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화(古書畵)의 거리 인사동에서 한때 잘 팔리던 글씨가 있었다.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그림에 비하면 값 자체가 형성이 안 된다는 서예여서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한 점 사기를 원했던 그 작품은 명필 글씨였을까. 예상 밖으로 그 인기품목은 대통령들의 글씨였다. 대통령이 쓴 친필휘호를 집에 걸어놓고 그와 특별한 관계임을 은근히 드러내고 싶어했던 이들이 많았다는 증거다.
조선시대라고 다르지 않았다. 어필(御筆)이라 해서 국왕이 쓴 글씨를 일컫는 말이 따로 있었다. 국왕이 남긴 글씨나 글은 모두 어필 또는 어제(御製)라고 부르며 존경하고 숭상하는 대상으로 삼았다. 왕이 내린 어필을 받는 것은 신하 된 자의 영광이요, 집안의 경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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