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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상회복의무 

 

상가 임대 후 가게가 잘되면 좋지만, 망해서 나가는 경우 각종 인테리어 시설은 임차인이 철거해야 한다. 그런데 임차인 입장에서 기존 시설을 그대로 활용한 경우도 있었다. 그럼 원상회복의무는 어디까지가 ‘의무’일까.

장사 잘돼 계속 영업을 하면 좋지만, 망하면 어찌 됐든 가게를 내놔야 한다. 대다수 상가임차인이 겪는 상황이다. 돈도 쪼들리는데 건물주가 기존 인테리어 시설을 철거하고 나가란다. 섭섭하지만 법도 ‘원상회복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임차인은 ‘일부 시설은 원래 쓰던 것도 있는데…’라며 억울해한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원상회복의무를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지 묻는 고객이 많다.

안경점을 하던 A씨가 그랬다. A는 5년 전에 상가를 임차하여 안경원을 하고 있다. 안경원을 시작할 때 전 임차인이 설치해놓은 시설에다 안경원에 필요한 시설물들만 추가하고 인테리어를 하여 영업했다. 최근 경기가 안 좋아져서 안경원을 폐업하고자 한다. 이에 A는 임대인에게 한 달 후 계약이 종료되면 나가겠다고 통지했다. 계약 종료일에 맞춰 A는 업자를 불러 본인이 설치한 인테리어 등을 제거한 후 임대인에게 원상회복이 끝났으니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임대인은 5년 전 A가 상가를 인수할 당시부터 있던 기존 시설물도 같이 철거해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이에 A는 본인이 져야 하는 원상회복의무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또 원상회복 비용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100만원 정도이고 보증금은 1억원이라고 했을 때 임대인이 원상회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증금 전액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A가 계약종료 후 원상회복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그 기간의 차임 상당액을 손해로 배상해줘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우선 전 임차인이 경영하던 점포를 A가 소유자로부터 임차하여 내부시설을 개조, 단장했다면 임차인에게 임대차 종료로 인하여 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 원상으로 회복한다고 함은 사회 통념상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수익을 하여 그렇게 될 것인 상태라면 사용을 개시할 당시의 상태보다 나빠지더라도 그대로 반환하면 무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상회복비용, 특약 없으면 임대인 부담할 수도

따라서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목적물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의미하는 통상의 손모(損耗)에 관하여는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그 원상회복비용은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

또 원상회복은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A가 개조한 범위 내의 것으로서 A가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된다. 따라서 이전 임차인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원상회복의무에는 임차인이 사용하고 있던 부동산의 점유를 임대인에게 이전하는 것은 물론 임대인이 임대 당시의 부동산 용도에 맞게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의무도 포함한다.

임대인 또는 그 승낙을 받은 제삼자가 임차건물 부분에서 다시 영업허가를 받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임차인은 임차건물 부분에서의 영업허가에 대하여 폐업 신고절차를 이행할 의무도 있다.

다음으로 건물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을 경우 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임대인에게 반환할 임차인의 의무와 연체 차임과 건물 명도의무의 이행에 이르기까지 발생한 손해배상채권 등을 공제한 나머지 임대차보증금을 임차인에게 반환할 임대인의 의무는 서로 동시 이행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임대차계약이 종료하더라도 임차인이 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임대인에게 반환하거나, 그 이행의 제공을 하기까지는 임대인은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거절할 수 있고, 그 한도 안에서 임대인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에 관하여 이행지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임대인은 A가 원상회복을 하여 건물을 인도하기 전까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임차인이 불이행한 원상회복의무는 사소한 부분이고, 그로 인한 손해배상액 역시 근소한 금액인 경우는 아니다. 위 사안에서 A가 원상회복의무를 지체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임대인은 보증금 전액에 대하여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A가 원상회복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지체한 경우 이로 인하여 임대인이 입은 손해는 A의 이행 지체일로부터 임대인이 실제로 자신의 비용으로 원상회복을 완료한 날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 아니라 임대인이 스스로 원상회복을 할 수 있었던 상당한 기간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 된다. 따라서 계약종료 후 원상회복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임대인은 실제로 그의 비용으로 원상회복을 한 날까지를 기준으로 하여 A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대차관계에서 원상회복의무는 거의 모든 계약서에 들어가는 문구지만 이에 대한 다툼은 끊이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원상회복의무가 인정되는 범위 등을 확인하여 불필요한 분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곽종규 KB국민은행 IPS본부 WM투자본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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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호 (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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