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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영건들(2) 이성민 에스앤에스 대표 

“기존 상식 깨트린 메뉴가 프랜차이즈 성공 비결” 

오승일 기자
포브스코리아가 두 번째로 주목한 차세대 K푸드 주역은 이성민 에스앤에스 대표다. 공감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표방하며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월 6일 대구 수성구 에스앤에스 본사에서 만난 이성민 대표. 독특한 콘셉트와 기발한 메뉴로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차세대 K푸드 리더다.
# 2009년 서양식 캐주얼 레스토랑 ‘서가앤쿡’ 론칭, 2015년 중식을 새롭게 재해석한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소싯적 청춘을 요리하다’ 론칭, 일본 가정식 레스토랑 ‘토끼정’ 론칭,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 ‘미즈컨테이너’ 론칭, 2018년 콩을 주제로 한 한국 가정식 레스토랑 ‘숨쉬는 순두부’ 론칭.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기업 에스앤에스가 지난 10여 년간 국내 외식 시장에 선보여 온 신선한 프로젝트들이다. 독특한 콘셉트와 기발한 메뉴로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은 바로 포브스코리아가 푸드 한류를 이끌어갈 차세대 선두 주자로 뽑은 이성민(39) 에스앤에스 대표다.

지난 10월 6일 대구 수성구에 있는 에스앤에스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포브스코리아의 차세대 K푸드 리더에 선정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빠르게 변하는 외식 트렌드를 반영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선 외식 시장에 진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대학 시절부터 좋은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넉넉하지 않은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특별한 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기분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저렴하면서도 맛있고, 분위기까지 낼 수 있는 레스토랑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 막연한 생각이 외식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에스앤에스(S&S)라는 사명이 독특하다.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설명 바란다.

S&S는 ‘Search, Success, Share’의 의미를 담아 만들었다. 끊임없는 탐색(Search)으로 성공을 이끌어내고, 성공(Success)하는 과정에서 나온 노하우를 사람들과 공유(Share)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S&S의 시선이 머문 곳이 바로 외식산업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마인드로 나와 고객의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 기여한다’는 경영이념으로 지난 10여 년간 사업을 이끌어왔다.

에스앤에스의 대표 브랜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양식부터 한식, 일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먼저 목살 한상, 모둠 한상 등 기존 상식을 깨트린 메뉴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서양식 패밀리 레스토랑 ‘서가앤쿡’이 대표적이다. 서가앤쿡은 소위 ‘원플레이트 푸짐 마케팅’을 적용해 2인 1메뉴의 음식 문화를 만들어냈다. 밥그릇 대신 접시를 사용해 한 접시에 2인분 양의 음식을 풍성하게 낸다. 샐러드파스타, 떠 먹는 피자 같은 메뉴로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주는 ‘미즈컨테이너’도 20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다. 직원들이 수시로 고객들과 손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같은 독특한 콘셉트도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징이다. 이 외에 국내 최초로 일본 가정식을 프랜차이즈화한 ‘토끼정’과 100% 국내산 콩으로 직접 두부를 만들어 제공하는 한식 브랜드 ‘숨쉬는 순두부’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타사와 비교되는 에스앤에스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브랜드를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설립된 에스앤에스가 비교적 단기간에 국내 외식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익숙함의 재해석’이라고 확신한다. 서가앤쿡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고정관념의 파괴라고 할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양식은 비싸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었는데, 원플레이트(한상)라는 메뉴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층들을 겨냥한 합리적인 가격이 주효했다고 본다. 아울러 블로그가 유행을 타기 시작하던 시절인지라 블로거들에게 소위 ‘찍을 거리’를 제공한 것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발상의 전환 담은 브랜드로 차별화


▎서가앤쿡 홍대 직영점 전경. 대구에서 시작된 서가앤쿡은 2인 1메뉴의 푸짐한 원플레이트 마케팅을 바탕으로 서울은 물론 전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 사진:에스앤에스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대구를 기반으로 외식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다. 대학 시절부터 단골 고객으로 서가앤쿡과 인연을 맺은 이 대표는 2011년 사업본부장으로 서가앤쿡의 경영에 합류했다. 당시 서가앤쿡의 경쟁력을 확신한 이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에스앤에스를 설립하고 대구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나섰다. 2006년 20평(66㎡) 남짓한 맥주전문점 서가로 출발한 서가앤쿡은 현재 전국에 직·가맹점 100개를 운영 중이다. 또 서가앤쿡의 성공을 발판 삼아 토끼정은 32개 직·가맹점을, 숨쉬는 순두부는 15개 직·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인 에스앤에스의 매출도 2019년 563억원에서 2024년 1000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외식 전문 기업 대표로서 좋은 음식의 기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좋은 음식이란 균형이라고 생각한다. 맛뿐만 아니라 영양, 가격, 감성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다. 맛있지만 비싼 음식, 맛있지만 영양이 불균형한 음식, 맛과 가격은 합리적이지만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지 못하는 음식들은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는 음식이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국내 외식 시장의 트렌드가 궁금하다.

가정 간편식(HMR)과 배달시장이 주목할 만하다. 예전부터 조금씩 확대되던 두 시장이 코로나로 인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까지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의 HMR 시장이 간편한 한 끼를 추구했다면, 최근에는 유명 맛집의 레시피를 그대로 공수한 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배달시장 역시 과거엔 콧대 높았던 고급 음식점들이 지금은 포장은 물론이고 배달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국내 외식산업을 어떻게 전망하나.


▎서가앤쿡의 모둠 한상 메뉴. 밥그릇 대신 접시를 사용하고 한 접시에 2인분 양의 음식을 풍성하게 내는 것이 특징이다. / 사진:에스앤에스
무엇보다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본다. 여기서 양극화란 가격적인 의미가 아니라 외식을 소비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외식과 가정 간편식의 양극화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HMR과 배달시장의 성장은 외식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맛있는 음식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최근 TV와 유튜브를 통해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가 소개되고 있어 가정 간편식의 성장이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외식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단순히 맛만 좋은 음식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오감을 충족해주는 다양한 콘텐트가 접목될 것으로 본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외식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인가.

너무 새로운 것은 위험하다. 또 너무 익숙한 것도 위험하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것. 이것이 승부처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남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최상의 상태를 공유하고 발전시켜 서로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고객들의 니즈는 언제나 변하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에 맞춰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수한 브랜드를 꾸준히 발굴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나가면서 커스터마이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우리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브랜드를 계획하고 있다. 직원들이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함께 성공한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유통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는 전략을 구상하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기존 유통 회사들이 하지 않거나 생각해내지 못한 아이템과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싶다.

에스앤에스의 해외 진출 계획도 궁금하다.

현재 태국 방콕에서 서가앤쿡 매장 하나를 운영 중이다. 태국 매장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에 우리 브랜드들의 마켓셰어를 키운 후에 중국이나 일본 쪽으로 확대할 복안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업이 일시 중단됐지만 앞으로 상황이 진정되면 해외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에스앤에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앞서도 언급했지만 우리의 기업 철학인 ‘Search, Success, Share’에 해답이 있을 것 같다. 끊임없이 탐색(Search)해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발견하고, 발견한 내용들을 공유(Share)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성공(Success)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에스앤에스의 비전이 무엇인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외식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당장 브랜드 숫자를 늘리거나 매출에 연연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자 한다. 그것이 우리가 롱런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111호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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