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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 한세드림 각자대표 

“시스템 혁신 경영으로 글로벌 패션 기업 입지 다진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개선,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 패션 전문 쇼핑몰 최초로 당일배송 시스템 도입,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RTLS) 본격화. 지난 1월 한세엠케이 및 한세드림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김지원 대표가 추진 중인 경영 혁신을 위한 노력들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첨단 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시작한 김 대표를 포브스코리아가 만났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남다른 시각과 젊은 에너지로 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김지원 대표. / 사진 : 한세엠케이
지난해 12월, 국내 대표 패션 기업 한세엠케이와 유아동복 기업 한세드림이 이사회를 열고 김지원(39) 대표를 양사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한세엠케이 대표 및 한세드림 각자대표로 선임된 김 대표는 최근 여러 악재로 침체된 국내 패션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주인공이다.

이화여대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외식경영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2008년 한세예스24홀딩스 자회사인 예스24를 시작으로 2017년부터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의 총괄 임원으로서 마케팅, 경영지원, 해외사업 등을 두루 거치며 양사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특히 한세엠케이의 TBJ, 버커루, 앤듀, NBA, NBA키즈 등 캐주얼 및 스트리트 패션부터 PGA 투어, LPGA 골프웨어 등 스포츠웨어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은 물론 한세드림에서도 단기간에 국내 유아동복 1위로 떠오른 모이몰른의 성공적 론칭과 함께 기존 브랜드들의 시장 확대를 이끌어온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대표직에 올랐다.


▎TBJ와 진주햄 소시지 브랜드 천하장사가 손잡고 선보인 이색 제품. / 사진 : 한세엠케이
지난 2월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세엠케이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지난 20년간 토종 패션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켜온 한세엠케이와 유아동복 전문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한세드림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패션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선 대표 취임을 축하한다. 2세 경영인으로서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 중책을 맡게 된 소감을 밝혀달라.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보니 신임 대표로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우선 올해는 임직원들과 함께 기본부터 철저히 다지면서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먼저 회사 내부적으로는 IT기업처럼 일의 능률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스타트업들과 새로운 협업들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에 진출해 있는 나라들 이외에 신규 국가로 영역을 넓혀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구독자 32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스타 허팝과 진행한 컬래버 제품. / 사진 : 한세엠케이
일단 한세엠케이의 각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브랜드 철학부터 단위별 매뉴얼까지 하나하나 면밀하게 들여다보며 작은 부분이라도 발전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성의 디즈니가 잘되는 이유는 계속해서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혁신적인 기업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을 새롭게 재정립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를 고객들과 공유하고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NBA 매장에는 고객들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마니아존을 만들었다. NBA뿐만 아니라 한세엠케이의 각 브랜드에 맞는 패션 체험 공간도 계획하고 있다. 버커루는 데님 브랜드로서 특성을 살려 데님 빈티지 리폼 클래스를 계획 중이다. 또 새로운 마케팅 채널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 강화로 매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2030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1000만 회원이 함께하는 예스24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패션 브랜드 전문몰인 아이스타일24를 개편해 고객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무신사, 티몬, 29㎝, 스타일쉐어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 최적화된 전용 상품을 만들어 신규 고객 유치에도 힘쓸 생각이다. 한세드림은 신규 고객 발굴과 기존 고객 관계를 강화하는 비즈니스 전략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는 한세드림이 보유하고 있는 520개가 넘는 유통 매장을 탄탄하게 관리하는 동시에 멤버십 혜택 확대, VIP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모이몰른 브랜드를 일본에 진출시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로 브랜드 체질 개선


▎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앤듀와 WWF(세계자연기금)의 협업 제품. / 사진 : 한세엠케이
1995년 설립된 한세엠케이는 지난 25년간 오로지 한 길만 걸어온 대한민국 패션의 자존심이다. 실용적이면서도 탁월한 감각으로 해외 유수의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토종 패션 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한세실업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정통 캐주얼 브랜드 TBJ, 도시적 느낌의 캐주얼 브랜드 앤듀, 프리미엄 진 브랜드 버커루,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NBA와 NBA키즈, 퍼포먼스 골프웨어 브랜드 PGA 투어와 LPGA 골프웨어 등 7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중국을 필두로 한 해외시장에서도 K-패션 돌풍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한세드림은 2001년 론칭한 모던 시크 감성 브랜드 컬리수를 시작으로 유니크 스칸디 스타일 브랜드 모이몰른, 스포츠 키즈 멀티스토어 플레이키즈프로, 아메리칸 키즈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키즈를 보유한 유아동 패션 전문 기업이다. 철저한 시장분석과 고객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바탕으로 한 제품력이 가장 큰 강점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유통망과 브랜드별 맞춤 전략으로 유아동복 시장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세엠케이의 단기 및 중장기 플랜에 대해 설명해달라.


