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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 30세 미만 30인 2023(4)] CONSUMER TECH 

윤예찬(26) 스칼라데이터 대표 

장진원 기자
전기차 충전 서비스업계 뉴 히어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다. 내연기관이 독점해왔던 자동차산업의 역사는 이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들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반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보급 속도는 차량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충전 사업자별로 상이한 충전 방식과 결제 모델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지난 2018년 윤예찬 대표가 창업한 스칼라데이터는 불안정한 전기차 충전 시스템과 방식을 바꾸고 있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서비스 기업이다. 대학교 재학 중 창업에 나선 윤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데이터분석 사업 모델과 전기차 충전 표준화 상품 등을 주력 비즈니스로 삼았다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서비스인 ‘모두의충전’ 출시를 계기로 충전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모두의충전은 국내 전기차 이용자 10명 중 7명이 이용하는 충전 플랫폼이다.

윤 대표는 턱없이 부족한 전기차 충전소만큼이나 불편한 결제 방식에 주목했다. 현재 전기차 충전기는 충전소마다 사업자가 제각각이다. 고객 입장에선 더 저렴하게 충전하려면 여러 장의 개별 회원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스칼라데이터는 이를 통합 충전 결제 서비스인 ‘모두페이’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전국 20만 대 이상의 충전소·충전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GS커넥트, LG헬로비전, EVSIS 등 국내 전기차 충전 플랫폼 중 가장 많은 제휴 네트워크도 확보했다.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인 ‘대리충전’으로 일반 고객부터 법인 고객까지 폭넓은 고객군 확보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모두의충전은 국내 등록 전기차 약 40만 대 대비, 앱 다운로드 30만 건, 충전소 안내 누적횟수 4000만 건 등을 기록하며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칼라데이터의 강점은 통합 결제 솔루션인 모두페이와 다양한 채널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로 요약할 수 있다. 모두페이는 실물 충전카드를 포함한 NFC 결제와 QR코드 결제 방식을 지원해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NFC 결제의 경우 테그리스(Tagless) 방식을 적용해 앱 안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다양한 채널에서 얻은 빅데이터는 충전소 혼잡도 예측 모델, 충전소 입지 추천 모델, 배터리 잔량에 따른 사용자 행동 분석 등 전기차와 관련한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전기차 충전기업 플라고(PLUGO)와 국제업무협약(MOU)을 맺고 일본 시장 선점도 준비 중이다.

윤 대표는 스칼라데이터의 조직문화를 애자일, 데이터, 책임감, 고객중심, 지속가능 등 다섯 가지 가치로 요약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애자일에 맞는 활동을 위해 고객정보를 제외한 모든 정보를 사내 구성원들과 공유한다. 조직의 비전과 미션을 제시하고 그 방향에 맞게 팀원 개개인의 능력을 존중해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란 뜻이다.

윤 대표는 올해 경영 목표를 매출액 90억원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론칭 이후 매달 매출 신기록을 달성 중이고, 2023년 1월 기준으로 모두의충전을 이용한 전기차 충전 소요 시간은 6만 시간, 충전량은 140만kwh를 달성했다. 윤 대표는 “전기차 충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원앤드온리(One & Only)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류 플랫폼 처음 선보인 혁신 창업가 | 김민욱(29) 데일리샷 대표


“술 하면 떠오르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데일리샷의 최종 목표는 주류 분야의 슈퍼앱이다.” 호기롭게 기업 비전을 밝힌 이는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다. 지난 2018년 설립된 데일리샷은 국내외에 생소한 ‘술 픽업 서비스’를 주력 서비스로 선보인 6년 차 스타트업이다. 2023년 2월 현재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수 90만 건을 돌파했고 곧 100만 건 돌파를 앞두고 있다. 데일리샷의 주요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다. 앱에서 술을 주문한 뒤 일반 식당에서 픽업하는 ‘술픽업’과 여러 리커숍의 다양한 상품을 한눈에 확인하는 ‘술픽업NOW’ 서비스다. 올 2월 14일 기준으로 술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국 픽업 매장은 1359개이고 주문 가능한 상품은 2280개다. 술픽업NOW 서비스의 전국 픽업 매장은 199개, 주문 가능한 상품은 2만5547개에 달한다.

