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People

Home>포브스>CEO&People

아드리안 보스하르트 라도 CEO 

라도의 세계  

정소나 기자
유니크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소재, 혁신적 기술력과 고유한 협업을 바탕으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스위스 워치 하우스 라도. 브랜드의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이끌고 있는 라도의 CEO 아드리안 보스하르트가 한국을 찾았다.

▎아시아 익스클루시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아드리안 보스하르트 라도 CEO.
스와치 그룹 산하의 스위스 시계 제조사 라도는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이자 세라믹 워치의 선두 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컬러의 한계를 뛰어넘은 하이테크 세라믹의 다양한 변주는 물론 사파이어 크리스털, 다이아몬드, 스테인리스스틸에 이르기까지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환상적인 디자인을 구현하며 ‘소재의 마스터’로 불린다.

“상상할 수 있다면,실현할 수 있다”를 모토 삼아 ‘최초의 스크래치 방지 시계’, ‘최초의 하이테크 세라믹 시계’, ‘최초의 플라즈마 세라믹 시계’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시계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라도의 수장인 아드리안 보스하르트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라도에 합류하기 전 스와치 그룹의 워치 브랜드 세르티나(Certina)와 유니온 글라슈테(Union Glashütte)의 CEO로 재직하며 오랜 시간 시계 업계에 몸담아온 워치 전문가이다. 1990년대 스위스 모터사이클 챔피언을 차지하고, 1996년까지 MotoGP 세계선수권대회 로드레이스에 참가하는 등 전직 모터사이클 전문가로 활동했던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라도에 부임한 이후 그는 고유한 협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며 스위스 시계 산업에 대한 다년간의 경험과 스포츠맨십에서 기인한 뜨거운 열정으로 라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6월 21일, 라도의 글로벌 앰배서더 지창욱과 함께하는 아시아 익스클루시브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아드리안 보스하르트 라도 CEO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한국 방문이다. 방문 목적이 궁금하다.

작년 11월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럭셔리 업계에 관심이 많고 시계를 좋아하며, 특히 스위스 시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많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시계 산업에 대한 한국 시장의 열기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후 한국 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시계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라도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한국 시장을 성장시키고 싶었다. 라도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환으로 한국 배우 지창욱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하고, 처음으로 그와 함께 공식 행사를 진행하며 새로운 타임피스를 소개하고자 한국에 방문했다.

스위스 워치 메이킹 브랜드로서 라도가 강조하는 방향성은 무엇인가. 또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라도가 처음 론칭된 1917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상상할 수 있으면 실현할 수 있다. 실현할 수 있으면 실현할 것이다’라는 브랜드 철학을 모토 삼아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변하지 않는 가치와 미학적 아름다움, 차별화된 소재 등 라도만의 장점들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

첫 번째 차별성은 디자인이다. 라도만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60년 동안 유지해왔고, 다이아스타, 트루 스퀘어 등 오리지널 모델을 새롭게 재해석해 선보이고 있다.

두 번째는 소재가 굉장히 다르다는 점이다. 업계 최초로 하이테크 세라믹을 적용한 시계를 선보이는 등 ‘시계 소재의 선구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시계 소재 부문에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라도의 글로벌 앰배서더 지창욱과 함께 라도의 신제품과 브랜드 철학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 사진: 라도
라도는 앤디 워홀부터 르 코르뷔지에, 마리나 회르만제더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디자이너와 협업을 진행해왔다. 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우리와 같은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미팅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라도라는 브랜드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우리의 기술력에 그들의 디자인을 덧입히는 창의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라도의 비전과 철학을 담아내고 있다.

1986년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사용한 최초의 시계를 만들었다. 이제는 세라믹 소재의 시계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많아졌는데, 라도만의 차별화된 소재 전략은.

라도는 이노베이션, 특히 제품의 디자인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이다. 그리고 ‘소재의 마스터’는 우리의 핵심 DNA이다. 1970년대부터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디자인과 소재에 대해서 차별화, 어드밴티지를 갖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시계 생산에서 하이테크 세라믹과 협력한 최초의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합금과 컬러의 많은 발전과 함께 이 분야에서 35년 넘게 쌓아온 경험을 통해 신뢰를 얻으며 소재의 마스터라고 알려진 것 같다.

우리는 스틸도 사용하고 있고, 티타늄도 사용한다. 하지만 브랜드의 DNA와도 같은 하이테크 세라믹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세라모스도 자주 사용한다.

또 블랙과 화이트 컬러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채로운 세라믹 컬러를 개발했다. 르 코르뷔지에 컬렉션을 보면 세라믹 소재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정말 다양한 색상의 제품이 있는데, 이 컬러를 개발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2023년 하반기에는 더욱 멋진 컬러 베리에이션의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니 기대해달라.