▎국내 최대 규모의 힙합 축제로 자리 잡은 NBA 버저비트 페스티벌. / 사진 : 한세엠케이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단기적으로는 브랜드 재정립과 동시에 수익성 향상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으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상품 소싱에서도 반응 생산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 물량을 조절하고 제품 공정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며, 기존 판매 채널 재정비와 마케팅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도 개선할 것이다. 이를 위해 모기업인 한세실업의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프로모션 업체와 협력하고, 대물량이 가능한 품목은 연동 생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서비스 제공의 일환으로 전체 브랜드를 고도화하는 체질 개선을 이뤄낼 계획이다. 날이 갈수록 감성과 개념을 사는 소비층이 두꺼워지고 있는 만큼 고객 만족도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유통 경로를 다각화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온라인 사업과 다양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등 새로운 유통 채널 발굴에도 앞장설 생각이다. 지난해 TBJ와 진주햄 소시지 브랜드 천하장사가 손잡고 선보인 이색 제품, 구독자 32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스타 허팝과 진행한 컬래버,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앤듀와 WWF(세계자연기금)의 협업, 국내 최대 규모의 힙합 축제로 자리 잡은 NBA 버저비트 페스티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각 브랜드가 패션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세드림의 플랜도 궁금하다.

우선 가장 먼저 컬리수 브랜드를 현재의 프렌치 콘셉트에서 모던 프레피룩을 지향하는 디자인으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심플한 매력이 돋보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객 연령을 더욱 넓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외형을 무리하게 키우기보다 매장별로 효율을 분석해 평균 매출 상승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아울러 비효율적인 부분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주력할 생각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선진행으로 비수기 생산율을 높이고 복종별 전체에 걸쳐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관세가 있는 지역에서 생산을 줄이고 무관세 생산 거래처를 확보하는 등 원가절감으로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자 한다. 다음으로는 모이몰른 브랜드의 고도화와 CRM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모이몰른은 현재 론칭한 지 7년 차에 접어들면서 첫아이에 이은 둘째를 위한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활동에 매진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전사적 차원에서 국내 패션사 ERP를 통합해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패션 시장 트렌드를 파악해 재고율을 최소화하는 등 매출 효율 증대를 모색하고 있다. 또 국내 패션사 간 포인트 통합 및 온·오프라인 포인트 통합으로 적립 빈도 및 사용 접점을 확대해 고객 혜택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향후 어떤 마인드로 회사를 운영할 계획인가.


▎고객들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NBA 마니아존. / 사진 : 한세엠케이
이제 모두가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이전의 업무 방식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각과 젊은 에너지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볼 작정이다. 회의 하나에도 각자의 역할을 지닌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도록 변화를 주고 있다. 패션 기업에서는 흔치 않은 슬랙(Slack) 같은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도입해 빠르고 유연한 업무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무엇보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그 에너지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직원 행복을 위해 늘 고민 중이다. 최근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유급휴가를 주고 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더불어 우수사원과 장기근무자를 대상으로 베트남과 뉴욕 연수 기회도 주고 있으며, 예스24와 함께 뮤지컬, 영화,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의 수장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시장의 변화를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보다 능동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세엠케이는 기존 패션 물류에 혁신을 일으킨 RFID 시스템에 이어 RTLS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롯데아울렛 이천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20개 정도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조만간 우리 상품을 당일배송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입고 싶은 옷을 그날 주문해 그날 바로 입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아이스타일24에서 3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제 고객들은 더는 제품력만 보고 지갑을 열지 않는다.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과 애정이 뒷받침돼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시스템 혁신과 함께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이나 사회적인 문제에도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꾸준히 실천해나가는 기업만이 건강한 기업으로 오랫동안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202003호 (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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