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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SPAC으로 130억 달러 억만장자가 된 농구선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가 호황을 이루는 가운데 우주여행과 전기 자동차, 탈모 치료 등을 앞세운 스타트업들이 ‘핫’한 주식으로 떠올랐다. 매트 이시비아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주택 모기지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SPAC을 끌고 와 엄청난 수익을 내고 배당금을 나눠줬다.
유나이티드 홀세일 모기지(UWM)의 2019년 연말 파티에서는 캐딜락 10대, 비용 지원 휴가 100인권, 1년간 식료품 쇼핑 무료 등 직원들을 위한 상품이 눈송이처럼 쏟아졌다. 연 수익 4억1500만 달러 달성을 직원들과 축하하기 위해서다. 아케이드와 도서관, 농구장, 퍼팅용 미니 골프장, 사내 미용실까지 갖춘 널따란 미시간주 폰티악의 UWM 본사 건물에서 체인스모커스를 초청해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좋아할 만한 걸로 골랐지요.” UWM CEO 매트 이시비아(Mat Ishbia, 41)가 말했다.

2020년 연말 파티에서는 다른 종류의 선물을 준비했다. UWM 직원 8000명 전원에게 1인당 1000달러 이상의 주식을 나눠주기로 한 것이다. 이달에 근무를 시작한 800명도 예외 없이 받는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사상 최대 공모에서 UWM이 얻은 투자금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이번 선물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모기지 업체 UWM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전 세계 경제가 봉쇄에 들어간 2020년 봄, 회사는 곤경에 처해 있었다. 직원 12명을 둔 가족회사에서 웰스파고, JP모건보다 대출 규모가 큰 대출기관으로 성장한 UWM은 연방준비제도가 3월 23일 모기지 증권을 “무제한” 매입한다고 발표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격을 받았다. 증시 전반에는 아주 요긴한 결정이었지만, 모기지 채권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금리 리스크를 헤징해 놓았던 UWM을 비롯한 대출업체들은 마진콜을 받아 현금 부족을 겪게 됐다.

몇 주가 지나고 이시비아는 UWM의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찾아갔다. 손을 잡은 양사는 월스트리트에서 최근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현금조달 방안을 이용하자고 결정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rporation)라고 불리는 SPAC을 선택한 것이다. SPAC은 공모를 통해 수억 또는 수십억 달러를 모집한 후 이 현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전문 M&A팀을 통해 투자회사를 물색하는 상장 페이퍼컴퍼니다. 이시비아는 이런 SPAC과 합병해 자금을 얻는 동시에 길면 1년까지도 걸릴 수 있는 불확실한 IPO 절차를 뛰어넘고 바로 상장할 수 있었다.

“다른 모든 사업과 마찬가지로, 모기지 시장에서도 현금이 왕”이라고 이시비아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웰스파고와 로켓 모기지,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아메리카 등과 공정한 경기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원을 얻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

계약은 공식적으로 마무리됐고 UWM은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기 시작됐다. 이시비아는 그날 개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을 울렸고, SPAC을 운영하는 억만장자 투자자 알렉 고어스에게 회사 지분의 6%를 매각했다. 이날 UWM은 기업가치를 160억 달러로 인정받아 9억2500만 달러를 모집했다. 금요일 장이 마감됐을 때, 이시비아가 보유한 지분 70%의 가치는 126억 달러로 올라갔다. 덕분에 그는 미국 최고 부자 50위 명단에 올랐다. 그보다 적은 지분을 보유한 남동생 저스틴의 재산 가치도 40억 달러로 올라갔다.

SPAC과 손을 잡으면서 UWM은 월스트리트가 목격한 공모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또 예고 없이 급부상한 기업 중 하나가 됐다. 2002년 전미농구리그에서 우승한 미시간주립대에서 톰 이조 코치가 이끄는 농구팀의 후보 선수로 대학을 졸업한 이시비아는 이조 코치 밑에서 한 시즌을 더 뛰다가 아버지가 경영하던 영세 모기지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모기지 시장이 10년간 이어지는 호황을 누리던 터라 UWM은 매 분기 600억 달러 대출을 진행할 정도로 성장했고, 2019년 초만 해도 직원이 총 3500명이었던 회사는 1년간 4000명을 추가 고용할 정도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스포츠와 사업의 공통점

지금 SPAC 시장은 투기 성향이 강한 전기자동차 스타트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당 40센트 배당금과 엄청난 수익을 약속한 UWM이 얼마나 차별화에 성공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시비아는 SPAC 덕분에 자금난을 해소했지만,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대형 은행을 상대로 사업을 계속해나가는 것은 이보다 어려운 문제다. “새벽 4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 30분까지 일합니다.” 이시비아가 눈앞에 놓인 과제의 어려움을 인정하며 말했다. “우리가 상대하는 경쟁업체들은 피라미들이 아니니까요.”