2019년 창업 당시만 해도 데일리샷의 주력 사업 모델은 ‘웰컴드링크’ 서비스였다. 이용자가 매월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제휴 매장에서 술 한 잔을 제공받는 형태다. 김 대표는 “사업 초기 제휴 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마다 술집과 카페를 돌아다녔다”며 “업소 테이블을 닦고 커피 배달까지 해가며 사장님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뛰었다”고 말했다. 서비스 피벗에 나선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다. 사업 존폐 위기를 겪었지만 새로운 사업 모델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데일리샷을 이용하면 주류 전문숍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카페 등에서도 주류를 픽업할 수 있다.

국내에 처음 선보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가게 점주들은 픽업 거점 역할로 수익을 얻고, 소비자는 멀리 찾아가지 않고도 원하는 주류를 근처에서 픽업할 수 있다. 가게 입장에선 고객이 매장을 직접 찾으니 오프라인 홍보 효과도 보는 셈이다. “일찍부터 창업을 꿈꾸며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는 김 대표는 기존 서비스뿐 아니라 개인화 추천으로 여러 나라에서 구매 여정을 제공하는 글로벌 넘버원 주류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이 주목한 디지털 휴먼 전문가 | 진승혁(29) 클레온 대표


클레온은 디지털 휴먼 제작 역량에서 글로벌 톱 수준을 갖춘 스타트업이다. 사진 1장, 음성 30초를 기반으로 퍼스널 디지털 휴먼을 제작한다. 대학에서 융합전자공학을 전공한 진승혁 대표는 20살 나이에 우연히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를 한국에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이후 아파트 인테리어 플랫폼, 중고책 플랫폼 등 다양한 창업과 도전을 경험했다.

진 대표는 “젊은 대표가 딥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도 많았다”며 “실제 사업화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대기업들과 협업하면서 클레온의 기술력을 증명해나갔다”고 말했다. 현재 클레온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타(META), 엔비디아(NVIDIA) 등과 협업하고 있다. 또 디지털 휴먼을 SaaS 솔루션으로 발전시킨 서비스 ‘클론’을 선보여 삼성생명, 롯데호텔, MBN 등 유수의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 같은 성과는 2023 CES 혁신상 3회 수상, 2022 CES 혁신상 2회 수상, 글로비 어워드(Globee Award) 수상, 코리아 AI 어워드 톱100 수상 등으로 이어졌다.

클레온은 얼굴 사진 1장, 음성 30초의 데이터로도 실시간으로 훌륭한 퀄리티의 디지털 휴먼을 생성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시장이 주목하는 경쟁력이다. 얼굴 사진 하나만으로 눈·코·입뿐 아니라 헤어스타일, 턱선까지 그대로 생성해낸다. 음성합성 기술은 30초 수준의 데이터를 활용해 TTS(Text to Speech)를 생성한다. 또 체형사진 4장으로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한 체형 합성 기술, 음성에 맞춰 입 모양을 자연스럽게 생성하는 입 모양 합성 기술도 갖췄다. 현재 클레온은 미국 엔비디아와 협업해 영어 모델 챗봇 솔루션에 자사의 실시간 디지털 휴먼 솔루션을 결합하는 협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전 세계 모든 언어의 챗봇 솔루션에 클레온의 서비스를 진입장벽 없이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MZ세대 마음 잡은 프로 ‘소통러’ | 양윤호(29) 와이피랩스 대표