많은 노력을 기울인 또 다른 소재로는 플라즈마 하이테크 세라믹이 있는데, 이것은 스틸, 티타늄과 똑같은 컬러를 가지는 하이테크 세라믹을 말한다. 같은 하이테크 세라믹이지만 앞에 ‘플라즈마’ 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제작 과정에서 라도의 전매특허 공정인 ‘플라즈마 공정’을 통해 컬러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하이테크 세라믹은 블랙과 화이트, 단 두 가지 컬러로만 제조가 가능했는데, 라도는 1998년 플래티늄 컬러의 세라미카(Ceramica) 모델을 선보이며 하이테크 세라믹의 컬러 베리에이션을 넓혔다.

앞서 언급한 하이테크 세라믹이 금속 성분 없이 지르코늄 파우더로만 제작되었다면 세라모스(Ceramos™)는 하이테크 세라믹과 메탈이 9:1 비율로 섞인 합성물이다. 구체적으로는 금속성 합금에 탄화 티타늄을 결합한 물질이다. 주형 과정은 매우 정밀하게 제작된 틀 안에서 1000bar의 고압 상태에서 진행된다. 액상 형태의 합성물을 주입하기 때문에 좀 더 날렵하고 에지 있는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는게 특징이다.

라도는 2011년, 디-스타(D-Star) 컬렉션에서 플래티늄 컬러를, 2012년에는 하이퍼크롬(Hyperchrome) 컬렉션에서 로즈 골드와 옐로 골드 컬러의 세라모스를 발표했는데 금속 성분의 섬세한 비율 조합을 통해 다양한 컬러 표현을 가능케 했다. 또 세라모스는 하이테크 세라믹의 성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서 매우 견고하다. 골드 시계들은 스크래치에 매우 민감하지만 세라모스 소재의 골드 컬러 시계들은 스크래치가 나지 않아 오랫동안 처음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매우 실용적이다.

이번에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한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 또한 세라모스를 활용한 제품이다. 이 모든 것이 라도만의 차별화된 소재이다.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후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은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 / 사진: 라도
라도는 유니크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소재를 강조한 제품에 강점을 가졌다. 최근 출시된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을 비롯해 캡틴 쿡 컬렉션을 보면 무브먼트에도 집중하는 것 같다.

무브먼트는 시계의 심장과 같다. 우리는 정말 다양한 무브먼트를 사용한다.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무브먼트를 만들기 위해 니바크론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아름다운 무브먼트 역시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계속해서 무브먼트가 드러나는 스켈레톤 워치, 시스루 백 케이스를 통해 라도 시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 한다. 디자인뿐 아니라 정확성과 최고의 기술력을 탑재한 파워리저브가 장착된 아름다운 무브먼트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 역시 새롭게 개발한 R808 무브먼트로 아름답게 디자인했다.

라도 CEO로서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시계의 생산과정부터 중간 단계,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마다 최고의 열정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을 영입해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데 중점을 둔다.

다른 시장에 비해 한국에서는 라도의 위상이 아직 덜 알려진 것 같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라도의 기술력과 가치를 알리는 일에 신경 쓰고 있다.

어떤 시계를 즐겨 착용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라도 시계의 가장 큰 매력은 뭘까.

라도 워치는 크게 스포츠, 클래식, 라이프스타일 워치로 나뉘는데,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시계를 매치하곤 한다. 과거 모터사이클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에는 스포츠 라도워치인 캡틴 쿡을 즐겨 착용했다. 회전식 베젤이 장착되어 있고 스크래치 방지 기능을 갖춘 데다 시계를 찬 것 같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소재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스포티한 룩뿐 아니라 캐주얼한 복장에도 어울려 가장 좋아하는 시계이다.

다이아스타 오리지널도 정말 좋아한다. 60여 년 전에 처음 선보인 이후 지금도 같은 디자인으로 출시되는 타임리스한 시계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멋스러운 아이코닉한 디자인이라 다양한 룩에 두루 착용한다.

무엇보다 라도 시계의 가장 큰 특징은 세라믹 소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스크래치가 나지 않는 소재로 60년 넘게, 다음 세대와 그다음 세대까지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라도만의 매력이다.

포브스코리아의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시계가 있나.

취향은 극히 개인적인 것이어서 추천하기가 쉽지 않다. 센트릭스, 트루 스퀘어, 다이아스타를 비롯해 각기 다른 매력의 시계 중에 마음이 끌리는 디자인을 선택해보길. 무엇보다 라도의 세라믹 시계를 손목에 착용해보면 가볍고 견고한 소재의 매력에 푹 빠져 아마 다른 시계를 찰 수 없을 거다. 어떤 디자인이든 꼭 한 번 라도의 세라믹 시계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한국 시장에 기대하는 것이나 목표가 있다면.

한국은 라도뿐만 아니라 스와치 그룹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이다. 한국은 시계 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며, 소비자의 고급스러운 취향,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과 소비가 공존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라도는 글로벌 앰배서더 지창욱과 함께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라도의 브랜드와 제품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내년에도 더욱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한국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 라도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 .

어떤 브랜드로 남고 싶나.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이코닉한 디자인, 유니크한 소재를 사용하는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다. 지창욱씨처럼 젊고 힙한 브랜드 엠배서더를 통해 라도의 가치를 젊은 세대와도 나눌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한국 시장에서 라도가 더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

- 정소나 기자 jung.sona@joongang.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202308호 (2023.07.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