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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데이터, 20조 규모의 데이터 비즈니스 이끈다! 

 

이진원 기자

▎미국 블루 버튼 공식 홈페이지.
2020년 기준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19조 2천억원이다.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본격화하는 올해는 그 증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역동적 성장을 보이는 마이데이터 산업은 2021년 한 해 흩어져 있던 개인의 금융데이터를 모아 초개인화 된 맞춤 서비스와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형태로 일상화됐다.

마이데이터는 금융데이터와 더불어 최근 건강 데이터까지 융합되고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와 진료, 건강검진, 투약, 예방접종 등 다양한 개인의 건강 데이터가 소비데이터와 융∙복합되며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연결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정보나 건강검진 내역, 의료비 지출 데이터 등을 연동해 건강 리포트와 건강별 맞춤 식단 및 운동법 등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했다.

건강 데이터 활용, 해외에서 활성화


▎보건복지부 ‘나의건강기록’앱 이미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분석한 ‘의료 분야 데이터 강국 현황’에 따르면, 핀란드는 국가 전자환자기록을 유럽에서 처음 도입했다. 환자들의 진료기록, 처방전, 영상 검사 결과까지 모든 의료 정보를 저장, 어디서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국민 모두 포털을 이용해 자신의 전체 임상기록 및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갖고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덴마크 역시 핀란드와 동일한 방법으로 환자건강기록을 관리한다. 스웨덴은 공공의료기관이 의료 정보 포털을 개설, 개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영국은 전자의무기록이나 전자처방전 및 전자진단 시스템 등을 모두 포함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완전한 디지털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미국보험청, 보훈부, 국방부가 협업해 2012년 ‘블루 버튼(Blue Button)’ 서비스를 내놓았다. 모든 환자가 건강기록, 의료기록, 운동기록, 가족력까지 개인 의료정보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미국 내 약 16,000개 의료기관이 블루버튼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의료보험사와 의료법인, 의약품 도매업체 등은 개인에 최적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 선보이고 있다. 가까운 중국 역시 2015년부터 건강의료 관련 빅데이터 산업 육성 정책을 잇달아 발표, 2014~2018년 중국 의료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연평균 74.6%씩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마이데이터 기술기업 뱅크샐러드는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건강관리 영역까지 최근 마이데이터 활용 분야를 넓혔다. 뱅크샐러드는 핀테크 업계 최초로, 국내 1위 유전체 분석업체 마크로젠과 서비스 제휴를 통해 건강 데이터 시장에 진출,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출시했다. 유전자 검사는 개인이 태어나면서 지니는 피부색, 운동신경, 신진 대사 능력 등 고유의 유전적 형질을 분석한다. 이 유전적 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의 DTC 유전자 검사 패키지는 뱅크샐러드 앱을 통해 매일 선착순 500명 한정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Care8 DNA’를 선보이며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통해 개인에게 필요한 건강 정보 등을 1:1 상담 지원하며, 건강관리를 위한 챌린지 미션 등 다양한 식이 및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테라젠바이오와 협업, DTC 검사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외에도 맞춤형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밀진단 플랫폼 기업인 엔젠바이오 역시 헬스케어 기업 세라젬과 DTC 유전자 검사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인 ‘세라체크 DNA’를 제공하며 통합적 건강정보를 이용한 식단 및 운동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정부 역시 건강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도적 발판을 마련 중이다. 2020년 1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일명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며,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2020 업무 계획에 포함했다. 지난해 2월에는 마이헬스웨이(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방안과 ‘나의건강기록’ 어플 출시로 본격적인 건강 데이터 활용을 선포했다. 마이헬스웨이는 개인 주도로 본인의 건강정보를 한 곳에 모아 필요한 시점에 원하는 기관에 개인의 건강 정보 데이터를 제공하고,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올해까지 단계적 구축을 통해 이를 기반으로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개인은 여러 곳에 흩어진 자신의 건강 정보를 한곳에 모아 원하는 대상에게 제공할 수 있고, 개인의 통합된 건강 데이터를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마이헬스웨이 플랫폼이 구축되면 응급 상황이나 일반 진료 시 의료기관은 개인 건강정보에 기반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고, 개인별 정밀 진단이나 진료 지원도 가능해진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202201호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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