“전 세계 외로움의 총량을 줄인다.” 양윤호 와이피랩스 대표가 2018년 10월 처음 선보인 소셜 대화 플랫폼 ‘커넥팅’의 비전이다. 커넥팅은 음성 대화, 즉 통화로 대화할 상대를 매칭해주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대화 중에는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사진, 나이 등 일반적인 상대의 정보 없이 취미·관심사 정보로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출시 후 4년 반 동안 커넥팅은 누적 다운로드 300만 건 이상, 누적 가입자 170만 명 이상, 누적 통화수 230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2020년 2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시리즈A 25억원 등 지금까지 총투자금 100억원을 유치하며 사업성, 성장성,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을 인정받았다.

컨설팅, 로스쿨, 금융투자(IB) 등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던 양 대표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500스타트업(500Startups) 인턴을 계기로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소개한다. 양 대표는 “사업 초창기 2~3년간은 공동창업자들과 주말·공휴일도 없이 잠까지 줄여가며 일했다”며 “주 100시간 근무가 가능하다는 걸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배우려고 하는 의지’와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의 투입’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커넥팅은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 중이다. 2020년 10월에 진출한 일본 시장은 누적 다운로드 90만 건 이상, 누적 회원수 47만 건 이상, 누적 통화수 450만 건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중동과 미국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고, 현지 반응을 기반으로 북미 지역 출시를 준비 중이다.

커넥팅 서비스는 익명성과 비지인, 실시간, 클린함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한다. 익명이 유지되는 모르는 사람, 필요한 시간에 해소되는 외로움, 섹슈얼함보다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함이다. 양 대표는 “장기적으로 음성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을 통해 대화가 더 잘 통하는 상대를 매칭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니수박으로 큰일 낸 청년 농업가 | 강상훈(29) 성일농장 대표


성일농장은 국내 최초로 미니수박을 재배하는 농업 기업이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강상훈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부모님이 꾸려온 가업을 이으며 ‘청년 농부’의 길을 걸어왔다. 주먹만 한 크기에 껍질은 얇지만 일반 수박과 맛이 다르지 않은 미니수박은 새벽배송, 편의점, 프랜차이즈, 온라인 택배 등 기존 수박이 진입하기 어려운 유통구조를 뚫어내며 과육시장에서 새로운 히트메이커로 떠올랐다. 현재 성일농장의 연 매출액은 60억원에 달한다. 독특한 신품종 육성과 농업 기업의 혁신을 이끈 강 대표는 농협재단 파란농부 1기 선정, 2021년 기업가정신대회 특별상 수상, 2021년 올해를 빛낸 한국인 대상(농업인 부문) 수상 등 농업 혁신을 이끄는 젊은 기업가로 자리매김했다.

미니수박 재배는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휴가차 일본 여행을 갔다가 과일 좌판에서 판매하는 미니수박을 만나면서다. 먹고 남은 씨를 몰래 들여오려다 공항에서 압수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 끝에 일본 종자회사를 찾았고, 정식으로 종자를 수입해 한국에서 재배를 시작했다. 기존 수박의 재배와 유통구조를 깰 수 있다는 비전 때문이었다. 초기엔 재배 매뉴얼도 없고 상품 만족도와 수량도 떨어졌지만, 수년에 걸친 연구 끝에 미니수박 재배를 위한 스마트팜 시설을 갖추게 됐다. 현재 성일농장은 스마트팜→종자→재배기술→유통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이상기후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성일농장만의 특화된 과채류 스마트팜 솔루션을 도입하면 과채류 생산이 어려운 나라에서도 생산과 유통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현재 성일농장은 환경제어 스마트팜 시설을 기반으로 한 최신 고설식 수경재배로 연중무휴 과일을 생산하고 있다. 미니수박 스마트팜 재배 솔루션 보유, 덩굴식물 수직재배 특허출원 등을 통해 연평균 거래액 약 5800억원 규모의 수박 시장을 대체한다는 야심이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사진 박종근 기자

202303호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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