생했고, 권총에서 미사일에 이르는 방대한 현대무기의 발전이 여기에서 시작됐다. 21세기 우리의 의식주, 사상, 법과 제도, 첨단기술 등 모든 삶의 방식은 수만 년간 인류가 유라시아 전역에서 소통하고 무역하면서 쌓아온 집단지성의 결과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이익을 남기려는 장사꾼들의 오래된 욕망은 제국 건설, 종교 전파, 기술 발전으로 이어졌으며 21세기에 들어와서는 경제, 금융의 세계화로 거센 저항에 부닥치고 있다.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천산산맥을 배경으로 실크로드 경영연구회 회원들과 포즈.
우리가 배운 역사는 농경정착민들과 승자들이 정치권력을 가진, 왕과 장군들의 세계사다. 하지만 실제로 인류 문명의 진화를 이루어낸 것은 수많은 이름 없는 장사꾼이었다. 오로지 이익을 위해서 움직였던 장사꾼들은 유목민과 더불어 싼 곳에서 사서 비싼 곳에서 팔아 이익을 남기겠다는 단순한 동기로 유라시아 전역에서 문물을 교류하면서 인류문명의 눈부신 발전을 만들어냈다. 장사꾼들이 만들어낸 전 지구적인 문명의 교류에 대한 통시적이고 세계적인 연구가 꼭 필요하다. 우리가 알건 모르건 이미 수천 년, 수만 년 전부터 실크로드는 교역과 인적 왕래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 여러 지역의 민족과 문명을 연결하는 대동맥으로 힘찬 맥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우리는 영웅들의 역사를 배웠지만 역사적인 영웅들보다 이름 모를 장사꾼들이 세상을 더 크게 바꿨다. 우리가 배운 세계사는 서구우월주의,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쓰인 강자와 승자들의 역사이며, 해방 이후 70년간 이런 왜곡된 세계사를 비판 없이 수용하고, 학교에서 가르쳐 왔다.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은 이제 더는 서구, 중국 중심의 왜곡된 세계사를 배우고, 황제와 선지자, 장군들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안 된다.

30년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무역을 해왔던 필자는 한국인의 국수주의, 패배주의, 사대주의적 세계관을 수없이 지켜봤고 필자에게도 이런 왜곡된 세계관과 철학이 아직도 남아 있다. 왜곡된 세계관을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을까? 삼성, SK, LG,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과 일부 중소기업들은 농업적 근면성을 자산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을 일구었지만 서비스 기업 중에는 한류 등의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세계 수준의 상품이 그리 많지 않다. 필자는 장사꾼의 관점에서 당당하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가져야 제대로 된 세계경영전략과 인생전략이 나온다고 믿는다.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유목민, 한국의 농촌에서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과 같이 초원의 유목민 사회에도 젊은이들이 떠나 점점 쇠락하고 있다. 인류사의 절반이었던 유목사회가 21세기를 맞아 쇠락하는 모습은 가슴이 아프다.
장사꾼의 관점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장사꾼(상인) 집단은 평화와 풍요의 확산, 혁신과 효율의 증대를 추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단기간에 최대의 이익을 남기려는 욕구와 배타성도 두드러진다. 1980년대 시작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아래에서 상인집단은 경쟁, 효율, 이익을 맹신하면서 세상을 이끌어왔지만, 극심한 빈부 격차와 불평등, 불안정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켰다. 1929년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도 장사꾼 집단의 탐욕과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한국 사회는 아직도 지나치게 관념적이다. 그간의 눈부신 성취와 거기서 얻은 기득권에 집착하며 활력을 잃어버린 한국의 패러다임은 바뀔 수 있을까? 