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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도 즐기고 사랑할 권리가 있습니다” 

‘실버타운의 슬픈 연인’ 주인공 정모 할아버지 직격인터뷰 

오효림 월간중앙 기자 hyolim@joongang.co.kr
사건은 지난 2월, 정모(74)씨가 용인의 한 실버타운에 입주하면서 시작됐다. 칠순이 넘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훤칠한 키에 운동으로 단련된 단단한 체구를 가진 정씨는 입주 때부터 독신 할머니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정씨가 지난해 7월 입주한 허모(70)할머니와 교제를 시작하자 다른 입주자들의 시샘과 눈총이 시작됐던 것. 두 노인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교제하기를 원했으나 주위 노인들은 당장 결혼하든지 실버타운을 나가든지 양자택일할 것을 종용했다. 결국 이들 커플은 연애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실버타운을 쫓겨나다시피 나오게 됐던 것이다. 이것이 보도된 사건의 전말이다.



IMF 전까지 정할아버지는 은퇴 후 부인과 단둘이 오붓이 사는 평범한 노인이었다. 금융업에 종사하며 상당한 재산을 모았던 정씨는 슬하에 3남 3녀를 두고 있었지만, 3세대가 함께 살면 서로 번잡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해 자식들을 모두 분가시켰다. 평탄했던 정씨 인생의 첫 시련은 IMF의 희생양이 된 막내아들의 죽음이었다. 아들의 죽음도 고통이었지만, 더 큰 시련은 이로 인해 우울증에 걸린 부인이었다. 온순한 성격의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부인은 정씨의 지극한 간병에도 불구하고 투병 1년만에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경찰서의 호출을 받고서야 부인의 자살 사실을 알게 된 정씨는 한동안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을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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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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