UWM의 이야기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던 이시비아의 아버지 제프로부터 시작한다. 변호사였던 제프는 언제나 사업을 하고 싶어 했다. 틈만 나면 레스토랑, 부동산 권원보험회사, 경보기 회사 등 다양한 사업을 시작했던 그는 1986년 모기지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 아주아주 가난하셨어요.” 이시비아가 말했다. “그래서 저와 남동생, 어머니를 부양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다양하게 만들어보려고 하셨습니다.”

모기지 사업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변호사 업무에서 만난 의뢰인들이 모기지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보조 서비스로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을 많이 투입할 필요도 없었다. 운영을 대신 맡아줄 사람 2명을 고용했고, 사무실은 따로 구하지도 않았다.

매트 이시비아는 아버지 사업을 함께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졸업 직후였던 2003년, 아버지 회사에는 직원이 11명밖에 없었고, 사업 자체에도 결코 흥미가 가지 않았다. 미시간주립대학 농구팀이 전국 리그에서 우승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지만, ‘가장 열심히 운동하면서도 팀에서 가장 못하는 선수’ 취급을 받았던 후보 선수였기에 졸업 후에는 농구 코치의 삶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간청에 못 이긴 그는 한번 사업을 경험해보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스포츠와 사업은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았다. 팀워크, 꾸준함, 경쟁은 스포츠맨 이시비아의 마음을 흔들었고, 결국 그는 회사에 남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속도가 더디게 느껴졌다. 2004년 2월에는 모기지 45건을 발행했을 뿐이었다. 그는 “2004년과 2005년, 2006년에는 모기지 시장이 한창 호황을 누릴 때였는데, 우리 회사는 간신히 손익분기를 맞출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중 한 해에는 아버지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털어 넣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닥쳤다. 흔히들 하는 생각과 달리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는 오히려 UWM을 시장의 강자로 바꿔놓았다. 컨트리와이드나 뉴센추리 등 모기지 시장의 선도 기업들과 달리 UWM은 서브프라임 대출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무너지고 시장에 남은 이시비아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대기업에서 정리해고 됐던 직원들을 고용했다.

이후 6년간 이시비아는 아버지의 지분을 매수하고 외부 자본의 도움 없이 UWM의 대출 규모를 키워나갔다. 2015년이 되자 회사의 월별 대출 규모는 10억 달러로 증가했고, 연간 수익은 1억 달러에 달했다. 이 돈은 기술개발 및 미시간 본사 캠퍼스 건설에 대부분 재투자됐다.

2020년 상장을 결정한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 로켓모기지와 달리, UWM은 온라인에서 더 낮은 대출 금리를 찾아다니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대신, UWM은 고객 대신 저금리 대출 상품을 찾는 3만 개 독립 브로커를 통해 대출을 한다. 전체 모기지 물량의 20%를 차지하는 해당 카테고리에서 UWM은 점유율 33%로 독보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2020년 중에는 기존 은행들보다 0.5%가량 낮은 금리에 대출을 제공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UWM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했다. “도매 대출에서 최고 기록은 컨트리와이드가 세웠습니다. 2004년 또는 2005년에 1000억 달러를 대출했던 걸로 기억해요.” 이시비아가 말했다. “그런데 그 기록을 우리가 작년에 경신했습니다.”

이제는 로켓모기지가 남았다. 로켓모기지를 따라잡기 위한 계획은 단순하다. 이시비아는 브로커를 통한 모기지가 전체 시장의 3분의 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UWM의 점유율은 50%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그는 망설임 없이 로켓모기지와 비교한 UWM의 장점을 내세웠다. 로켓모기지에서는 대출 신청을 하고 29일이 지난 후에 돈이 나오고 담당자가 한 달간 진행하는 대출 건수가 6.8건밖에 되지 않지만, UWM에서는 17일 만에 대출금이 나오고 담당자 1명이 한 달간 대출 9건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헨리 코페이 전무이사는 UWM 사업 모델의 효율성이 좋다고 인정했다. “(UWM은) 브로커를 통한 대출 시장을 장악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자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긴 하지만, 시장 선도기업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시장의 열기가 가라앉은 후에도 지금 속도대로 성장할 수 있을지다. 이시비아는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해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 회사는 다른 많은 경쟁업체처럼 리파이낸싱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 구매용 모기지를 대량으로 진행하는 데 전문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로켓모기지를 겨냥한 말이다. 올해에만 UWM은 2100억 달러 대출을 발행하고 17억 달러 수익을 냈다. 미국 내 전체 신규 모기지 발행 시장에서 UWM의 점유율은 이제 4%다.

- Antoine Gara, Noah Kirsch & Sergei Klebnikov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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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호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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