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Cover

Home>포브스>On the Cover

[2030 파워리더 | IT-TECH] 신승원 시프티 대표 

카카오·위워크도 사용하는 ‘시프티’로 홈런을 치다 

근태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외 5만 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시프티의 신승원 대표는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도 않았다. 어릴 때부터 기업가를 꿈꿔왔고 대학생 시절 이미 한 번의 창업 실패 후 시프티를 설립해 성공적인 청년 사업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 대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서버, 웹앱, 모바일앱, 웹사이트 등 시프티의 개발을 독학으로 해냈다는 점이다.
최근 기업의 조직문화가 크게 변하고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다양한 근무 형태가 파생되고 있다. 고정된 시간, 장소에서 하는 일반 근무뿐만 아니라 자율 근무, 외근, 재택 근무, 교대 근무 등 다양해졌다. 이에 따라 근태관리, 결재 과정도 고도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승원(27) 시프티 대표는 직장생활 경험이 없지만 기업고객의 니즈를 읽어냈다. 그는 클라우드 기반 근태관리 소프트웨어 시프티를 개발해 국내외 중소기업에 B2B로 공급하고 있다. 창업 3년 만에 시프티를 이용하는 기업이 5만여 개로 늘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그동안 근태관리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많았지만 의외로 국내에 공급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는 “신승원 대표는 젊은 나이에 창업했는데도 고객과 시장에 대한 분석능력과 실행력이 탁월하다”며 “국내 고객사 기업 수백 곳을 만나면서 산업군별로 어떤 니즈와 시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비즈니스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평가했다.

운도 따랐다.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그의 사업에 추진력을 더했다. 덕분에 2019년 기준 전년 대비 1000% 매출 성장을 일궜다. 신 대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서버, 웹앱, 모바일앱, 웹사이트 등 시프티의 개발을 독학으로 이뤄냈다는 점이다.

신 대표를 이해하기 위해서 2016년 7월 시프티를 창업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의 여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는 사업가였던 아버지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해외 출장이 잦은 아버지를 보면서 어릴 때부터 막연하지만 창업을 꿈꿔왔다. 덕분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궁리해왔다. 그러다 그가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08년,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 갔고 현지 맥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생이 됐다.

“사실 경제학이 제 적성에 맞지는 않았어요. 운동을 좋아해서 피트니스 사업도 생각해봤지만 대학생에게 자본력이 있을 리가 없었죠.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는 당시 제게 영감을 줬어요. 맨손으로 도움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게 바로 소프트웨어 개발이라고 생각했죠. 맨바닥에서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그래서 코딩 책을 사서 독학하며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했어요. 첫 작품이 웨이트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였죠.”

미식축구와 웨이트트레이닝을 좋아하는 신 대표에게 주위 친구들이 운동법을 자주 묻자 웹사이트에 관련 정보를 모아놓자고 생각한 것이다.

그의 두 번째 도전은 실시간 통역 앱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당시 그는 대만대 교환학생이었다. 대만에서 생활하다 보니 언어소통의 불편함을 느꼈고 이를 소프트웨어로 해결해보겠다는 도전이었다. 전화나 화상통화를 할 때 프로그램이 중국어-영어-한국어를 자동으로 번역해 목소리로 구현하는 앱을 스칼라 언어를 이용해 개발에 나섰다. 자동 통역을 구현하기 위해 관련 논문과 기계학습 관련서를 닥치는 대로 읽고 시도해봤다. 1년 6개월 동안 매달린 결과 마침내 상용화할 수준에 이르러 앱스토어에 앱을 출시했다. 이름은 ‘글로블(Globl)’이었다.

“통역서비스가 언어의 복잡성을 수렴해야 하다 보니 완벽하지 않은 게 사실이었어요. 누군가가 돈을 내고 사용해야 비즈니스가 될 텐데 성능이 완벽하지 못한 제품을 구매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때 내가 만들고 싶은 것보다 시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경험을 얻었습니다.”

대만에서 1년 6개월을 보내고 캐나다로 돌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그는 창업가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다시 한번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2016년 6월 한국에 와서 바로 다음 달에 시프티를 창업했다. 시프티는 별안간 떠오른 사업 아이템이 아니었다. 그가 캐나다 학창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일식집에서 셰프로 일할 때부터 생각했던 아이디어였다. 소상공업이나 중소기업 경영에서 출퇴근 등 스케줄 관리가 중요한데 직원들의 스케줄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직원 관리는 세계 어디를 가도 필요해요. 북미에서는 IT기술을 이용해 근태를 관리하는 기업이 많았어요. 또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이 태동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봤었어요. 반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문화가 아니라는 점을 주목했어요. 그래서 시장조사를 해보니 수요는 충분한데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 성공한 세 번째 도전


개발은 통역 앱보다는 쉬웠다. 약 3개월간 개발에 매진해 웹버전을 내놨고 이후 3개월 만에 모바일 버전도 출시했다. 초기 서비스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약 6개월간 한국에서 혼자서 개발하고 창업하는 과정은 힘겹고 외로운 시간이었어요. 예상치 못한 문제와 끊임없이 싸워야 했고요. 하지만 한 차례 개발 경험 덕분에 해낼 수 있는 근육이 있었어요.”