아직도 우리 머릿속을 지배하는 조선후기 소중화(小中華) 사상, 일제 군국주의, 산업화시대 서양사대주의를 깨어버리는 보편적 세계관과 균형 잡힌 역사관을 여기 실크로드에서, 장사꾼의 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21세기에 들어선 지 한참 지났는데도 사농공상의 주자학적 가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시족이 70만 명인 한국 땅에서 장사꾼의 눈으로 역사를 이해하고 세계를 보지 못한다면 한민족의 미래는 암울해질 것이다. 왕과 귀족, 승려, 장군들의 역사가 아닌 장사꾼의 역사는 우리에게 더욱 보편적이고 균형 잡힌 세계관을 가져다줄 것이다. 우리는 이제 더는 유럽과 중국 정복자들의 세계관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동아시아 변방에서 생존의 관점에서 유라시아 세계를 통시적으로 넓게 바라보는 도전적인 장사꾼의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지금 이 세상은 과거 10년 동안 벌어졌던 변화가 1년 동안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IoT, 5G, 양자컴퓨팅, 바이오, 자율주행차가 앞으로 세상을 더 숨 가쁘게 바꿀 것이다. 구시대의 갇힌 세계관 프레임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따라잡지 못한다. 21세기는 농업적 세계관보다 유목적 세계관이 더 잘 어울리는 시대다. 우리는 농업정주문명이 만들어 놓은 전통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아리아족, 스키타이, 흉노, 돌궐, 몽골제국이 유라시아 통합을 해냈던 유목민의 열린 사고를 받아들여야 한다. 스키타이는 기원전 7세기에 이미 헝가리에서 몽골초원을 연결했다. 당나라 때 시안에서 로마까지 낙타 타고 말 타고 비단을 실어 나르는 데 2~3년이 걸렸지만 몽골제국 때는 헝가리까지 일주일 만에 말로 주파하더니, 요즘은 몇 시간이면 로마까지 날아가고 몇 초 안에 뉴욕의 뉴스를 바로 읽을 수 있다. 몽골인들은 새로운 사상과 기술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유라시아 대륙을 끝에서 끝까지 연결해 르네상스, 대항해 시대에 앞서 근대 세계 체제를 만들었다.


▎명나라 때 증축된 중국 시안의 성벽, 인구가 많았던 농경정주민의 나라 명나라는 성벽을 넓게 만들어 인해전술로 유목민족의 침략을 막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대인들은 옛날 제국의 황제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농경정착민의 세계관 프레임만으로는 이토록 숨 가쁘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지 못한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이동하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며 연결하는 장사꾼과 유목민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 시대다. 실크로드의 주인공은 중국과 로마가 아니다. 중국과 로마가 실크로드를 만든 것도 아니고 두 나라는 직접 교류한 적도 거의 없다. 심지어 서로의 존재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실크로드의 진정한 주인공들은 중국과 로마가 아니라 문명교류의 핵심에 있었던 초원의 유목민들과 장사꾼들이다.

스키타이인들은 기원전 7세기부터 헝가리에서 몽골초원까지 유라시아 초원을 연결했다. 소그드 상인들은 1000년 동안 이집트에서 한반도까지 유라시아의 구석구석을 연결했다. 아랍상인들은 그 후 1000년간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했다. 대항해시대 이후 유럽의 장사꾼들은 세계를 지배해왔다. 장사꾼과 유목민들은 눈앞의 이익을 좇으면서 수천 년간 유라시아 전역에서 이루어진 문명의 교류를 이루어냈다. 따라서 인류 역사는 영웅들의 역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선사시대부터 3만 년 넘게 이어온 인류 무역사의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멀리 삼장법사와 손오공 일행이 보인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파초 부채를 빌려 불을 껐다는 화염산. 땅에 철분이 많이 멀리서 보면 산에서 뜨거운 열기가 피어올라 불길에 타는 듯이 보인다. 독특하고 기괴한 형상의 화염산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다.
