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er

Home>포브스>Adviser

부동산 중개수수료 부담 책임 

 

주택을 임대차할 때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가끔 큰소리가 난다. 중개수수료 때문이다. 계약서에 그것까지 명시하면 좋으련만. 중개수수료는 어떤 때 누가 물어야 합당할까.

애매한 경우가 있다. 집주인이 주택을 팔려는데 임차인이 집을 보여주지 않는다. 집 내부를 둘러보지 않고 주택을 산 집주인은 임차인이 만기를 채우지 않고 나갈 경우 중개수수료(이하 중개료)는 임차인 몫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상담 사례가 있다.

임대인 A는 보유 주택 중 하나인 K주택을 B에게 매도하려고 한다. 임차인 C가 거주 중이지만, 집 내부를 보여주기 어렵다고 했다. B는 집 내부를 보지 않고 주택을 매입했다. 임차인 C는 보증금 1억원, 월세 100만원에 계약기간 2년으로 거주 중이었다. 임차인은 계약 체결 후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받아둔 상태였다. 하지만 임차인 사정상 계약만기 10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사를 가게 됐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게 중개료다. 임대인은 계약기간을 못 채웠으니 중개료는 전적으로 임차인 몫인 게 관행이라며 중개료를 뺀 보증금을 돌려줬다.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이 새로운 임차인과 체결됐으니 돌려달라는 입장이다.

임대차 계약만기 전 중개료 부담 분쟁

우선 임대차계약 기간 중 임대인은 임차인으로 하여금 임차 목적에 맞게 그 목적물을 사용 및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또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 중 임대 목적물에 출입할 수 있는 사유는 임대 목적물에 하자가 발생하여 그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할 경우다. 이런 경우라도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임대 목적물에 출입할 수는 없다. 강제로 출입하면 주거침입죄 등 형사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단지 그에 따라 발생하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의 행사만 가능하다.

사례에서 임대차 기간 중 K주택에 비가 새거나 하는 등으로 즉시 보수가 필요하다는 등의 사유나 별도 특약이 없다면 임대인이라고 하더라도 임차인 C의 의사에 반하여 K주택에 출입할 수 없다. 이는 주택을 매매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임대차 계약이 유지되는 중에는 임대인이나 매수인이 K주택에 강제로 출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음으로 임대차 기간 도중에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중개료는 임차인 부담으로 하는 것이 타당한가가 문제다. 이는 결국 그러한 협의가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임차인 C가 K주택에 거주하며 전입신고를 마친 후 B가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B는 기존 임대차계약상 임대인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게 된다. 한편 중개료는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중개행위의 대가이므로 계약당사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공인중개사를 통한 임대차계약 체결 시 계약당사자이자 중개의뢰인이 중개료를 부담하게 된다. 중개료를 다른 사람이 부담한다는 등 별도의 특약이 있다면 그에 따라 부담 의무가 정해진다.

계약 종료의 원인 제공자가 중개료 부담

그렇다면 위 사례에서처럼 일방의 사정에 따라 계약이 중도에 종료되는 경우 보통은 계약 종료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중개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는 구두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수 있다. 또 실제 합의 시 임대차 종료에 대한 합의만 있고 중개료에 관한 합의가 없는 경우도 많을 수 있다. B와 C가 체결한 임대차계약이 합의에 의해서 종료된 경우 그 합의 내용에 중개료를 C가 부담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특약이 없거나 특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C가 부인하면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에 따른 중개료는 임대인인 B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계약 당사자 이외의 사람이 중개료를 부담하기로 했다는 특약의 존재는 주장하는 사람이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부동산의 매매 당사자든 임대차계약 당사자든 거래 시 거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계약서에 명시하는 게 좋다.

- 곽종규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변호사

202004호 (2020.03.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