당시 그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바로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이란 책이었다. 불확실성에서 실제 성과를 측정해 시장이 정말 무엇을 바라는지 배우는데 집중하는 창업 방식을 소개한 책이다. “글로블의 실패를 회고하며 이 책을 읽었어요. 제품 개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웠어요. 시장이 반응하는 최소한의 제품을 먼저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덕분에 빠른 기간 안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만 내놓는다고 매출이 발생할 리는 만무했다. 그는 우선 시장 반응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근거지였던 교대 근처의 식당, 편의점을 돌며 시프티를 한번 써보라고 권했다. 낮에는 주변 상점을 돌며 일종의 영업과 마케팅을 했고, 밤에는 피드백을 수렴해 제품을 수정 보완했다. 그리고 6개월 후 비즈니스 타깃도 소상공인에서 기업으로 피벗(Pivot, 비즈니스모델 전환)했다. “수익 모델을 관리 직원 한 명당 1000원으로 설정해 한 사업장에서 한 달에 약 1만원의 매출이 잡혔어요.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이 비용도 부담스러워했어요.”

그러다 2018년 7월부터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고 일반 기업에 근태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열렸다. 첫 기업 클라이언트는 시프티 블로그를 보고 문의한 부산의 인력 파견업체였다. 예상치 못했던 기회 덕분에 시프티는 B2B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렇게 마중물을 부은 시프티 서비스는 입소문이 퍼지며 도입 문의가 잇따랐다. 2017년 말에는 투자 제의도 받았다. 시드 투자 1억원 수준이었지만 그에게는 하늘에서 내린 단비 같았다.

“당시 아직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해 사무실 임대료가 2개월째 밀리고 통장에는 13만원밖에 없었어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포기할 생각도 할 때였어요. 벤처캐피털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비즈니스를 접하고 투자를 제안해주셨죠.”

시프티는 2017년 액셀러레이터인 매쉬업엔젤스에서 1억원, 2018년 해외 벤처캐피털인 빅베이슨캐피털, 월든인터내셔널에서 총 10억원을 투자 받았다. 2019년 6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제도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국내외에서 5만 개가 넘는 기업이 ‘시프티’를 이용하고 있다. 카카오, 위워크, SK네트웍스, 미래에셋자산운용, YTN, 대웅제약, 지멘스, EY한영 등 굵직한 기업들도 시프티를 도입했다. 해외 고객사는 15% 수준이다.

시프티는 2020년 스케일업을 계획하고 있다. 직원도 올해 말까지 4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는 근태관리 솔루션 공급이 고객사의 조직문화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 체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시프티가 단지 관리자에게 유용한 도구가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는 방법이 되길 원한다. 그래서 자신을 ‘더 나은 기업문화를 꿈꾸는 청년 기업가’로 정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시프티 서비스는?

시프티는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근무 일정, 휴가 관리, 출퇴근 기록, 근태 및 급여 정산 업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스마트폰에 앱만 깔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또는 와이파이로 출퇴근 여부를 기록·확인할 수 있다. 직원 1명당 모바일 기기 1대를 등록해 대리 출퇴근의 가능성을 차단한다. 본인 기기가 아닌 모바일 기기로는 접속이 불가능한 것이다. 직원이 ‘출근’ 버튼을 누른 시점의 위치를 단발적으로 수집한다.

※ 파워리더 선정 이렇게 했습니다

IT-테크 부문 2030 유망주는 2019년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약 2주에 걸쳐 심사위원 8명의 도움을 받아 선정했다. 심사위원은 벤처기업협회 및 벤처캐피털(VC) 대표와 심사역 등으로 구성했다. 각 심사위원이 최대 5명의 유망주를 추천했고, 이 과정을 거쳐 총 40여 명이 후보자로 올랐다. 이 중 중복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순으로 올해의 유망주를 선정했다.

심사위원: 고병철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대표, 권오형 퓨처플레이 심사역, 남궁금효 벤처기업협회,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수석심사역,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가나다순)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images/sph164x220.jpg
202002호 (2020.01.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