국가, 사회, 기업과 같은 조직 차원에서도 정주하지 않고 변화무쌍한 환경에 부단히 적응하는 유목적·상인적 삶의 가치가 중요하다. 농업정주국가였던 명나라는 세계 최고의 조선술을 가지고 정화를 앞세워 아프리카까지 대원정을 했지만 돈이 많이 든다고 해금령을 내리고 바다를 막아버렸다. 70년 뒤 훨씬 더 작은 배들로 대항해시대를 연 유럽 국가들이 세계 구석구석의 시장을 파고들어가며 세계의 주도권을 차지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기업이 자기들이 쌓아놓은 성 안에 안주하다가 쓰러지는 모습을 여러 차례 지켜봤다. IT업계도 부침을 거듭했다. 코닥, 모토로라, 야후, 노키아, 파나소닉, 소니 같은 거인들이 몰락하고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텐센트, 삼성전자, TSMC, 화웨이, SK하이닉스가 떠올랐다. 편한 자리에 안주했던 회사들은 순식간에 시장에서 밀려났으며, 장사꾼의 초심을 잃지 않고 고객에게 제대로 된 솔루션을 제공한 회사들은 혜성같이 떠올랐다. 필자가 경영하는 서플러스글로벌은 2006년, 2007년에는 SMT 중고장비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를 하고 있었으나 시장의 중심이 중국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산업이었던 반도체 중고장비 분야로 주력사업을 바꾸며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에서 선두 업체가 될 수 있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중고 SMT 장비의 시장 규모는 조립산업의 중국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몇 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당시 한국 SMT 중고장비업계에 있었던 딜러들은 지금도 작아진 시장에서 작아진 파이를 나누며 대부분 그대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의 회사도 시장은 훨씬 더 컸지만 생소했던 반도체 장비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들지 않았다면 존재감 없는 작은 기업에 머물렀거나 사라졌을 것이다.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박물관에서 고구려 사신이 그려져 있는 궁정벽화의 복원 현장에서 우즈벡 복원전문가와 함께. 바로 앞쪽에 깔린 벽화에서 복원을 하고 있었는데, 뒷편의 복사본과 달리 그림이 상당히 훼손되어 고구려 사신의 형체를 간신히 알아볼 정도였다. 1400년 전 고구려인들이 왜 여기 사마르칸트까지 달려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대 한민족의 광범위한 교류를 엿볼 수 있다.
미래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성을 쌓고 안주한다면 회사도 개인도 쇠락하고 도태할 것이다.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21세기에는 농경정주민의 역사보다 유목민, 실크로드 상인의 역사가 우리에게 더 큰 교훈을 줄 수 있다. 환경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부단하게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살아갈 수 있었던 유목민처럼, 실크로드 상인들처럼 살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세계적으로 메트로폴리탄에 50%가 넘게 몰려 살며 도시인이 되어버린 현대인들은 유목민과 실크로드 상인들의 삶과 역사에서 지혜를 얻어야 한다. 농업화와 산업화는 인류가 자연을 바꾸고 지배하려던 역사였고, 이제 지구의 자연은 무분별하게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류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치달아왔다. 물론 수렵 채집인들과 유목민들이 사용했던 기술은 21세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자연을 자기에 맞추어 바꾸기보다는 자연과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온 그들의 삶의 철학과 지혜는 21세기에 더욱 유효하다. 역사에서 잊힌 유목민, 수렵채집인, 실크로드 상인들의 삶의 방식은 현대의 도시인들보다 훨씬 유연성과 적응력이 뛰어나다. 21세기 급변하는 경제·문화·사회적 환경에서 현대 도시인들이 100세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유목민들이 급변하는 환경과 기후에서 적응하며 살아남았던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 20세기까지는 10년마다 강산이 변하고 세대가 바뀐다고 했는데 21세기는 3년 터울도 세대 차이가 나는 시대로 바뀌었다. 요즘 대학생들은 군대 갔다 온 복학생들을 ‘암모나이트’라고 부른다고 한다. 농업적 가치관, 산업화 시대 프레임에 갇혀 어렸을 때 배우고 익힌 가치관과 지식으로 살아가려는 ‘아재’들은 세상에서 빠르게 도태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보화, 글로벌화, 문화와 기술의 포용과 합종연횡 등의 특징은 상인의 정신, 유목문화와 궤를 같이한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유목민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경제·문화적 환경에 평생토록 순응하고 적응하면서 장사꾼과 같이 유연하게 학습하며 자기 스스로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 김정웅 대표는…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약 30년간 40여 개국 수백만 마일을 날아다니며 지구촌 구석구석에 수십억 달러를 사고팔아 온 무역 일꾼. 2000년 기업 간 전자상거래회사인 서플러스글로벌을 설립해 반도체 중고장비 분야 세계 1위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12년 발달장애인의 가족을 치유하고 지원하기 위하여 ‘함께웃는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아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2019년부터 아시아 최초로 개최된 자폐전문 박람회 Autism Expo 조직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2015년 6월 ‘이달의 무역인상’ 수상, 10월 무역의 날 대통령상 수상, 2018년 9월 Forbes Asia 200대 유망기업에 서플러스글로벌이 선정됐다. 2015년부터 매년 실크로드 현지답사와 연구를 통해 지난 5000여 년간 실크로드 유목민과 장사꾼들의 흥망성쇠와 인류 무역사를 공부하며, 인류 역사의 추동력을 위대한 영웅과 황제, 선지자들보다는 장사꾼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있다.

202001호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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